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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의 명품 소비, 괜찮을까?

<Illustration by Yujin Jeon 2007(전유진) >

[객원 에디터 6기 / 함예은 기자] 최근, 명품에 대한 관심이 20~30대를 넘어 10대 청소년들에게까지 번졌다. 유튜브와 SNS를 통해 명품에 대한 노출도가 증가하고 온라인 쇼핑, 중고거래 등 구매 방법 역시 편리해지며 명품에 대한 10대들의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학생복은 10대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명품 등 소비 실태’ 설문조사의 결과를 2019년 발표했다. 이 설문조사는 청소년들의 소비문화에 대해 함께 알아보고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진행됐다. 2주 동안 스마트학생복 공식 SNS 채널을 통해 총 783명의 청소년들이 설문에 참여했다. 스마트학생복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중 54.6%가 명품을 구매한 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스마트학생복이 조사한 청소년이 명품을 소비하는 이유는 ‘평소 명품 브랜드에 관심이 많아서’가 27.4%로 가장 많았고, ‘친구들이 가지고 있으니 소외되기 싫어서’, ‘유명인이 착용하고 있는 것을 보고 예쁘다고 느껴서’와 같은 답변의 비중이 뒤를 이었다. 이 결과는 먼저 언급한 ‘플렉스(Flex) 문화’가 사회에 만연하는 분위기와 과시적 소비 경향을 그대로 반영한다. 특히 청소년들에게는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게 있어 무리에 속하고 싶은 감정과 그 무리의 구성원들이 입는 명품에 대한 모방 소비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 영상 플랫폼에서는 명품 구매 브이로그나 하울 콘텐츠가 큰 인기를 얻는 중이다. ‘명품’, ‘하울’이란 단어만 검색해도 여러 영상을 찾아볼 수 있다. 주로 비싼 호텔과 음식점을 다니며 자신의 명품 가방이나 옷, 신발 등을 보여주거나 직접 구매한 제품의 후기나 평가를 소개한다. 이런 영상들은 시청자들의 구매 욕구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지금까지 명품 콘텐츠의 타깃층은 온라인상에서 적극적으로 소비 정보를 취득하는 2030 세대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콘텐츠를 생산·소비하는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유튜브에서는 청소년들이 명품 브이로그와 하울 콘텐츠를 제작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조회수가 수만 회에서 십수만 회에 이를 정도다. 

이러한 추세는 2010년 대 유행했던 노스페이스 패딩 점퍼 유행을 떠올리게 한다. 적게는 25만 원으로 시작해서 60,70만 원이 넘는 가격의 패딩 점퍼는 학생들의 필수품이 되었다. 너 나 할 것 없이 입는 패딩과 기본 20만 원을 넘기는 가격으로 인해 ‘등골브레이커’라는 수식어를 남겼다. 노스페이스 패딩 점퍼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동해 가격에 따라 계급을 나누기 시작했다. 소위 ‘일진’들이 입는 패딩이 계급으로 정해져 있었던 것이다. 점점 더 높은 계급, 가격의 패딩을 입기 위해 학생들은 부모님 동의 없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했으며 하위 계급의 패딩 착용 시엔 주변의 놀림까지 당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10대들의 명품 소비 역시 이미 제2의 등골브레이커로 자리 잡고 있다. 경제적 자립 능력이 없는 청소년들은 명품을 소비하기 위해 보호자에게 큰돈을 요구하게 된다. 한편으론 높은 소비 수준을 감당하기 위해 쉽고 간편하게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불법 도박 사이트나 불법 아르바이트로 눈길을 돌리는 청소년이 늘어나는 문제도 동반되고 있다. 

명품 소비에 관대해진 청소년들의 소비 습관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은 주위 환경이다. 환경에 따라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청소년들에게 주위 환경은 매우 중요하다. 근본적으로는 사회 전반에 자리 잡은 과시적인 소비문화와 이를 ‘멋’으로 여기는 문화를 뒤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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