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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글로벌]라이징 스타 2 – 인도네시아의 도약과 풀어야 할 과제

< PIXABAY 제공 >

[위즈덤 아고라 / 전시현 기자]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은 나라, 인도네시아. 2023년, 인도네시아는 5% 안팎의 경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심지어 2022년부터의 경제 성장률을 살펴보면 인도네시아가 중국보다 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시아의 떠오르는 국가, 인도네시아는 미국 및 중국을 견제하는 강대국들의 중요한 동맹국이지만, 중국과의 교역으로 인해 아직까지 중국 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시진핑의 일대일로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한 아시아 국가들 중 하나에 속하는 인도네시아는 바뀌는 정치적 상황 속 어떻게 살아남을 것이고, 성장과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조치를 취해야 할까? 

인도네시아는 GDP 기준으로 이미 세게 15위를 오르락내리락할 만큼 경제 규모가 큰 나라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구매력평가지수(PPP) 기준 GDP로는 7위에 올라 우리나라, 영국, 그리고 프랑스와 같은 강대국보다도 위에 있다. 중위연령은 29.7세로 한국(45세)과 비교하면 매우 젊어 앞날도 창창하다.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2022년 4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연속 5% 대의 성장을 보여주며 거시경제의 성장 방향성을 보여주었고 사람들의 일상회귀 및 소비심리 회복에 따라 내수 경제가 다시 활성화되면서 나라 곳곳이 팬데믹 이전의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왔다. 또한 동남아 최대의 석유 및 가스 생산국이며, 석탄, 주석, 동, 니켈 등 주요 광물자원의 매장량과 생산량이 세계 상위권에 들 정도로 자원개발 잠재력이 높은 국가이다. ​광물자원의 경우 생산량 기준 주석과 니켈이 세계 2위 규모이며, 동 생산량은 세계 5위 규모이다. 세계가 석탄을 대신한 신재생에너지 개발로 노선을 바꾸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배터리 핵심소재인 니켈을 대량으로 가지고 있는 인도네시아는 매우 좋은 위치에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도네시아에는 다양한 민족과 언어가 17,500여 개의 섬 지역에 분포하여 공존하는 다양성이 존재하는 나라이다. 우리나라와 다르게 인도네시아는 문화 다양성을 인정하고 함께 노력하려는 사회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며 미국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뻗고 있다. 2023년 4월, 중국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최고지도자들과 ‘차이나 머니’를 과시하면서 미국의 대중국 탈동조화를 비판했다. 이후 미국이 대놓고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두 국가와의 친분을 과시한 것이다. 대만 문제, 성장 가능성, 새로운 시장, 그리고 남중국해에서 벌어지는 영유권 다툼 등의 이유들로 동남아시아는 미국과 중국 모두에게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동남아시아국가연합 내 영향력 확대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머클리 의원은 순방을 앞두고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는 미국의 중요한 파트너이며, 함께해야만 이번 세기 직면한 다면적 도전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서 ‘도전’은 커지는 중국의 아세안 영향력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중국도 인도네시아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 자신의 영향력을 넓히려는 노력을 해왔다. 2021년 인도네시아와 중국의 교역액은 1,100억 달러(한화 약 156조 4,932억 원)이고, 중국의 인도네시아 투자액은 32억 달러(한화 약 4조 5,525억 원)로 밝혀졌다. 올해 10월 중국 ‘일대일로’ 사업의 하나로 추진된 인도네시아 첫 고속열차의 공식 운행이 시작됐다. 이 열차는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첫 고속열차다. 후시는 중국이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잇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인 일대일로 사업의 하나로 추진돼, 중국 기술과 자금이 투입됐다. 또 중국은 중국 자본으로 자카르타-반둥 고속철도까지 건설하였다. 정부는 국내에서 나오는 사업비 초과 지출 지적과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 사업에 참여한 일부 국가들이 ‘중국의 채무 함정’에 시달리고 있는 만큼 인도네시아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을 계속해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중국이 인도네시아를 자신의 손아귀 안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라 인도네시아 정부는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 구상 내 인프라 사업 참여를 확대하였고, 동남아시아 최대 수력발전소 건설 프로젝트를 함께 시행하며 중국과의 경제 협력 관계를 심화하고 있다. 정부는 인도네시아 전략산업단지(ISI)를 조성하고 카얀 케스케이드 수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친환경 에너지를 ISI에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는데, 입주 기업 대부분이 인도네시아·중국 합작기업이라고 밝혔다. 중국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경제적인 측면으로 인해 인도네시아 정치도 중국의 힘에 휘둘린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무슬림 인구를 보유한 국가이지만, 중국 정부의 신장 위구르 무슬림 탄압 문제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토론하자는 서방 국가들의 제안에 반대를 했다. 미국 싱크탱크 랜드 연구소(Rand Corporation)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데렉 그로스만은 “인도네시아가 최대 교역 파트너인 중국의 심리를 거스르지 않기 위하여 위구르 문제에서 반대표를 던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는 미중갈등에서 비동맹 중립 노선을 택했으며, 미국과 군사적으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과도 군사 안보적 및 경제적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2023년 6월, 인도네시아가 중국과 양국 간의 국방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의 프라보워 장관은 “인도네시아는 중국과 협력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형제애의 정신과 상호 존중의 원칙으로 두 나라 사이의 협력과 우정이 유지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이는 우리나라의 외교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 우리나라도 미국이 만든 사회 형태와 이데올로기인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따르고, 중국의 커지는 영향력을 두려워하면서도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 협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립적인 외교적 입장은 경제적과 정치적인 측면에서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선을 택한다면 함께 불안함도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인도네시아는 석탄 등의 산업에서 대부분의 수출을 하는 노동집약적인 경제에 머물러 있는데, 이러한 경제 구조는 기술 발전에 느릴 수밖에 없다.

인도네시아가 미중 패권갈등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국과 미국과의 경제적인 협력을 유지하면서도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더 끈끈한 관계를 맺어 미국이나 중국에서 정치적인 압박을 가할 때에 함께 맞설 수 있는 파트너십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현재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국내 산업을 개발하고 혁신하기 위해 석탄과 같은 화석 연료 산업에서의 의존도를 낮추고, 니켈과 같은 광물자원을 활용하여 전기차 배터리 및 신재생 에너지 기술에 투자하여 경제를 다각화시켜야 할 것이다. 경제 성장을 위해 인도네시아는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젊은 세대를 활용한 인재 양성과 국내 기술 능력을 향상하고, 경쟁력을 강화하며 기술을 탑재한 수출주도형 국가로 성장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 정치 외교적인 노선이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이는 인도네시아를 더욱 매력적인 시장과 개발국으로 만들 것이고, 즉 미중갈등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위즈덤 글로벌] 국제 사회의 제3 국가들과 떠오르는 나라들에 대한 정치적, 경제적, 외교적 분석을 하고 발전 가능성과 문제점을 조명하는 칼럼을 연재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전시현 기자의 ‘위즈덤 글로벌’에서 새로운 강대국을 꿈꾸는 국가들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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