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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 강인한 생명력, 목넘이 마을의 개

Illustration by Hayoon Lee (ASD Grade 11)

by Haram Ryu (Winchester Year 8)

우리는 살아가는 힘을 생명이라 한다. 생명은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을 만큼 귀하고 누구에게나 소중하다.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이로 인해 많은 갈등과 대립이 발생하게 된다. 생명의 가치로 인해 인권도 생기고 서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만약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위험요소가 있다면 먼저 처리하거나 더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자연스럽다. 생명을 지키고 싶다면 도망치거나 다른 희생을 해야 하지만 중립을 지키고 더불어 살기 원하는 사람이 많으면 모두가 생명을 부지할 수 있다. 소설 [목넘이 마을의 개]의 간난이 할아버지가 그런 사람이다. 비록 신둥이는 외지에서 온 개였지만 차별 없이 신둥이를 대했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은 다른 마을 사람들과는 대조되는 모습을 보였다. 마을 사람들은 자신의 목숨만을 소중히 여겼기 때문에 신둥이를 홀대했고, 색안경을 쓴 듯 신둥이를 미친개라고 간주하고 때려잡으려고 했다.  

신둥이는 주인이 없는 떠돌이 개였는데, 우연히 한 마을에 들어서게 된다. 오랫동안 먹지 못했던 신둥이는 동장네 바둑이가 먹다 남은 구유를 핥아먹고 겨우 목숨을 부지하며 숨어 지낸다. 낯선 개를 본 마을 사람들은 신둥이를 미친개로 몰기 시작했고, 그들은 안전을 위해 신둥이를 죽이려 한다. 신둥이 또한 목숨이 지키기 위해 몰래 방앗간에 드나들며 사람들의 눈을 피해 밤에만 돌아다닌다. 방앗간 주인이었던 간난이 할아버지는 그를 경계했지만 자세히 들여다본 후, 미친개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마을 사람들이 동장네 개들을 보신탕으로 끓여먹을 때 신둥이를 숨겨주었다. 하지만 결국 노인이 개를 숨겨주었다는 것이 발칵됐고, 노인은 거름을 축낼까 봐 신둥이를 잡는데 함께 나섰다. 그 찰나, 노인은 신둥이가 새끼를 배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고, 일부러 다리 사이로 신둥이를 도망가게 해 준다. 한 달 뒤, 노인은 검둥이, 바둑이, 누렁이와 함께 신둥이의 새끼들을 산속에서 발견한다, 노인은 이 사실을 비밀로 하기로 마음을 먹고 신둥이가 죽은 뒤 마을 사람들에게 신둥이의 새끼들을 온 마을에 자손을 퍼뜨릴 수 있게 나눠준다. 

소설 [목넘이 마을의 개]는 액자식 구성을 취하면서 소설이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처럼 느끼게 한다. 그래서 [목넘이 마을의 개]는 일제강점기 때 조선인들이 겪었던 갖은 수모를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독립군들이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간도 지역에서 전투를 벌일 때, 청산리 전투 같은 큰 전투에서 패한 일본은 간도 주민들을 일방적으로 약탈하고 침범했다. 이는 [목넘이 마을의 개]와 비슷하다. 신둥이의 출현은 항상 피난을 간 조선인들을 뜻하고, 미친개로 오해받고 쫓기는 것은 일본이 우리에게 가해한 약탈이나 전쟁을 의미한다. 또한 신둥이의 생존과 출산은 끈질긴 생명력과 광복을 의미하고 새끼들의 번영은 나라의 부활을 의미하기도 한다. 

간난이 할아버지는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선동당하는 마을 사람들 중에 객관적이고 소신 있는 사람이다. 만약 할아버지 또한 미친개로 오해했다면 신둥이는 얼마 안가 죽었을 것이다. 할아버지도 신둥이를 죽이려 했으나 미친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고 차마 새끼를 밴 신둥이를 죽일 수 없었다. 간난이 할아버지에게는 인류 보편의 감정인 동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김선달 같은 마을 주민들은 낯선 신둥이의 외형 때문에 그를 죽음으로 몰아붙인 것을 보면 사소한 것에 선동당하는 다수를 의미한다. 물론 신둥이가 진짜 미친개였다면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지만, 외지에서 온 신둥이는 더운 여름 몸보신 용으로 제격이었고, 그로 인해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았다. 즉, 자신의 이익을 위해 필요 없는 색안경을 끼는 사람들의 욕심이 컸기 때문이다.

신둥이가 겪은 마녀사냥은 현대에도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익명이 보호되는 인터넷 상에서는 본인이 낀 색안경으로 타인을 판단한다. 알다시피 이는 대중들 앞에 놓인 많은 연예인들이나 공인들에게 간접적으로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간난이 할아버지처럼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하고, 비록 보잘것없는 동물이라도 생명의 소중함을 지켜줬던 것처럼 인간의 따뜻한 마음은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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