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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 알을 깨고 나온 새로운 세계, 데미안

Illustration by Yunji kim (NAS Dubai 11)

by Minche Lee (DIA Year 10)

진정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어른이란 성숙한 신체와 누군가의 도움 없이 스스로 책임을 지고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세상을 주체적으로 바라보고, 내적으로 성장이 된 사람이 어른의 정의다. 그러나 누군가의 날개 아래서 보살핌을 받던 어린 시절을 지나 스스로 독립해 나아가야 하는 어른이 되는 과정은 쉽지만은 않다. 개인의 안전지대 환경에서 벗어나면 세상에는 수많은 위험이 있고, 홀로 세상과 맞닥뜨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모두 실수를 하고 원치 않는 도전을 수없이 하게 된다.

<데미안>의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는 처음에는 부모님의 보호 아래 밝은 세계에 속해 있었지만 어둠의 세계의 존재를 알게 되며 진정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인물이다. 소설에서 소개되는 밝은 세계는 정신적, 물질적으로 부모님의 보살핌을 받으며 삶의 긍정적인 것들만 바라볼 수 있는 아늑한 곳이다. 반면에 어두운 세계는 폭력적이고, 음울하며 시끄럽고 요란한 삶의 어두운 면, 즉 험한 것과 시련이 존재하는 위험한 세계다. 어린이는 세상이 얼마나 무섭고 위험한 곳인지 잘 모른다. 소설의 주인공 싱클레어도 어두운 세계는 모르고 밝은 세계의 존재만 알고 있는 학생으로, 두 세계의 공존은 아직 모르고 있다. 반대로 어른은 두 세계 모두 삶을 인식한 사람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사춘기를 겪게 되면서 자신이 속해있던 밝은 세계보다 어두운 세계의 존재감에 처음으로 관심을 갖는다. 그러므로 사춘기 시기에 싱클레어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처음으로 삶의 시련과 어두운 면을 느끼고 두 세계의 존재를 알면서 성숙해진다.

싱클레어는 사춘기를 시작하는 도중 프란츠 크로머라는 인물을 만나게 된다. 크로머는 일반 공립학교에 다니는 가난한 집에 태어나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있는 가정환경 때문에 또래에 비해 일찍 어두운 세계의 악한 면을 모두 알고 있으며 10살인 싱클레어에게도 이 어두운 세계를 처음 소개해준 인물이다. 싱클레어는 나쁜 짓을 하는 크로머 일행이 어른처럼 멋있어 보였고 그의 일행에 속하고 싶어 사과나무에서 고급스러운 사과를 훔쳤다는 거짓말을 하게 된다. 그러나 크로머는 싱클레어가 거짓말을 한다는 것을 알아채고, 그에게 사실이냐고 협박하듯이 묻자, 두려움에 가득 찬 싱클레어는 하나님의 이름을 걸어 거짓말이 아니라고 맹세한다. 그제야 크로머는 사과나무 도둑의 정체를 알리면 보상금을 받는다는 소문을 들었다며 싱클레어를 협박하고 계속해서 겁을 준다. 처음으로 괴롭힘을 당하고 어느 순간 어두운 세계에 빠져버린 싱클레어는 그야말로 어두운 세계 속에서 매우 괴로워하는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학교에 매우 성숙해 보이는 전학생 막스 데미안이 등장하고 그는 크로머로 인해 괴로워하는 싱클레어의 고민을 알아채고 크로머의 괴롭힘으로부터, 즉 어두운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데미안은 싱클레어 기준에서 기존에 알고 있는 질서와 시각에 벗어난 인물이었다. 어느 날 수업시간에 데미안은 싱클레어에게 <카인과 아벨> 이야기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들려준다. 카인은 구약성서에서 소개되는 최초의 살인자로 하나님 앞에서 질투심 때문에 자신의 동생 아벨을 살해한다. 이후 하나님은 사람들이 그를 죽이지 않도록 표적을 그렸고, 하나님의 땅에서 쫓겨난다. 그러나 데미안은 카인이 성경에서 말하는 원죄를 안고 있는 악인이 아니며 나쁜 사람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한다. 평범한 사람들이 뛰어난 능력과 개성을 가진 그를 두려워하여, 그를 경계하도록 표적 같은 낙인을 찍었고, 두려움에 대한 반감을 표현한 것이라는 말을 하였다. 다음으로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그리스도 옆에 함께 십자가에 못 박힌 두 강도 얘기를 해준다. 데미안은 두 강도 중 마지막에 눈물을 흘리며 회개한 강도와 끝까지 침묵해 자신의 죄를 그대로 받은 다른 강도 중 누구를 더 신뢰하겠냐며 묻는다. 그러면서 회개를 하지 않은 강도야 말로 강직한 성격의 소유자라고 말하였다. 이 역시 종교적인 집안에서 자라고 배운 싱클레어를 혼란스럽게 한다. 싱클레어는 데미안에게 끌렸지만 그는 빛과 어둠의 세계 중 아무런 세계에도 속하지 않는 인물로 생각해서 두려움을 느끼고 다시 부모님이 보호하는 밝은 세계로 숨어버린다. 

졸업한 후 오랫동안 데미안을 만나지 않은 싱클레어는 어느 날 꿈에서 그를 만난 이후 그에게 쪽지를 보낸다. 데미안은 곧 답장을 보내고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라는 내용을 적혀 있었다. 싱클레어는 아브락사스의 의미에 의문을 갖고 방황을 하다 피스토리우스를 만나게 되고, 신적인 것과 악한 것의 결합하는 신이 아브락사스의 뜻인 것을 깨닫는다. 자신이 어른으로 성장하려면 ‘알’이라는 그의 밝은 세계, 즉 그의 안전지대라는 틀을 깨트린 후에야 빛과 어둠의 세계가 모두 결합하게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이 두 세계의 공존함이 바로 아브락사스인 셈이다. 

<데미안>은 극 중 주인공인 싱클레어와 함께 나에게도 어른과 성장의 정의를 헤아리도록 도와준 책이다. 소설 속 성장하고 ‘알’에서 나오려는 평범한 소년인 싱클레어에게 데미안이라는 인물은 그를 성장의 길로 인도해준 사람이다. 소설 속 가끔씩 자신도 모르는 틈에 어두운 세계에 빠지는 싱클레어는 항상 데미안의 도움으로 다시 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그에게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비판적인 사고로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다. 데미안의 도움으로 싱클레어는 빛과 어둠의 세계 모두 알게 되었고 책에서 소개되는 유명한 문장 ‘새는 알에서 나오기 위해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누구든 하나의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을 향해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이다.’처럼 아브락사스를 향한 성숙해지는 어른으로 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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