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 FEATURESSOCIAL

코로나19 사태에서 미디어의 중요성

재난 상황에서 미디어의 책임과 기능

[객원 에디터 1기 / 성민경 기자] “감염병 사회에서 누가 신뢰를 도약시킬 수 있나. 정부는 물론 미디어(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

사회가 갈수록 전문화, 세분화, 다양화, 세계화되면서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던 시대는 이미 갔다. 미디어 시장은 몇 년 사이에 빠르게 변화했고 가속도가 붙으면서 더욱 빠른 속도로 재편되어 왔다. 지금도 변화의 흐름을 타고 있다. 다매체, 다채널, 인터넷,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수단을 통해 누구든지 원하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든지, 빠른 시간 내에 접할 수 있게 됐고, 따라서 뉴스에 접근하는 방식 또 뉴스의 개념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COVID-19)이 한국 사회에 광범위하게 확산되면서 언론의 관심은 이 신종 감염증에 집중됐다. 전통적 언론을 불신하고 외면하던 시민들의 관심도 다시 언론에 쏠렸다.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은 코로나19 관련 뉴스나 정보를 접하는 출처로서 언론사(77%)를 가장 많이 꼽았으며, 이는 다른 조사대상 5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였다. 소셜미디어와 유튜브 등 정보 창구가 다양화된 미디어 환경에도 불구하고 공중보건의 위협과 사회 공동체의 위기라는 엄중한 국면에서 시민들이 전통적 언론에 의지했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언론의 역량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도 있다. 

환경 감시를 통한 공동체의 생존과 안전이라는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 전통적 언론에겐 피할 수 없는 숙제지만, 신종 감염증 이슈의 특수성은 언론의 취재, 보도를 매우 까다롭게 만든다. 신종 감염증 자체가 이전에 경험해보지 않은 새로운 질환이라는 점에서 정보의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기도 하지만, 다양한 요소들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첫째, 신속한 정보 제공과 정확한 정보 제공이라는 한꺼번에 실현하기 어려운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정확성만 따지면 숨 가쁘게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속보와 특보 경쟁에서 뒤지게 되고, 신속성을 추구하게 되면 일부 내용이 틀리거나 때로는 오보로 이어지게 된다. 둘째, 시민들의 위험 인식을 높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면서도, 과도한 불안을 조장하는 과잉 보도를 경계해야 한다. 셋째, 재난 상황임을 감안해 정부 조처에 적극 협조할 필요도 있지만, 동시에 보건당국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올바른 방역 대응을 하고 있는지 감시할 책임도 잊어선 안 된다. 

신종 감염증이 확산되는 정치사회적 맥락과 미디어 환경의 변화는 젠더, 민족, 계급, 종교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로지르는 혐오와 갈등의 문화는 신종 감염증 보도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잠복해 있던 혐오는 감염증이 확산되는 공포와 불안의 순간에 본격화된다. 동선이나 신상과 관련된 불확실한 정보를 유통하여 확진 환자를 낙인화하거나 차별과 배제를 목적으로 한 악의적 허위 조작 정보도 범람하고 있다. 안전과 생존을 위한 정보를 갈급하는 시민들은 소셜미디어와 모바일 인스턴트 메신저를 통해 이러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확산시키기도 한다. 전통적 언론은 허위정보를 바로잡고 혐오의 분출을 억제하는 처방적 정보를 시의적절하게 제공해야 하는 임무까지 부여받게 되었다. 

위험 커뮤니케이션의 중심부에 위치한 전통적 언론에게는 이 같은 난점을 극복하고 신종 감염증이 초래한 사회 공동체의 위기를 극복해나갈 책임이 있다. 언론이 오히려 심리적 불안을 부추기거나 또 다른 위험을 증폭시키는 매개체가 된다면 위기관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언론에 대한 불신 역시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된다면 전통적 언론 입장에서는 기능적 대체의 위험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공동체 차원에서 이는 공중보건과 사회통합을 훼손하고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만드는 위협이다. 언론의 감염증 보도를 평가하고 바람직한 보도 방향을 모색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언론의 기능은 정보 전달, 환경 감시, 견제와 비판, 오락, 역기능으로 정리된다. 그리고 방송은 광역성, 공공성, 일방성, 동시성 이 4가지 특성을 가지고 있다. 불특정 다수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그만큼 신문 쪽보다 공익성이 강하다. 방송 뉴스는 속보성, 연속성, 반복성, 상호 연관성 이 4가지로 요약된다. 이런 방송 뉴스의 밑받침이 되는 것이 정확성과 신속성이다. 특히 재난방송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요소이다.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함으로써 코로나 감염증의 현재 사태를 알리거나 부당한 일이 생겼을 때 알릴 수 있다. 언론은 사람들에게 코로나19를 대비하여 따라야 하는 ‘사회적 거리두기’ 또는 방역 방법을 소통하며 올바른 대처가 가능할 수 있도록 한다. 추가적으로, 사람들에게 너무 과장되지 않은 필요한 정보만을 제공하며 사람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역할도 하는 것이 언론이다. 

김익현 지디넷 미디어연구소장은 “혼란스러운 상황일수록 언론은 기본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원칙론을 강조했다. 그는 “기업과 디지털트랜스포에션이 본격화나는 증거를 목격하고 잇다는 점은 분명하다”면서 “전염병 상황이란게 100% 확실한 정보를 줄 수 있는 곳이 없다는 어려움이 있지만 정파성과 신뢰성의 문제에서 우리 언론이 충실하지 못하다고 본다. 맥빠지는 얘기일 수 있지만 기본적인 신의성실 원칙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미디어인만큼, 자신의 책임감에 따라 기본적인 역할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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