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청춘들의 과소비
< 사진 – 기자 본인 제공 >
[객원 에디터 11기 / 노은진 기자]4~5년 전 인기를 끌었다가 매출 감소로 문을 닫았던 ‘인형뽑기방’이 지역 상권 곳곳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17일 찾은 인천 중구의 한 지하철역 주변에는 새로 생긴 대형 인형뽑기방이 눈에 띄었다. 화려한 조명으로 꾸며진 인형뽑기방은 모여든 인파로 성업 중이었다.
인형뽑기 가게가 본격적으로 늘게 된 데에는 2024년 말 카드 단말기를 기기에 부착할 수 있게 된 점이 영향을 미쳤다. 인형뽑기방 안에는 다양한 크기와 상품이 들어 있는 기계들이 설치돼 있었으며, 현금만 가능했던 몇 년 전과 달리 모든 기계에 부착된 카드 단말기를 통해 카드 결제가 가능했다. 현금 교환이라는 번거로움이 없어지면서 결제 장벽도 낮아졌다. 소비자들의 연이은 ‘도전’과 돈을 쓴 만큼 무엇이라도 얻고자 하는 보상 심리가 맞물리며 인형뽑기방의 매출도 증가했다. 실제로 한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기기가 바뀌면서 예전보다 매출이 10배 이상 올랐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인형뽑기방 인기가 뜨거워진 이유가 카드 단말기 도입 때문만은 아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뽑기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혼자 노는 문화’가 확산한 데다 각종 키링과 인형으로 가방을 꾸미는 이른바 ‘백꾸’가 유행한 영향이다. 인형 등을 뽑을 때 느끼는 ‘도파민’ 역시 2030세대가 뽑기에 몰입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주머니 사정이 나빠진 청년층이 작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뽑기에 몰렸다는 것이다. 뽑기는 대부분 1회에 1000~3000원 수준으로 진입장벽이 낮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뽑기방은 청년층이 적은 돈으로도 자기효능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됐다”고 평가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뽑기는 사행성이 있기 때문에 중독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곽 교수는 “경기가 나쁘고 소득이 줄면 한탕주의가 만연한다”며 “인형을 뽑으려고 처음에는 1000원, 2000원을 쓰다가 점점 규모가 늘어 경품 가치보다 큰돈을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2030세대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과소비 문제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소중한 돈을 인형뽑기에 지나치게 소비하기보다 보다 필요한 곳에 투자하는 소비 습관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