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합성생물학의 발전 과정과 그 한계

<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3기 / 문시연 기자]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는 인류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해 유기체를 재설계하는 학문이다. 합성생물학은 유전공학과 비슷해 보이지만 보다 세분화되어 있다. 유전공학이 기존 유전물질을 유기체 간에 전달한다면 합성생물학은 새로운 유전물질을 생성해 낸다.

합성생물학은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에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질병 치료와 식품 생산 방식 등 사회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꿀 것이다. 예를 들어 항말라리아 치료제 생산을 위해 효모의 생물학적 경로를 생성하는 데 합성생물학이 기여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대 생명공학자 제이 키슬링 교수는 효모의 유전적 변형을 통해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냈다. 효모의 대사 경로를 크게 바꾸어서 아르테미신산을 만드는 방법을 발명했다. 사노피(Sanofi)라는 제약회사는 이 기술의 라이선스를 구매하여 2014년부터 연간 생산량 50~60 미터톤의 실적을 올렸다. 이는 약 1억 2500만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양이다.

고기를 세포 단위에서 직접 만드는 데에도 합성생물학이 기여할 수 있다. 실험실 배양육은 제조비를 크게 줄일 수 있어서 많은 나라에서 세포 기반 육류 제품이 개발되고 있다. 미국의 핀리스푸드사는 멸종위기에 처한 참다랑어를, 이스라엘의 슈퍼미트사는 배양 닭고기를 개발했고 스테이크 질감의 고기를 개발하는 나라들도 많다.인간이 생명체를 설계하는 합성생물학은 처음에는 세균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최근에는 매머드와 같은 멸종 동물을 되살리기도 하고 인간 유전체를 합성하려고 시도하기도 한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기술을 통해 생명체의 교정·디자인·변형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되면서 합성생물학이 다룰 수 있는 분야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은 동식물의 유전 정보가 들어 있는 DNA를 자르고 편집하는 기술이다. DNA는 아데닌(A), 시토신(C), 구아닌(G), 티민(T) 등 네 가지 염기 배열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 하나만 이상이 생겨도 심각한 질병에 걸릴 수 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을 활용하면 질병을 유발하는 특정 부위의 염기를 잘라내 교정할 수 있다.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는 속도와 정확도 면에서 성능이 매우 뛰어나 생명과학계에서 커다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유전자 가위는 DNA를 절단하는 역할을 하는 효소 ‘CAS 9’과 절단할 부위를 알려주는 ‘가이드 RNA’로 구성된다.

정재기 하버드 의대 교수는 동물의 배아 유전자를 교정하고 그것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것을 입증하며 유전자 가위 발전을 이끌어 왔다. 그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동물 배아 연구에 도입해 교정된 유전자가 다음 세대로 이어진다는 것을 최초로 입증했다. 유전자 교정 중 엉뚱한 부위가 잘리는 문제를 최초로 발견하고 이를 실제 세포에서 찾아내는 기술도 개발했다. 그는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의 정확도가 점점 높아져서 유전병 치료의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다른 과학기술처럼 합성생물학은 인류에게 많은 유용함을 주지만 그 한계점도 분명히 있다. 첫째, 의도하지 않은 생물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인위적으로 생물학적 시스템에 변화를 주면 그 파급효과가 전체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과학자에 의한 생명체의 조정이 항상 계획대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며 부정적인 결과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배아 편집과 같은 합성생물학 응용 프로그램이 보편화된다면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지고 그 결과 심각한 불평등이 초래될 수 있다.

셋째, 합성생물학이라는 새로운 기술에 대한 접근권이 나라마다 불평등할 수 있다. 합성생물학은 개발도상국보다 부유한 선진국에서 더욱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기술 격차로 인한 국가 간 부의 불평등 문제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넷째, 합성생물학 기술이 생물무기를 만드는데 악용될 수 있다. 누군가 이 기술을 악의적으로 사용하여 인류에게 해로운 바이러스를 만들거나 박테리아를 조작하는 등의 방법으로 테러를 일으킨다면 심각한 위협이 될 것이다.

이러한 대표적인 네 가지 위험 요소에도 불구하고 각국에서 합성생물학이라는 혁신기술에 대해 발 빠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과학자와 일반 대중, 정치인 할 것 없이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노력한다면 이 기술은 우리에게 밝은 미래를 선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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