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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네이처]SF 소설 ‘삼체’로 알아보는 페르미 역설: 외계인은 존재할까?

< tensor ai 제공 >

[위즈덤 아고라 / 이수아 기자] 어두운 밤, 하늘을 가득 채운 별들을 올려다보면 언제나 같은 질문이 떠오른다: 저 광활한 우주 속에 우리 인류만이 유일한 지적 생명체일까?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질문은 인류가 밤하늘을 향해 첫 시선을 던진 이래 끊임없이 반복되어 온, 인간 본성의 가장 근원적인 호기심이 아닐까.

우리는 밤하늘을 보며 외계인을 상상한다. 먼 행성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또 다른 눈, 그리고 그 눈에 비친 우리의 모습. 영화에서 본 이티라던가, 혹은 무시무시한 초능력을 지녔다거나… 많은 미디어와 사람들은 ‘외계인’에 대해서 말한다. 

존재하는 수많은 별들, 그 속에 숨겨진 무수한 행성들. 과연 그곳에 사는 외계인들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언어를 사용할까? 어떤 문명을 이루고 살아갈까?

이러한 의문은 오래전부터 인류를 괴롭혀 왔고, 이에 대한 가장 유명한 이론은 ‘페르미 역설’이다. 페르미 역설은 간단하다.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왜 아직 만나지 못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한다. 우주의 나이와 크기를 고려할 때, 고등 문명이 존재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아직까지 외계 문명의 확실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우주는 넓고, 시간은 무한하다. 그렇다면 어딘가에 존재할 법한 외계 문명. 그들은 대체 어디에 숨어 있는 걸까? 아니면 우리가 그들을 찾는 방법을 몰라서 아직 만나지 못하는 걸까? 혹은, 더욱 섬뜩한 가능성도 있다. 우리가 발견되기 전에 그들이 먼저 우리를 발견했고, 어떤 이유에서든 우리에게 접근하지 않고 있는 건 아닐까?

페르미 역설은 단순한 과학적 문제를 넘어, 우리 인류의 존재와 우주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우주 속에 홀로 존재하는 특별한 존재일까, 아니면 수많은 문명 중 하나일까? 오늘 우리는 그 답을 찾기 위한 긴 여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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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미 역설: 너무 광대한 침묵

1950년, 물리학자 엔리코 페르미는 점심시간에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며 질문 하나를 던졌다. “외계인들은 다 어디에 있는가?” 페르미의 말처럼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이나 되었고, 그 안에는 2천억 개 이상의 은하가 존재한다. 900억 년 동안 팽창해 온 우주의 지름은, 그 크기를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각 은하에는 수천억 개의 별이 있고, 그 주위를 도는 행성도 무수히 많다. 생명체가 탄생할 확률이 충분히 높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이미 외계 문명과 접촉했어야 하지 않을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는 깜깜한 침묵만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페르미 역설이라 불리는 모순적 질문을 낳았다. 우주는 이렇게나 거대한데 왜 외계인은 보이지 않는가? 이 질문은 과학계에서 오랜 시간 동안 논의되어 왔다.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 우선 우리 은하, 즉, 우리 지구가 속한 ‘은하계’로 눈을 돌려보자. 은하계에는 약 4천억 개의 별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 중 지구와 유사한 환경을 가진 행성들이 약 10억 개는 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만약 이들 중 0.1%만이 생명을 품고 있다 해도, 우리 은하에는 최소 천만 개의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그들로부터 어떠한 신호도 받지 못했다. 외계 문명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

여기서 페르미 역설은 거대한 ‘필터’ 개념을 도입한다. 이 필터란, 생명체가 우주적 규모로 나아가기 전 극복해야 하는 중요한 장벽들을 말한다. 생명이 탄생하고, 진화하고, 문명을 이루기까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과정일 수 있다. 지구가 생명체를 품게 된 과정 역시 수많은 우연이 겹쳐져 만들어진 결과일지도 모른다. 이를테면, 다른 행성에서는 생명체가 만들어지기 위한 조건이 좀처럼 맞춰지지 않는 것이 필터일 수도 있다.

