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IAL

더 자극적이게, 더 과장되게, 급증하는 가짜 뉴스

온라인을 통하여 빠르게 퍼지는 허위 정보

< Illustration by Yeon-woo Jung 2006 (정연우) >

[객원 에디터 4기/ 이하은 기자] 대중들은 이제 더 이상 신문과 TV 방송으로만 뉴스를 보지 않는다. 전통매체를 넘어 유튜브,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의 소셜 미디어 창구와 네이버, 다음 등 포털 사이트, 각종 웹사이트를 통해 전 세계의 새로운 소식과 의견을 실시간으로 접하고 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21 소셜미디어 이용자 조사에서는 응답 인원의 84%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접한 적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정보의 양이 늘어나면서, 가짜 뉴스의 수도 늘어났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가짜 뉴스를 ‘정치.경제적 이익을 위해 의도적으로 언론 보도의 형식을 하고 유포된 거짓 정보’로 정의한다. 위 조사에서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허위 정보를 접촉했다는 비율이 77%에 달했다. 주요 뉴스 이용 매체로 자리 잡은 온라인 환경을 통하여 잘못된 뉴스가 반복적으로 공유되며 퍼지고 있다.
유튜브와 유튜브 영상을 공유하는 웹사이트들에서는 일명 ‘국뽕’ 영상이나 자극적인 제목의 영상들이 넘쳐난다. 한 유튜브 채널 ‘데스크코리아’에는 ‘일본 결국 끝났다 국제 왕따 어쩌나’, ‘결국 다급해진 일본 한국에 긴급회담 요청’, ‘한국 무시하더니 일본 결국 미끄러졌다’와 같은 비슷한 요지의 동영상이 150여 개나 게시되어 있다. 이와 같은 거짓·과장된 내용을 담은 동영상들은 자극적인 제목으로 시선을 끌고, 편향적이며 사실이 아닌 주관적인 내용을 강한 어투로 전달한다. 기성세대의 일본에 대한 반감을 이용해 일본에 대한 허위 정보를 유포, 일본과 한국을 의도적으로 비교하며 일본은 비판하고, 한국을 치켜세우는 식이다.

또한 베트남에 대해서도 ‘베트남인 한국 전면 입국 금지·영구 추방’, 삼성이나 엘지 등의 기업 철수 등 터무니없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영상들이 많게는 몇십만에서 100만 회의 조회수를 넘긴다. 이러한 영상들은 각국의 국민들 간의 갈등과 혐오를 조장하고 현지에 진출한 기업들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관심을 가지는 새로운 투자자들이 가짜 뉴스를 그대로 믿고 관심을 잃게 되거나, 기업의 신뢰성과 이미지를 망치기 때문이다. 또한 자칫 더 심각한 외교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연예인이나 정치인 등 유명인의 사생활에 대한 추측성 의혹 제기하는 악성 콘텐츠도 많아, 실제 명예훼손 고소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에는 빅데이터와 3D 기술을 이용해 이미지 합성 기술 ‘딥 페이크’를 악용하여 앵커가 이야기하는 TV 뉴스 화면의 형식으로 가짜 뉴스를 만들어 공신력 있는 자료인 것처럼 사람들을 현혹하는 영상들도 있다. 위 언급한 소셜미디어 이용자 조사에서는 소셜 미디어에서 정치 혐오 표현을 매우 자주 혹은 자주 접한다고 답한 사람이 65%로, 혐오 표현을 접하는 매체 중에서 소셜 미디어가 가장 높은 비율로 파악되었다. 이처럼 비디오, 사진, 글의 다양한 형식으로, 조작된 정보나 악의적 정보가 공유되고 다시 공유되며 퍼져나가고 있다.

허위 정보가 가지는 위험성을 파악한 여러 소셜 미디어는 유포를 막기 위한 정책들을 시행하고 있다.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카더라’, 음모론에 대응하면서 각 소셜 미디어의 대응 방책들을 볼 수 있었다.

