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세대 프레이밍, 이제 멈춰달라

[객원 에디터 11기 / 노은진 에디터] 언제부터인가 1980~2000년대생을 지칭하는 MZ세대는 현 청년 시대를 묘사하는 고유 명사격의 용어가 되어버렸다. 삶의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모습부터 상사에게 자신의 주장을 내세우는 모습 등 미디어와 SNS에서 묘사되는 MZ세대의 모습은 기성세대와는 사뭇 다른 특징들로 뭉쳐 있는 세대처럼 보인다.

< 사진자료=SNL 코리아 ‘MZ 오피스’ 코너 중>

성급한 일반화에 피해받는 ‘MZ세대’

한때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았던《SNL 코리아》의 ‘MZ 오피스’ 코너는 요즘 세대와 기성세대의 업무 태도나 소통 방식을 대비시키며 세대 간 사무실 문화를 풍자적으로 다룬다. 회사에서 에어팟을 끼고 대화하거나 상사의 지시에 반박하는 젊은 직원들의 모습이 누군가에게는 웃음을 자아내지만 누군가에게는 불쾌함을 느끼게 한다. 이런 풍자의 배경에는 MZ세대는 다 그렇다는 일종의 사회적 전제가 깔려 있다. 이런 전제는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는 익명 커뮤니티와 언론 매체에서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 커뮤니티에는 신입사원이 회식 때 고기를 안 굽는다, 메신저에 답장이 오래도록 없다, 상사의 말에 공감하려 하지 않는다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오면서 이러한 개개인의 사례가 마치 모든 MZ세대의 공통적인 문제점인 것처럼 일반화되고, 또 이러한 사례들이 기사화되는 과정에서 MZ세대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확산되고 있었다. 

이런 사례들이 반복될 수록 MZ세대는 이런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퍼져나가고 있다. 이렇게 MZ세대를 지나치게 풍자하고 비판하는 미디어 콘텐츠로 인해 MZ세대에 대한 편향적인 프레이밍과 부정적인 이미지가 형성되고 있다. 미디어에서 MZ대를 묘사한 연구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MZ세대의 모습을 개인주의적이고 거침없이 의견을 표현하고 조직에 헌신하지 않는다고 묘사했다. 미디어를 통해 묘사된 MZ세대의 모습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이러한 묘사는 세대 간 갈등을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미디어로 인해 고정되어버린 세대의 프레임

언론과 정치권을 넘어 문제는 웃음을 매개로 제작된 콘텐츠에서 MZ가 하나의 고정된 틀로 소비되고 있단 점이다. 방송과 온라인 매체에서는 MZ세대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꾸준히 생산되고 있다. 이 분야 연구원은 “콘텐츠와 미디어에서 MZ세대와 기성세대를 단순히 나이로 규정하는 방식은 실제 경험하는 것과 무관하게 상대에 대한 선입견을 강화하고 오히려 원활한 의사소통을 방해한다”며 서로 간의 관계에 관해 걱정을 자아냈다.

개그 소재라곤 하지만, 이런 콘텐츠 속 묘사가 반복되면 직장 내에서 서로를 이해하기보다 ‘세대’란 프레임을 먼저 떠올리게 만들 수 있단 우려도 존재한다. 실제 조직에서 상대를 흔히 말하는 ‘요즘 애들’이란 이미지로 고정되게 바라보는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것이다. 또한, ‘MZ는 이렇더라’는 말이 자주 오갈수록 윗세대가 먼저 조심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서로 쉽게 다가가지 못하면서 세대 간 거리가 오히려 더 멀어지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렇듯 MZ세대를 비난하는 미디어 콘텐츠로 인해 안 좋은 이미지만 형성되고 있지만 정작 MZ세대는 이같은 묘사들이 잘못된 프레이밍으로 만들어낸 이미지에 불과하다고 항변한다. 미디어를 통해 묘사된 일부 MZ세대의 부정적인 측면이 획일적으로 비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2022년 한국행 정연구원 국정 데이터 조사 센터에서 수행한 사회통합 실태조사 분석에 따르면 기성세대와 MZ세대는 타 집단에 대한 포용성 수준과 삶에 대한 주관적 인식 등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즉 기성세대와 MZ세대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오히려 X세대(1970~1980)보다 MZ세대(1980~2000)의 사회성 점수가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이는 실제 MZ세대의 모습이 미디어와 언론에서 잘못된 프레이밍이 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일부의 문제를 MZ세대 전체의 문제로 일반화하면서 세대 갈등을 일으킨 걸 알 수 있었다.