반대로, 우리 앞에 아직 거대한 필터가 놓여 있을 수도 있다. 어쩌면 외계 문명들은 자신들이 너무 발전한 나머지 어떤 위험에 부딪히고 말았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엄청난 기술을 얻은 순간 스스로를 파괴하는 버튼을 눌러버린 것처럼. 그 결과, 그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게 되었고, 우리는 그들의 잔해도 모른 채 이 적막한 우주 속에 남겨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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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체로 알아보는 어둠의 숲 이론 

최근 들어 페르미 역설은 SF 소설 《삼체》를 통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삼체》는 우주에는 수많은 문명이 존재하지만, 서로를 파괴하기 위해 숨어서 살아가고 있다는 ‘어둠의 숲’ 이론을 제시한다. 

이야기는 문화대혁명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국의 한 과학자, 예원신(叶文洁)자신의 연구소에서 정부의 탄압을 받으며, 과학적 진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동료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때 예원신은 지구의 멸망과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을 위한 비밀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전파를 우주로 송신하는 위험한 결정을 내린다.

우주로 송신된 신호는 미지의 영역에서 온 것이었다. 예원징은 그 신호의 출처인 삼체 문명에 대한 정보를 파헤치면서, 그들의 세계가 세 개의 태양 주위를 도는 불안정한 행성임을 알게 된다. 삼체인들은 극심한 자연재해와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 고통받고 있으며, 새로운 집을 찾기 위해 지구를 향한 욕망을 품고 있다는 것 역시도 알게 되었다. 

소설의 후반부는 인류가 삼체인과의 첫 접촉 이후 겪게 되는 위기와 선택을 통해, 인간 존재의 의미를 묻는다. 우리는 과연 이 우주 속에서 어떤 존재로 남아야 할까? 삼체인들의 도래는 인류에게 선택의 기로를 제공하며, 그들의 결정이 인류의 운명을 좌우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을 관통하는 질문은 단순하다. 우리는 과연 외계 생명체를 두려워해야 하는가, 아니면 그들과 함께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하는가?

이때, 삼체의 어둠의 숲 이론은 우주가 마치 끝없는 암흑의 숲과 같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철저히 침묵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누구라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순간, 더 강력한 포식자에게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외계 문명들은 서로를 찾아내는 순간 서로를 공격할 것이라는 두려움에 자신을 철저히 감추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론에 따르면, 우리가 다른 외계 문명과 접촉하지 않은 이유는 그들이 우주의 법칙을 너무나도 잘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생존하기 위해서는 조용히 숨죽여야 한다는 것.

우리가 첫 번째일까?

또 다른 가능성은 우리가 정말로 ‘혼자’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이 우주의 첫 번째 문명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우주는 138억 년 동안 진화해 왔지만, 지구는 이제 겨우 45억 년을 지나왔다. 그동안 우주가 생명을 품을 수 있는 조건이 성숙해진 시점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는 우주에 생명을 불어넣는 첫 번째 문명이 될 수도 있다. 이 무거운 책임감이 오히려 우리에게 주어진 축복일 수도 있다. 

