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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 거짓말에 관하여

Illustration by Sihyun Jeun (NAS Dubai Year 10)

[거짓말에 관하여] : 가짜 뉴스와 사기 등의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현대 사회에서 거짓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소설이다. 누구나 거짓말은 한다며, 죽어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는 주인공에게 ‘당신들은 소리 내어 거짓말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가식도 일종의 거짓말이라고 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말이 인상적이다. 자신의 신념을 어기고 거짓말을 한 한나와 헤스터에 대해 천사가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지 두 학생의 생각을 들어보았다.


[천국행 입장]

by Kyuin Kim (DAA Grade 10)

마크 트웨인의 ‘거짓말에 관하여’는 엄격한 청교도 규율을 맹목적으로 따르던 헬렌의 가족에 대한 내용이다. 헬렌의 가족은 모두 4명으로 36살 미망인인 마가렛, 마가렛의 딸인 16살 헬렌 그리고 67살 한나와 헤스터는 마가렛의 시고모이며 쌍둥이 자매이다. 헬렌의 가족은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는 관계였고, 헬렌에게 도덕과 윤리의식을 엄격하게 가르치며 거짓말은 절대 허용하지 않았다. 

거짓말은 어렸을 때부터 하면 안 되는 나쁜 것이라고 배웠지만 모든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거짓말을 하게 된다. 더군다나 다른 사람을 위한 선의의 거짓말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선의의 거짓말이란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는 거짓말이다. 선의의 거짓말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더라도 피해가 가지 않을 정도의 거짓말을 한다면 인간관계도 부드럽게 할뿐더러 오해의 소지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결과를 예측할 수 없더라도 동기만 좋다면 나는 충분히 상처가 되는 진실보다 선의의 거짓말을 택할 것 같다. 물론 자신이 할 선의의 거짓말이 어떤 결과를 일으킬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마가렛의 주치의는 ‘거짓말은 무조건 나쁘다’는 생각을 가진 할머니들에게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할 때도 있다’며 설득을 하기 시작한다. 그 이유는 고모할머니들이 헬렌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장티푸스에 걸린 마가렛을 만나게 했기 때문이다. 나는 의사가 하는 말이 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의사의 주장처럼 남을 위한 좋은 의도의 거짓말과 그냥 거짓말은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남을 위한 좋은 의도의 거짓말을 예로 들자면 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 – 위약효과) 가 있다. 플라세보 효과란 약효가 전혀 없는 약을 환자에게 ‘진짜 도움이 되는 약’이라고 가장하고 환자에게 복용했을 경우, 환자의 병세가 호전되는 것을 말한다. 환자는 약을 진짜 약이라고 알고 믿고 있기 때문에 때때론 병이 나아지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는 약효가 없는 약이기 때문에 병이 완치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선의의 거짓말을 통해 환자가 희망을 갖고 조금이나마 오래 살 수 있다면, 선의의 거짓말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소설의 경우, 의사의 거짓말은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남을 위한 선한 거짓말이었고, 자신도 해치지 않는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다. 

나는 고모할머니들이 끝내 천국을 갔을 것 같다. 그 이유는 고모할머니들이 한 거짓말은 결국에는 마가렛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거짓말을 하면 지옥에 간다고 생각했던 고모할머니들은 자신이 지옥에 가는 걸 무릅쓰고 헬렌을 위해 거짓말을 했다. 할머니들은 평생을 지켜온 신념을 버리고 지옥에 가더라도 마가렛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희생을 했기 때문에 천국에 갔을 것이다. 그리고 헬렌을 마가렛의 병실에 데려간 것은 헬렌을 일부러 위험하게 하려고 한 게 아니라 의사가 병의 심각성을 미리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이므로 그 일에 대해서 고모할머니들에게는 잘못이 없다.

이 소설은 우리에게 ‘거짓말은 하지 않되, 남을 위한 선한 거짓말은 상황에 따라 알맞게 쓰라’라는 메시지를 준다. 사람들은 살면서 거짓말을 하게 되어있고, 사소한 거짓말이라면 너무 혼을 내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거짓말을 유용하게 쓰면 좋은 것이 되고, 나쁜 의도로 쓰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옥행 입장]

by Yuchan Choi (ASD Grade 8)

우리는 거짓말은 어릴 때부터 나쁘다고 배웠지만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고 있다. 거짓말에 관한 사람들의 생각은 아주 다양하지만 그중 선의의 거짓말에 대하여는 대부분 동의한다. 많은 철학자들도 이 주제에 대해 논의하는데, 그중 선의에 거짓말은 없다고 주장하는 철학자가 바로 칸트다. 칸트는 선의의 거짓말은 정언명령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서는 거짓말이 일상 속 자연스럽게 하는 행동이며, 많은 사람들이 선의에 거짓말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소설을 읽고서도 과연 같은 생각을 할 수 있을까? 