이렇듯 MZ세대는 기성세대와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X세대 보다 MZ세대의 사회성 점수가 높다는 연구 결과는 실제 MZ세대의 모습은 미디어에서 프레이밍 된 모습과 다르다는 것을 시사한다. 일부 ‘개인’의 문제를 ‘MZ세대’의 문제로 일반화하고 세대 갈등을 촉발하고 있는 것이다.

또 미디어의 MZ세대라는 구분과 정의, 용어 사용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국 사회의 세대 구분 방식에 대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출생연도에 따라 세대를 구분하는 용어(베이비부머/X/M/Z세대 등)가 갈등을 부추기며(68%), 세대 간의 이해를 어렵게 한다(53%)는 의견이 응답자의 절반을 넘겼다. 세대를 구분하는 용어 사용은 같은 세대 안에서 동질감을 높이는 효과도 있지만, 다른 세대와의 구별되는 특징으로 인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하고 있다.

이를 통해 MZ세대라는 용어의 등장과, 미디어를 통해 과장되게 묘사된 MZ세대의 모습이 세대 갈등과 함께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프레임을 벗어나야 보이는 ‘MZ세대’

이제는 기성세대와 미디어에서 만들어 낸 MZ세대 프레이밍에서 벗어나 MZ세대의 목소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어느 20대 남녀 7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이다.

‘MZ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는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고 개인을 중요시하는 세대”, “존중을 기반으로 하는 자유로운 세대”, “나의 행복이 우선이 되는 세대이자 많은 인덱스를 가지고 효율성을 중시하는 세대”라는 등 자유로운 견해를 밝혔다.

‘본인이 MZ세대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는 “개인주의, 디지털 네이티브 등의 (MZ세대의) 특징들이 부합하기 때문에 MZ세대라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요즘 미디어에서 묘사하는 이기주의와 같은 (MZ세대의) 특징과는 부합하지 않는다”는 답변이 나왔다. 이처럼 자신을 MZ세대라고 받아들이지만,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모습과는 부합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미디어에서 이뤄지는 MZ세대에 대한 부정적 여론 형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프레이밍으로 인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하기 앞서 선입견을 가지게 돼 사람을 잘못 판단할 수 있다”, “개인의 성향을 일반화해서는 안 된다”, “MZ세대에 대한 프레이밍은 모든 세대에 피로감을 줄 수 있다” 등의 비판적 의견을 제시했다. 

그렇다면 MZ세대는 어떤 소통의 방식을 원하고 있을까. 이들은 그 누구보다도 기성세대와 소통하고 싶어 했으며, 프레임을 통한 ‘세대’보다는 ‘개인’으로 존중받고 한 ‘인간’으로 이해받고 싶어했다.

MZ라는 한 세대로서의 대우가 아닌, 개인으로의 대우를 원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에는 기성세대의 충고와 조언을 받아들이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노력하겠다는 마음가짐도 가지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MZ세대란 단일 프레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이만으로 세대를 분류하는 관성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 연구원은 “인구통계학적 분류는 때로 유용할 수 있지만, 특정 세대를 하나의 인종처럼 호명하는 방식으론 현실을 설명하기 어렵다”며 “세대나 성별에 한정하지 않고, 사회 구조적 문제와 핵심 쟁점을 중심으로 서술을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한 논설위원 역시 “세대를 이해할 땐 단순한 나이 구분보다 금융위기, 디지털 전환을 비롯한 서로 다른 경험의 단층을 기준으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같은 세대로 묶이더라도 그 내부에 완전히 다른 생태계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개인의 생애 주기 단계까지 고려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MZ세대와 기성세대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기본이 돼야 한다. 또한 세대 특성을 이유로 편견을 갖고 서로 배제하는 일은 없어야 하고 명확한 목표와 방향을 위해 머리를 맞댈 필요가 있다. 기성세대와의 갈등을 촉발한 기존 MZ세대의 프레임을 벗어던지고,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한 소통으로 MZ세대란 무엇인지 새롭게 정의할 때인 것 같다.

세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청년들을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동료로 바라보는 시각 전환이다. 모든 세대가 그랬듯 청년도 시대에 따라 변화하고 적응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는 세대가 아니라 다르게 성장한 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진짜 소통의 출발점이다.

MZ세대란 이름이 빠르게 일상어가 된 지금, 그것은 단순히 연령대의 묶음이라기보단 ‘젊음’, ‘새로움’, ‘트렌드’란 문화적 코드로 기능한다. 하지만 그 안엔, 세대 간 경험 차이와 내부 다양성은 제대로 반영되지 않은 채 하나의 언어로 소비되고 있다. 이제 중요한 것은 MZ란 단어를 던지고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사람들의 삶과 맥락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MZ라서 그렇다’는 말에 머물지 않고, 서로 다른 세대를 이어주는 진짜 대화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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