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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세계 최초로 헌법에 ‘낙태 자유’ 명시

프랑스, 최초로 헌법에 ‘낙태 자유’ 보장

프랑스와 전세계의 반응

< FREEPIK 제공 >

[객원 에디터7기/우성훈 기자] 프랑스 의회가 4일,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여성의 낙태할 자유를 명시한 헌법 개정안을 승인했다. 미국과 비롯한 수많은 나라에서 ‘자기 결정권’이  뜨거운 논란인 가운데 프랑스가 세계 최초로 여성의 낙태할 자유를 헌법에 명시하면서 ‘낙태 자유’를 보장한 나라가 되었다.

지난 4일 파리 외곽 베르사유 궁전에서 임마누엘 마크롱 대통령이 프랑스의 상·하원 의원들을 소집해 거침없는 특별 합동 회의를 열었다. 정부가 제시한 헌법 개정안은 양원 합동 회의에서 참석 인원 902명(전체 인원 925명) 중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 규정에 따라 통과되어야 했지만, 찬성표 780명, 반대표 72표로  찬성표가 의결 정족수를 가뿐히 뛰어 넘겼다. 이에 따라 프랑스 헌법의 25번째 개정이자 2008년 이후 처음으로 헌법이 개헌되고, 제34조에 ‘여성이 자발적으로 임신을 중단할 수 있는 자유가 보장되는 조건을 법으로 정한다’는 조항이 추가되면서 앞도적인 호응으로 헌법에 ‘낙태권 자유’가 명시되었다.

이에 따른 프랑스 시민들의 반응은 대부분 긍정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프랑스 국민들의 낙태권 지지율이 80%를 넘어설 정도로 낙태권 자유에 대한 호응이 높았다. 심지어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의 의원 마른 뢰핀도 찬성표를 던지며 이 결정을 지지했으며, 여성 의원들과 이 소식을 파리의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들은 시민들은 환호와 축하의 목소리로 이를 환영했다.

출처<BBC 코리아>

반면, 베르사유궁전 인근에서는 낙태 반대 시위가 열릴 정도로 반대 목소리도 있었다. 

실제로 프랑스는 1975년부터 낙태 허용 국가였기 때문에 법적으로 프랑스의 시민들에게 끼치는 영향과 변화는 없지만, 상당한 상징적 의미는 충분하다. 2022년 기준 23만 4300건의 낙태가 시행됐다. 하지만 이번 개헌이 2008년 이후로 16년 만에 처음으로 개헌인 만큼, 법적으로는 아니라도, 이번 개헌으로 프랑스 사회에서 낙태권 자유의 의미가 얼마나 중요하게 어겨지는지 강조되고 있다. 이번 개헌으로 프랑스는 전 세계 국가들에게 자신의 몸과 삶을 관리하고 결정하는 권리가 인정되고 존중된다는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표결에 앞서 합동 회의를 참여한 모든 의원들을 향해 “우리는 여성에게 도덕적 빚을 지고 있다”며 1975년 프랑스에서 낙태를 합법화했을 당시 이 법안을 지지한 전 보건부 장관이자 저명한 페미니스트인 시몬 베일에게 공개적으로 경의를 표시했다. 아탈은 “우리는 역사를 바꿀 기회가 있다. 시몬 베일을 자랑스럽게 만들어달라”라고 말했으며 프랑스 현 대통령 마크롱은 투표 결과를 발표하고 나서 트위터에 ‘프랑스에 자부심, 전 세계에 보내는 메시지’라며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프랑스에서의 낙태권 자유의 의미를 더 심어주었다.

이번 프랑스의 헌법 개헌은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거라는 전망이 보인다. 1973년 ‘로 대 왜이드’ 판결로 낙태를 허용한 미국은 2022년, 연방대법원이 이 판결을 폐기하고 원점으로 돌아가면서 논란과 찬반의견이 정국을 휩쓸었다. 현재, 미국은 주별로 낙태권을 결정하게 되어 있다. 오는 11월 대선이 열리는 미국에서는 낙태권 자유가 다시 한번 논란이 생길 것이라고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 이후 지금까지 14개 주가 낙태를 금지해 여성과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낙태 권리를 보장하는 연방 법안을 제정하겠다고 공언한 반면, 도널드 트럼프는 15주 후 낙태 금지를 옹호하며 보수적 지지를 겨냥했다. 

또한 한국에서도 여성의 낙태할 자유와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찬성의 목소리와 생명을 존중해야 한다는 논리는 여전히 치열하게 부딪히고 있다. 지난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 불합치 판결 이후 입법 공백이 상태인 우리나라에게도 어떤 영향을 끼칠지 사람들의 큰 이목을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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