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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파인 아일랜드 빙하 티핑 포인트 넘어섰다

빙하의 녹는 속도는 30년 전보다 57%가량 빨라져 티핑 포인트 넘어

남극 파인 아일랜드와 스웨이츠빙하 사라지면 지구의 해수면은 1m 상승

Illustration by Hyejin Jegal

[ 위즈덤 아고라 / 제갈혜진 객원기자 ] 파인 아일랜드 빙하가 티핑 포인트를 넘어서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녹아내리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영국 노섬브리아대학의 세바스티안 로시에 박사팀이 발표하였고, 최첨단 빙하 흐름 모델을 활용해 파인 아일랜드 빙하의 경우, 적어도 3개의 뚜렷한 티핑 포인트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티핑포인트는 지구온도가 1~2℃ 상승하는 사이 기후변화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 갑자기 한쪽으로 기울듯 어느 한순간에 폭발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시점이다. 영국 리드대학 연구진은 빙하의 녹는 속도는 30년 전보다 57%가량 빨라져 티핑 포인트를 넘었다고 전했다. 특히 해양 온도가 1.2℃ 상승하면서 촉발된 세 번째이자 마지막 티핑 포인트는 빙하 전체의 돌이킬 수 없는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남극의 공간을 제일 많이 차지하는 빙하는 서남극 아문센 해역에 있는 파인 아일랜드와 스웨이츠 빙하로 알려져 있다. 이 두 빙하는 한반도의 약 3배 정도 더 크고, 많은 양의 물을 가지고 있어 만약 두 빙하가 주변 해역의 온난화 탓에 완전히 소실한다면 지구의 해수면은 1m 정도까지 상승할 것이다. 또한, 녹은 물은 바다의 염분 농도를 변화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 염분 농도는 바닷물의 움직임과 순환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계 기후에 극단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남극의 빙상은 지난 1979년∼1990년 중 해마다 400억 톤이 사라졌으나, 2009∼2017년 기간에는 해마다 2520억 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남극 빙상이 녹으면서 1979년부터 지금까지 약 14mm만큼 해수면이 높아졌다고 추정된다.

<  파인 아일랜드와  Thwaites 빙하를 표시하는 지도- antarcticglaciers.org 제공 >

파인 아일랜드는 단기간에 큰 변화가 쉽게 일어나고 해수면 증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바다의 미래 모습을 추측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연구자들이 눈여겨 지켜보는 곳 중 하나이다. 

네덜란드 지구과학자 스테프 레미트 델프트공대 교수는 “빙붕(바다 위에 떠 있는 빙하)의 전단 주변부에서 구조적 손상을 발견했으며 이는 빙붕이 서서히 갈라지고 있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현재 빙붕은 교통정체에 걸려 속도가 느린 자동차와 약간 비슷하다. 빙붕은 그 뒤에 있는 모든 얼음이 속도를 줄이게 강제하기 때문”이라면서 “일단 빙붕이 사라지면 더 내륙 쪽에 있는 얼음이 밀려 나오는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고 이는 결국 해수면을 더 빠르게 상승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파인 아일랜드의 빙하는 빠른 속도로 녹아내리고 있으며 빙하의 면적이 너무 커서 중심을 잘 잡으려면 파도의 속력이 적당하게 불어와야 하는데 높은 속도로 부딪히고 있어 세로로 가늘게 늘어지고 있다. 매년 450억 t의 얼음이 소실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지난 2019년 10월에도 커다란 두 개의 균열이 발견되었다.

2019년 10월 국제 기후변화 연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은 지금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유지된다면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2050년 전 세계 3억 명이 거주하는 지역에 매년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이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10년 뒤 우리나라 국토 5% 이상이 물에 잠길 수 있다는 경고를 했다. 인천공항, 김포공항을 비롯한 국가 기간 시설들이 완전히 침수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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