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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하는 청소년, 괜찮은가?

< Illustration by Shinyoung Park 2006(박신영) >

[객원 에디터 6기 / 함예은 기자] 근래 화장하는 10대 청소년들이 부쩍 늘었다. 스킨이나 로션을 바르는 게 전부였던 이전 세대와 달리, 요즘 10대들은 다양한 기능성 제품은 물론 메이크업에도 관심이 많다. 

광주대 문화예술대학 뷰티미용학과 박정연 교수팀이 2017년 초·중·고교생 537명(초등학생 33.3%·중학생 32.8%·고등학생 33.9%)을 대상으로 화장품 사용 실태를 분석한 결과, 전체 초·중·고생의 60.9%는 피부·색조 화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크업 제품을 처음 접한 시기는 초등학생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 이상인 52%로 가장 많았다. 이어 중학생 때와 고등학생 때 시작했다는 학생은 각각 42.5%, 5.5%였다. 

화장하는 문화가 청소년 사이에서 퍼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10대 청소년들에게 ‘외모가 경쟁력’이라는 생각의 확산이 가속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화장은 자신의 정체성을 나타내거나 경쟁력을 높이는 수단이자, 또래 문화라는 것이다. 설문조사에서 대다수의 학생은 ‘더 예뻐 보이기 위해’ 메이크업을 한다고 응답했다. 박정연 광주대 교수는 ‘초·중·고등학생의 화장품 사용 및 화장행위 실태에 관한 연구’ 논문에서 “또래 집단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 매력적인 외모를 지향하려고 노력하는 성향이 나타나는데 이는 자연스럽게 화장행위로 나타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중매체의 발전으로 TV,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화장에 대한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고, 아이돌의 화려한 모습을 모방하려는 심리가 강하게 작용한다”라고 전했다.

청소년들의 화장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지속적으로 화장을 할 경우 초래할 수 있는 부작용 또한 무시할 수 없다. 화장품에는 몸에 유해할 수 있는 각종 화학 성분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허용치를 넘지 않도록 화장품을 만든다고 해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정 성분이 얼마나 우리 몸에 흡수되며, 그로 인한 어떤 위험 요소가 있는지 공식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호르몬 분비가 활발한 청소년기는 피지 분비가 왕성해 성인용 화장품을 사용할 경우 피부 트러블이 일어나기 쉽다. 연약한 청소년들의 피부에 성인용 파운데이션이나 블러셔, 아이라이너 등을 사용하면 자극이 강해 여드름과 같은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 또 피지 분비가 많은 상태에서 두껍게 화장을 하면 피지의 원활한 배출을 방해해 여드름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인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화장을 엄격히 제재하는 게 쉽지 않다는 토로가 나온다. 학생인권조례와 초·중등교육법이 충돌하는 지점이 있다. 서울 학생인권조례에는 “복장·두발 등 용모에 있어 개성을 실현할 권리(12조)”가 명시돼 있다. 초·중등교육법에는 “학교장 자율로써 학생들의 용모와 복장에 관한 것들을 규정할 수 있다”라고 적혀 있다. 학생, 학부모, 교사가 합의를 통해 정한다는 의미다. 

김주덕 성신여대 뷰티산업학과 교수는 “학생들 사이에서 화장이 보편화한 만큼 이를 일방적으로 막으면 반발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며 “화장을 하고 클렌징하는 방법 등 올바른 화장법을 알려주는 게 필요하다”라고 언급했다. 청소년들에게 화장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면, 청소년만의 아름다움을 지키고 좀 더 건강한 화장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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