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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MO, “포모” 증후군: 타인의 관심에 사로잡힌 우리

뒤쳐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우리, ‘포모 증후군’은 아닐까?

< Illustration by Yeony Jung 2006(정연이) >

[객원 에티터 7기 / 오민경 기자] 호화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 친구들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본 적이 있는가? 나는 혼자 집에 누워서 넷플릭스를 보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여행을 다니고 있고, 모임을 즐기며 사진을 찍고 있는 모습을 보며 마음 한편이 씁쓸한 기분이 든 적이 있는가? 이런 증세들을 FOMO, 또는 포모 증후군, 뒤쳐짐에 대한 불안이라 한다. 이 포모 증후군은 이제 단지 해시태그를 떠나 우리 모두를 강타하는, 마치 전염병 같은 현상을 야기하고 있다. 

FOMO는 Fear of missing out의 약자로, 말 그대로 유행에서 뒤처지는 것에 대해 두려움과 스트레스를 느끼는 현상,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다. 미국의 벤처 투자가인 패트릭 맥기니스는 ‘포모’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매주 금요일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압박을 느끼며, 한밤중에 7개의 파티에 참석한 후 이 용어를 생각해 냈다고 한다. 

어원은 영어이지만, FOMO 증후군은 한국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소외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모임에 참석하고, SNS를 계속해서 확인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한국 사회에서는 모임이 빈번하게 열리며, 동문회나 향우회는 물론이고, 추석이나 구정에는 계속해서 모임에 참석해야 한다. 또한, 여행 다닐 때도 FOMO 증상을 확인할 수 있는데, 관광지나 박물관을 꼭 방문하고, SNS에 게시물을 올려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요약하자면, 현대 사회에서는 나 자신보다는 다른 사람을 쫓고, 의식하면서 살아가는 사회일지 모른다.

FOMO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너 이 영상 봤어? 요즘 난리야’ 주변 사람들에게서 이런 말을 들으면 유행에 뒤처지지 싫고, 다른 사람이 하면 나도 하고, 나도 알아야 하는 본능 속에 있다. 나도 그 영상을 본 사람으로 소속감을 느끼고 싶은 것이다. 

포모 증후군이 부각된 결정적인 이유는 소셜 미디어의 확산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사람들이 더 빠르게 새로운 정보를 얻고자 하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소셜 미디어에 몰두하고 있다. 포모 증후군을 겪게 되면 SNS에 접속해 타인들의 행위를 관찰하고 정보를 얻는 것이 습관화된다. 주변 사람들이 현재 누구와 있고, 어디에 있으며,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강박적으로 알고 싶게 되고, 이렇게 막연히 다른 사람이 하면 나도 해야 할 것만 같고,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느껴진다면 포모 증후군을 의심해 봐야 한다.

포모 증후군의 증상으로 간단한 자가진단을 해볼 수 있다: 

1. 주위에서 하는 것들을 보면 나도 해야만 할 것 같고, 내가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질투심과 소외감이 느껴진다. 

2. 유행하는 물건은 일단 사고 본다.

3. 대화할 때 내가 모르는 주제가 나오면 불안하다.

4. 모임이 있으면 무조건 참석해서 분위기를 따라가야 마음이 편하다.

5. 여행지에서 남들이 ‘여기 오면 꼭 봐야 한다’는 곳은 필수 코스로 정한다.

6. 핫한 장소나 음식은 반드시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린다.

7. 대화에 끼려고 주변 사람들이 재밌다는 드라마를 취향과 상관없이 본다.

8. 주말이나 휴일에도 인맥 관리 때문에 SNS를 손에서 놓기 힘들다.

이 중 5개 이상을 체크 했다면, 포모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포모 증후군의 표면 아래에는 더 어두운 현실이 숨어있다. 포모 증후군은 소외되기 싫은 소속감에서 오는 불안과 우울감을 느끼는 동시에 대인관계에 대한 욕구를 갖게 한다.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을 경우 심리적 공허함을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SNS 중독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 SNS 중독은 부정적인 감정의 지속적인 증가와 대인관계 회피와 같은 다른 문제들로 야기하기도 한다. 이뿐만 아니라 나 자신의 일상에 불만족하고, 사회적으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극심한 불안감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인해, 무기력증이나, 우울증, 식욕부진, 소화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럼 FOMO를 극복하기 위해서, 타인보다는 나 자신이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될까? 불안감과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감능력’이 주요 핵심이다. 이 공감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SNS에 갇혀 기계와 나누는 대화보다 사람과 마주하고 나누는 직접적인 대화가 필요하다. 

현재와 ‘나’ 자신에게 집중하지 못한다면, 깊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되고, 불안과 외로움으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정한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직접 대면하여 서로를 이해하고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진짜 관계’를 통해 자신과 사랑하는 사람들의 존재를 느끼게 된다면 포모 증후군을 극복하는데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다.

또한 감사함에 집중하며 일기를 쓰는 것도 좋은 해결책이다. ‘최고의 나이는 지금이다(Your Best Age is Now)’의 작가이자 심리치료사인 로비 루드윅(Robi Ludwig)은 매일 고마운 일을 적는 것에 대해 “뇌가 삶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이고 현실적인 방식으로 생각하도록 훈련시켜 준다”라고 말한다. 내 일상을 돌아보고, 크고 작음 감사함에 집중하여 일기에 기록하는 습관을 가짐으로써 정신적인 성숙과 정서적 안정을 느낄 수 있다. 

우리는 SNS상 사람들의 하이라이트 장면만 볼뿐 모든 사람의 여정의 일부분인 어려움, 실패, 또는 평범한 순간은 거의 볼 수 없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무작정 유행을 따라가기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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