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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대마 합법화 추진해도 될까

국제적으로 의료용 대마에 대한 관심 증가

14일, 몰타가 유럽연합(EU) 최초로 대마초를 합법화

의료용 대마, 자폐 스펙트럼 장애 호전시켜

<PIXABAY 무료 이미지 제공>

[객원에디터 2기 / 정수연 기자] 최근 국제적으로 의료용 대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마는 오랫동안 마약류로 지정돼 규제되었지만, 최근 몇 년간 많은 국가에서 합법화를 추진하거나 이미 실행한 상태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4일, 몰타가 유럽연합(EU) 최초로 대마초를 합법화했다. 통과된 법안은 개인에 최대 7g까지 대마초 휴대를 허용하는데, 가정에서는 말린 대마초를 최대 50g까지 보관 가능하며, 생물은 최대 4줄기까지 재배할 수 있다. 하지만, 공공장소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행위는 금지되며 어린이 앞에서 대마초를 피우다 적발되면 300∼500유로(약 40만∼67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그동안 네덜란드, 스페인 등 일부 EU 국가에서 대마초 사용에 대해 허용되어 온 것은 사실이나, 공식적 합법화는 몰타가 최초다.

2018년 10월,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캐나다 국민이라면 누구나 의료용과 기호용 대마를 소지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대마초의 의료용 합법화에 대해서는 팽팽한 찬반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태이다. 

조안 포켓 씨의 아들, 이즈라는 생후 17개월 만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진단받았다. CNN의 보도에 따르면,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당시 얼마나 충격적이었는지를 회상했다. 그녀의 주변 사람들은 자폐증에 대해 아이를 잃는 것과 같다며 말을 전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의사소통과 타인과의 사회적 상호작용 능력에 저하를 일으키는 신경발달장애이다. 대개는 3세 이전에 또래와의 발달상의 차이점이 발견된 후 진단받는 다. 또한 18개월령부터 언어 발달이 늦어지는데, 대표적으로 의사소통 장애, 사회적 상호작용의 장애, 반복적이고 상동적인 양상 등을 보인다. 하지만 심한 경우 자해나 심각한 공격적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캘리포니아 대학 소아신경과 트라우너 교수는 의료용 대마초가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경우, 뇌 속의 세로토닌 수치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은 경향이 있는데 의료용 대마의 사용이 이 수치를 완화시켜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트라우너 교수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긴 하지만, 의료용 대마의 사용이 환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전했다. 미국 식품의약처는 자폐증의 핵심 증상에 효과가 있는 치료방법은 승인하지 않은 상태이다. 현재까지 FDA의 승인을 받은 항정신병 제제는 두 가지로, 조울증과 조현병에 주로 사용되는 약물이다. 이 약물은 심각한 공격성이나 자해를 나타내는 경우에만 사용되며 심각한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

미국에서 대마초는 암, 녹내장, 에이즈, C형 간염, 크론병, 알츠하이머 등의 증상을 약화·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미시간 주는 지난 2013년 의료용 대마초 사용을 합법화했다. 미국의 50주 중 37주는 대마초 사용을 의료용으로 합법화하고 있지만 여전히 연방 차원에선 대마초를 마약류로 분류하고 있다. 대마에는 100종류 이상의 의료성분(canabinoid, CBD) 화합물이 있는데, 도취성분(Δ9-tetrahydrocannabinol, THC)과 CBD가 의약품용으로 활용된다. 의료용은 도취성분(THC) 복합 또는 의료성분(CBD) 단독으로 항암치료 부작용인 메스꺼움(nausea), 거식증(anorexia), 뇌전증(seizures), 근육경련(muscle spasm), 편두통(migraine), 알츠하이머, 우울증 등 질환에 사용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18년 11월, 뇌전증 환우들의 거듭되는 요청에 따라 의료용 대마 사용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했다. 하지만 식약처에서 허가한 대마성분 의약품은 4가지고, 그 중 뇌전증 치료제로 주로 쓰이는 것은 에피디올렉스(Epidiolex, 성분명 CBD)다. 현재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심사와 허가를 거쳐 한국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서만 공급받을 수 있다. 의사 진단서와 처방전을 필수요건으로 하고 있으며, 법안의 허용 초기 수요도 조사에서 40여만 명의 뇌전증 환자 중 1차적인 대마오일 수요가 8,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올바르게 사용되기 위해서는 대마 사용의 안전성이 확보되고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공적 기관이 관리를 하고, 국내 생산의 경우 특히 환각작용을 일으키는 THC 성분과 CBD성분의 분리 정제에 관한 기술력도 따져 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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