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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즈덤네이처 ]학습능력은 타고나는 것일까? 메타인지와 신경망의 비밀

<OpenAI의 DALL·E 생성 이미지 >

[위즈덤 아고라 / 전서윤 기자] IQ (Intelligent Quotient 지능지수)가 좋을수록 공부를 잘한다는 말은 어려서부터 많이 듣고 자라왔다. 어떠한 학생들은 낮은 IQ 점수를 받고선 자신이 머리가 나빠 공부를 못한다며 좌절하고 공부를 포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정말 타고난 학습능력이 전부일까. “천재는 1%의 영감과 99%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발명품을 남긴 토머스 에디슨의 명언은 선천적인 학습능력과 후천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진 학습능력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독일 프랑크푸르트대학과 네덜란드 랏바우트대학 공동연구팀은 IQ와 뇌 활동 간 상관관계를 밝히는 연구결과들을 여럿 발표했다. 연구팀은 IQ 검사를 한 18-60세 남녀 309명의 뇌를 기능성 자기 공명영상 (fMRI) 장치로 촬영해 변화를 관찰했다. 결과적으로, 과제 수행 시 IQ가 높은 사람들의 뇌에서 신경망 연결성이 활성화되는 특정 부위들을 더 구체적으로 파악해 낼 수 있었다. IQ가 평균보다 높은 사람들일수록 과제를 풀 때 뇌 전두엽과 두정엽 부위 활동이 더 강해진다든가, 뇌 부위 간의 신경세포가 더 활발하게 연결된다는 것 등이다. 이는 지능이 높은 사람들의 뇌는 과제의 목표와 관련된 핵심 중요 정보를 받아들이는 데 집중하고, 방해가 되는 정보는 차단하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하지만 인지기능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과제를 위해 뇌를 사용한 것이 연결망 발달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즉, 이러한 능력이 선천적인지 반복과 훈련을 통한 습득인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한편, IQ와는 또 다른 인지 능력인 메타인지가 주목을 받고 있다. 메타인지란 자신이 알고 있는 것에 대해 스스로 인지하고, 이를 조절하고 통제하는 자기 성찰 능력을 말한다. 한 방송사에서 성적이 상위 0.1%인 학생들과 평균 성적 학생들의 공부법을 비교한 결과, 두 집단 사이 결정적인 차이는 바로 메타인지 능력의 차이였다. 성적이 뛰어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이에 맞춰 계획을 조절해 효율적으로 학습하고 있던 것이다. 

최근 메타인지 학습 등 전문 학술지가 만들어질 만큼 관련 분야의 연구성과가 축적되면서 학습 현장에서 메타인지 이론을 적용한 학습법이 다양하게 개발되었다. 여러 학원들과 온라인 학습 사이트에서 메타인지를 이용한 학습방법을 이용하고 광고하고 있다. 이는 선천적인 IQ와 달리 메타인지는 후천적인 훈련을 통해 성장이 가능하다는 연구결과가 있기 때문인데 뇌의 신경가소성에 의해 이를 설명할 수 있다. 뇌의 신경가소성이란 학습, 기억 등으로 신경세포와 뉴런이 자극받아 반응하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는 성질을 말한다. 성형성과 순응성이 유연해 외적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경험을 통해 스스로 변해가는 선천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메타인지를 가능하게 하는 능력의 핵심은 바로 미엘린이라는 물질이다. 미엘린은 중추신경계에서 뉴런의 신경섬유를 둘러싸고 있는 지방질의 몸체다. 미엘린은 뉴런을 통해 전달되는 전기 신호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보호한다. 실제로 미엘린으로 감싸지 않은 뉴런의 신호전달 속도는 약 6km/h에 불과한 반면, 미엘린으로 감싼 뉴런의 신호전달 속도는 약 300km/h에 달한다. 

이러한 미엘린은 기술을 배울 때에 만들어지고, 미엘린이 많이 생길수록 뉴런의 신호전달 속도가 빨라지고 이는 그 일을 더 능숙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특정 학습이나 연습을 많이 할수록 미엘린은 많이 형성되고, 미엘린이 두꺼워지고, 또 뉴런의 신호전달 속도도 높아지며, 그 결과 수행의 수준도 높아진다. 반복해서 동일한 정보가 들어오면 정보전달 속도가 최대 100배까지 증가한다고 한다. 

처음 학습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신경세포가 신경 연결망을 갖추는데 많은 에너지가 소요되기 때문인데 반복적으로 같은 정보를 전달하면 미엘린 막이 두꺼워지고 미엘린 막이 두꺼워질수록 정보전달에 필요한 에너지는 점점 감소한다. 반복을 통해 충분히 미엘린이 많아지면 유사한 정보전달이 일어날 때는 이미 정보전달 통로가 만들어졌기 때문에 에너지가 추가로 필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오랫동안 정보전달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미엘린 막이 약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데 뇌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불필요한 신경세포들을 과감하게 제거하고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이기 위한 작업을 진행한다.

이처럼 선천적인 학습능력이 물론 존재하지만 뛰어난 학습능력을 타고난 사람도 어떻게 훈련하느냐와 반복적인 경험에 따라 학습능력이 떨어질 수도 있는 반면에 그렇지 않은 학습능력을 타고난 사람도 뛰어난 훈련방법과 반복적인 경험을 통해 충분히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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