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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남해구단선’ 논란..영화 상영까지 영향을 미치다

베트남 영화 ‘바비’ 상영 금지… 바비의 가상 여행 경로가 중국의 구단선 모양과 유사하기 때문

‘바비’뿐만이 아니라, 다른 영화에서도 구단선 논란이 나타나…

< 영화 ‘바비’의 한 장면 – Variety 제공 >

[객원 에디터 5기 / 노유담 기자] 최근 개봉한 영화 ‘바비’가 베트남에서 상영되지 않기로 결론이 났다. 그 이유는 영화에 나오는 지도가 중국의 구단선(nine-dash line)과 같은 모양으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의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90% 영역이 중국의 영해라고 주장한다. 영해는 한 나라의 바다 주변 지역을 나타내며, 영해로 인정되는 부분까지 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주장대로라면 주변국들의 영역을 매우 감소시키는 것으로,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주변 국가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구단선과 관련하여 남중국해에서 여러 분쟁이 나타나기도 했다.

<GIS 홈페이지 제공>

영화 ‘바비’는 바비랜드를 떠나 현실 세계로 가는 바비의 여정을 담은 내용이지만, 바비의 여행 경로에 문제가 있었다. 영화에서 나오는 지도가 중국의 남중국해의 구단선과 유사한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베트남에서는 영화 ‘바비’가 상영이 금지되었다. 베트남 언론 매체 VN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원래는 7월 21일 개봉 예정이었으나, 영화에 중국 측 구단선을 묘사한 장면으로 인해 베트남의 영해 주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판단하여 상영 금지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반대로 필리핀은 바비 상영을 허가했다. 필리핀 검열관은 지도가 단지 “만화 같다”라고 말했다. 필리핀 영화 TV 심의위원회(MTRCB)는 본 영화를 두 차례 검토했으며, 모두와 상의했다고 밝혔다. 영화 내용은 바비랜드에서 현실 세계로의 가상 여행이며 “이야기의 필수적인 부분”이라고 전했다. 다만 논란이 되는 구단선을 흐리게 만들어 달라고 배급사에 요청하여 7월 19일에 개봉했다. 

이처럼 구단선 관련 내용이 포함된 영화가 상영에 문제가 불거지고, 중단이나 금지가 되는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3월, 영화 ‘스파이더 맨’으로 많은 사랑을 받은 ‘톰 홀랜드’의 주연 영화 ‘언차티드’가 이와 같은 이유로 상영이 금지되었다. 2019년 10월 개봉한 영화 ‘어바머너블’은 10일 만에 중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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