[거짓말에 관하여]의 시대적 배경은 19세기 미국이다. 영국의 필그림 파더스가 메이 플라워 호로 미국으로 온 뒤, 미국에는 청교도를 믿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곳곳에서 청교도식 사고방식이 문제가 되었다. 청교도는 금욕주의를 강조하는 신교로 당연히 거짓말은 하면 안 되는 것으로 여겼고, 엄격한 교리로 비합리적이며 미국을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소설 속에 나오는 고모할머니들 또한 청교도를 굳게 믿고 따르며, 거짓말은 일평생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마가렛과 그녀의 딸인 헬렌에게도 거짓말을 하면 지옥에 간다고 가르쳤다. 하지만 어느 날, 손녀 헬렌이 거짓말을 하였고, 할머니들은 거짓말을 했다는 고백을 하라고 헬렌을  장티푸스에 걸린 마가렛에게 보냈다. 헬렌은 결국 마가렛에게 병이 옮았고 혼자 앓다가 죽게 된다. 자신의 신념을 무엇보다 중요시했던 고모할머니들 때문에 어린 여자아이가 숨지게 된 것이다. 이런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듣고서 의사는 불같이 화내며, 친구의 영혼을 구할 수 있다면 자신은 수 백번도 더 거짓말을 할 수 있다며, 세상에는 선의의 거짓말이 존재한다고 꾸짖었다.  

고모할머니들은 결국, 평생 지켜온 신념을 버리고, 마가렛에게 헬렌은 잘 지내고 있다고 거짓말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어린 딸이 자신 때문에 병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마가렛의 병이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계기로 우리는 그만큼 고모할머니들이 마가렛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청교도에서는 거짓말을 하면 지옥에 간다고 믿기 때문에, 할머니들은 자신의 천국행 티켓과 마가렛의 생명 유지와 맞바꾼 것이다. 이 거짓말로 마가렛의 건강은 계속 좋아졌다. 그리고 어느 날 할머니들은 생명을 다해버려, 천사는 할머니들이 지옥에 갈지, 천국에 갈지 고민한다. 비록 마가렛을 위해 하얀 거짓말을 했지만 할머니들은 지옥에 갔을 것이다. 그 이유는 할머니들은 청교도를 믿었고, 거짓말을 하면 천국에 갈 수 없는 것도 알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자신들이 믿는 청교도의 교리에 맞게, 거짓말을 한 대가로 지옥행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고모할머니들이 지옥행을 가는 두 번째 이유는 100%로 마가렛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은 선의의 거짓말이라고 할 수 없다. 물론 마가렛이 할머니들의 거짓말을 듣고 건강이 나아졌지만, 마가렛이 완전히 건강을 되찾고, 헬렌이 자기 때문에 병에 걸리고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자신을 원망하며 좌절했을 것이다. 마가렛은 심지어, 우울증 같은 마음의 병을 앓고,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할머니들의 거짓말로 인해 할머니들은 마음의 안정을 찾았지만, 마가렛에게는 오히려 더 큰 괴로움을 주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지옥행이 맞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선의의 거짓말은 존재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그 “선의”에 거짓말이 당시는 좋을 수 있지만 미래에는 그 거짓말로 인해서 어떤 결과를 마주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소설 속에서도, 처음에는 헬렌의 생사에 관한 거짓말이 마가렛의 행복을 위한 거짓말이었지만, 그 거짓말이 들통난 후에는 마가렛에게 큰 불행을 안겨주었을 것이다. 이런 일들은 소설 밖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부모님에게 실망감을 주지 않기 위해서 게임을 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은 한 뒤, 어느 날 거짓말이 들통나서, 부모님은 자녀에게 배신감을 느끼고, 그 아이는 몰래 게임을 한 것과, 거짓말을 해서 더 큰 벌을 받아서 양쪽 모두 불행해질 수 있다. 그렇기에 선의에 거짓말은 일반적인 거짓말에 비해 의도는 선했다고 할 수 있으나 되도록이면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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