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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폭우로 사망자 200명 육박… 기후변화 문제 심각

독일 서부, 네덜란드, 벨기에 집중 강타

1300여명 연락두절, 사망자 200명 육박

EU 집행위원장 “기후변화 명확한 징후”

Illustration by Eujean Cha

[위즈덤 아고라 / 하민솔 객원기자] 서유럽 폭우로 인하여 독일 서부, 벨기에, 네덜란드에서 막대한 피해가 생겨났다. 폭우로 인한 사망자만 200명을 육박하고 있으며, 가장 피해가 컸던 독일에서는 1300여 명이 연락두절인 상태이다. 

강이 불어나고 주택과 도로가 침수되었으며, 철도는 끊기고, 피해 지역 일부는 정전이 발생하고 식수 공급이 중단됐다. 우베 키르셰 독일 기상청 대변인은 “1000년 만의 폭우”라며, 전체 피해 규모를 확정하는 데에는 수주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폭우는 지중해에서 유입된 저기압이 형성되며 독일 등지에 폭우를 쏟았고, 14~15일 홍수가 발생했다. 베른트라고 불리는 정체된 저기압대 때문인데 한여름 낮 기온이 섭씨 20도에 불과했던 라인강 주변으로 지중해와 남프랑스를 거쳐온 고온다습한 저기압 베른트가 유입되면서 기록적인 폭우가 내렸다. 

피해가 가장 컸던 독일의 경우, 독일 서부 라인란트팔츠주에서만 최소 110명이 숨지고 670여 명이 다쳤다. 독일은 2만 2000여 명의 구조대를 투입해서 실종자 수색 및 복구 작업을 펼쳤지만 폭우로 전기 공급망이 끊기며 약 11만 4000가구에 전기가 끊기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은 군인들이 탱크로 엉망이 된 도로와 쓰러진 나무 등을 치우고, 헬리콥터를 이용해 지붕 위로 대피한 주민들을 구조했다고 전했다.

또한 독일 라인란트팔츠주 진치히 지역의 장애인 요양시설에서는 거동이 불편한 12명의 장애인이 익사하는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 14일부터 내린 비로 건물에는 물이 빠른 속도로 차올랐고, 1층에 자고 있던 사람들은 밖으로 나갈 기회도 없이 홍수에 휩쓸렸다. 

이번 폭우로 인해서 유럽 국가들의 재해 경보 시스템에 구멍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으며 관계 당국의 늑장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독일 라인란트팔츠주 환경당국은 지천이나 소하천에 대한 관측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유럽홍수조기경보시스템(EFAS)을 설계한 해나 크로크 영국 리딩대 수문학 교수는 호수 피해 당국들이 적절한 대피 방법을 안내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벨기에 리에주와 룩셈부르크 일부 지방 정부들은 폭우가 내리자 주민들에게 집을 떠나라고 안내했는데, 클로크 교수는 “대피를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거나 운전대를 잡는 것은 몹시 위험한 행동”이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일관된 매뉴얼 없이 지방 정부에 모든 폭우 및 홍수 대책을 맡기는 독일의 시스템에서도 문제점을 거론했다.

유럽 지역의 폭우와 홍수 현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IPCC)는 지구 평균 온도가 1.5℃ 오르면 매년 약 500만 명의 유럽 주민들이 홍수를 겪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대서양을 사이에 둔 북미 지역에서는 이례적인 폭염이 이어지며 이상기후가 우려되고 있다. 캐나다 서부는 섭씨 50도에 육박한 폭염으로 일주일 새 700여 명이 숨졌고, 미국 서부에서는 70건이 넘는 대형 산불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16일 이번 홍수 피해가 “기후변화의 명확한 징후”라고 말했고,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역시, “기후 변화에 대한 결연한 싸움에 참가해야 우리는 기상 상황을 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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