유튜브는 2021년 9월 13만여 개의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관련 허위 정보를 포함하는 비디오를 삭제했고 매달마다 3만여 개를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으며, 트위터도 2020년 12월부터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삭제하고, 2022년 1월에는 허위 정보를 반복적으로 공유하는 사용자를 차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페이스북 역시 백신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눈에 잘 띄지 않도록 하는 것에서 시작해, 2021년 2월부터 삭제하였고, 허위 정보를 유포하는 회원에게 게시물을 올리기 전에 승인받는 절차를 추가하고 검색에서 상위에 나오지 않게 하는 등의 제약을 주고 있다. 또한 홀로코스트(세계 2차 대전 중에 있었던 독일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를 정당화하는 내용이나 극단적인 반정부주의, 반파시즘적인 내용 등 정치적, 사회적 악영향을 미친다고 여겨지는 콘텐츠를 삭제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규제되는 콘텐츠의 양은 생산되는 가짜 뉴스의 양보다 현저히 부족하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만 가짜 뉴스에 취약한 것이 아니다. 국가 기간통신사인 <연합뉴스>는 2021년 8월 말, 뉴스제휴평가위원회로부터 한 달간 포털의 뉴스 탭에 노출을 중단하도록 하는 징계를 받았다. 기업이나 공공기관을 홍보하는 기사형 광고 보도자료를 2019년 7월부터 지속해서 뉴스인 것처럼 노출했기 때문이다.
그럼 이러한 허위 뉴스는 누가, 왜 만드는 것일까? 정치적인 이유로 사람들의 의견을 선동하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자극적인 허위 뉴스를 이용해 많은 수익을 벌어들이는 것이 목적인 사람들도 있다. 마케도니아의 10대 청소년들, 루마니아의 24세 청년 등 직접적인 관련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미국의 선거와 관련된 거짓 뉴스를 공장처럼 생산해내는 것이 하나의 예이다. BBC의 취재에 따르면 마케도니아 벨레스의 한 청소년 고란(가명)은 가짜 뉴스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당시 평균 월급이 350유로이던 벨레스에서 광고 수입으로 한 달에 약 1,800유로를 벌었다고 인터뷰했다. 광고 수익을 올리기 위해 조회수, 공유되는 횟수를 늘리려는 목적하에, 더욱더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음모론이 주목을 얻기 위해 등장한다.유튜브의 알고리즘으로 대표되며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에도 존재하는 ‘자동 추천 기능’은 사용자의 체류시간과 조회수를 늘리는 데에 초점, 연관 영상을 추천함으로 편향적인 정보에 점점 더 쉽게 노출되도록 한다. 이는 가짜뉴스의 확장성을 늘리고 사용자가 원래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신념을 확인하고 계속 믿고 싶어하는 경향성, 확증편향을 부추긴다.

이러한 상황에 따라서, 허위 정보의 조회수가 높아질수록 수익이 생기며 구글, 유튜브 등의 플랫폼도 이익을 얻는 시스템이 문제라는 지적으로 플랫폼 사업자들에게 책임을 부여하고,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등장했다. 한국에서는 가짜 뉴스를 보도·매개한 언론사에 시정명령이 내려지고,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제안하는 언론중재법 개정안이 2021년 7월 발의되어 여당과 야당 간의 팽팽한 쟁점이 되었다. 하지만 2021년 9월 말, 국회 본회의에 개정안을 상정할 예정이었으나 여야 간 합의에 실패하여 상정이 철회되었다. 대신 특별위원회가 운영되었으나, 2022년 6월 특별한 성과 없이 아쉬움을 남기고 활동이 종료되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또 다른 조사, 언론수용자 조사(2021)에서는 허위·조작 정보 문제가 국민이 생각하는 한국 언론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드러났다. 고대부터 허위 정보로 인한 조작은 언제나 있어서 왔다. 하지만 온라인을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무분별한 정보들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최경진 대구가톨릭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가짜와 진짜를 구분하고, 유해한 정보를 거를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10대부터 꾸준하게 교육해야 한다. 미디어 환경을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볼 수 있다면 당연히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그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강조했다. 사람들을 선동하고 혼란스럽게 하는 부정확한 자료의 홍수 속에서, 독자들의 미디어 문해력이 어느 때보다 많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자료의 출처와 신뢰도를 확인하고, 비판적인 사고를 통해 거짓과 유해한 정보를 거를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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