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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반군 공격’ 위기의 수에즈 운하

수에즈 운하 피습 공포…

글로벌 물류 악재

< FREEPIK 제공 >

[객원 에디터 6기/ 박예지 기자] 지난 12월 19일, 예멘 내 친이란 무장조직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 공격에 대응”이라는 명목으로, 수에즈 운하(Suez Canal)를 드나드는 선박 중 이스라엘과 관련이 있는 선박들에게 공격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수에즈 운하는 이집트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사이에 위치한 홍해의 상류에 위치한 운하로, 전 세계 해상 교역의 14%가량이 통과하는 중요한 교역로이다. 홍해를 통한 교역량은 컨테이너의 경우 30%, 에너지의 경우에는 15%가량을 차지한다. 특히 에너지 교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물동량이 증가했다. 유럽과 러시아의 가스관이 막히고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제재를 가하면서, 러시아가 생산한 원유와 가스를 아시아로 보낼 때 홍해를 통했기 때문이다. 

선사인 스위스 MSC, 덴마크 머스크, 프랑스 CMA-CGM 등 주요 해운사는 홍해 운항을 중단하거나, 우회로를 선택했다. 영국의 글로벌 에너지 기업 BP는 18일 수에즈 운하를 거치는 유조선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머스크사와 BP는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지나는 우회로를 선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후티반군의 피습예고 전에는 평균 50척의 선박이 통과했지만, 19일에는 32척이 운항을 포기했다고 시장분석 업체를 인용했다.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희망봉을 돌아가게 되면, 소요시간이 늘어나고 운임료가 올라가는 손해가 발생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유럽의 주요 항구인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부터 싱가포르까지 수에즈 운하를 통하면 8,301 해리의 거리로 34일 만에 도착할 수 있는 반면, 희망봉을 거쳐가면 1만 1,758해리로 43일이 걸린다고 밝혔다. 즉, 거리상으로는 3천4백만 해리, 시간으로는 9일의 손해가 발생한다.

그리고, 해상 운송 컨설팅 회사인 드류리(Drewry)의 세계 컨테이너 지수(World Container Index)에 따르면, 40피트 컨테이너 한 개를 기준으로 해상 운임료가 11월 30일과 12월 21일을 비교했을 때 약 20% 정도가 올랐다. 

후티반군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39개국은 사령부(CMF) 산하에 배치돼 홍해 일대에서 활동해 온 연합기동부대를 확대개편했다. 이 연합기동부대는 홍해와 아데만 일대 운항 선박을 보호하고, 후티 반군의 미사일 공격을 차단하는 합동 순찰을 강화할 예정이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대니얼 하리드 수석 분석가는 “이런 사태가 며칠 이상 지속된다면(운임 상승으로) 컨테이너선 선사와 벌크선사의 신용도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지만, 동시에 공급망의 추가적인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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