생각해 보라. 우주는 너무나도 오래되었고, 지구의 생명은 45억 년 동안 존재해 왔다. 하지만 고등 지능을 가진 인간은 겨우 350만 년을 살아왔다. 그 짧은 시간 동안 우리는 우주를 통신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러나 그 통신기술조차 최근 100 년 동안 겨우 발전해 왔다. 우리는 아직 우주에 대한 무언가를 이해할 준비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외계 생명체들이 우리처럼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다른 존재들은 어디에 있는 걸까?” 하고 궁금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외계인이 우리의 논리와 감각을 공유할 거라는 보장은 없다. 우리는 너무도 원시적이고 구식의 방식으로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우리보다 훨씬 더 지능이 높은 외계 문명이 존재하더라도, 그들은 우리가 발신하는 신호조차 감지하지 못할 수 있다. 그리고 설령 우리가 그들과 마주한다 하더라도, 그들과의 소통은 불가능할 정도로 어려울 것이다. 우리와 그들 사이의 차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클 것이다. 마치 가장 영리한 다람쥐에게 인간 사회를 설명하려는 시도와도 같다. 그 다람쥐에게는 그저 생존을 위한 정보만이 필요할 뿐이다. 우리는 다람쥐를 미워하지 않지만, 자원을 얻기 위해 숲을 파괴할 수는 있다. 어쩌면 우주 저 너머의 어떤 문명도 우리를 그러한 다람쥐처럼 여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주에 생명이 존재할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NASA와 유럽우주국(ESA)이 발사한 다양한 탐사선들이 화성, 목성의 위성 유로파,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와 같은 천체에서 생명의 흔적을 찾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다. 이들 탐사선들은 얼음 층 아래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이는 미생물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또 2023년 11월, 제임스 웹 우주 망원경(JWST)이 K2-18b라는 외계 행성의 대기에서 디메틸 황화물(DMS)을 발견했다. DMS는 지구에서 미생물이 생성하는 화합물로, 생명체의 존재 가능성을 암시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이다. K2-18b는 지구에서 약 120광년 떨어져 있으며, 대기에 수증기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우주 공학의 발전은 우리가 첫 번째 문명이 아닐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Breakthrough Listen이라는 프로젝트는 최신 기술을 사용해 우주의 넓은 범위에서 외계 신호를 찾고 있으며, 수십억 개의 별과 행성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100페타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그중 일부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분석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외계 문명의 신호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우리가 우주의 첫 번째 문명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하버드 대학의 천문학자 아비 로엡(Avi Loeb)은 최근 그의 저서에서, 우리가 우주에서 첫 번째로 등장한 지적 생명체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로엡은 우리가 다른 문명과의 접촉이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인류가 지적 생명체의 첫 번째 사례라는 것을 암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우주가 약 138억 년 동안 진화해 왔지만,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조건은 이제 막 성숙했을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드레이크 방정식? 가능성을 증명하라

1961년, 프랭크 드레이크는 우주에 존재할 수 있는 지적 문명의 수를 추정하는 방정식을 만들어냈다. 드레이크 방정식은 단순한 수학적 공식을 넘어서, 인류가 우주에서 얼마나 고립되어 있는지를 통계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였다.

방정식은 이렇게 생겼다:

N = R × fp × ne × fl × fi × fc × L*

이제 차근차근 보자.
N은 우주에서 우리가 접촉할 수 있는 지적 문명의 수다. 이 숫자는 우리가 얼마나 혼자인지를 설명해 줄 것이다.
R*는 우주에서 매년 새로운 별들이 탄생하는 속도다. 은하계에서 매년 약 1~2개의 새로운 별이 태어난다고 본다.
fp는 그 별들 중에서 행성을 가진 별들의 비율이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태양 같은 별들 중 약 20%에서 50%가 행성을 가진다고 한다.
ne는 그 행성들 중 생명체가 살 수 있을 만한 행성의 수다. 여기에 물과 대기가 존재하는 행성들을 넣을 수 있겠다.
fl은 생명이 그 행성에서 실제로 발생할 확률이다. 지구를 생각해 보자. 45억 년 전, 지구의 바다에서 처음 생명이 탄생했다. 하지만 이 확률은 여전히 미지수다.
fi는 생명이 지능을 가지게 될 확률이다. 인간은 진화를 통해 지능을 얻었지만, 이 과정은 필연적이지 않다.
fc는 그 문명이 신호를 내보낼 수 있는 기술을 발달시킬 확률이다. 우린 전파를 내보낼 수 있게 되었지만, 다른 문명도 그럴까?
마지막으로 L. 각 문명이 신호를 보낼 수 있는 시간이다. 즉, 문명이 존재하는 기간. 

이 L이 결정적이다.

문제는 이 방정식의 각 항목들이 아직 정확히 측정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L, 문명의 생존 기간이 얼마나 긴가에 따라 우리가 존재할 수 있는 문명의 수는 급격히 달라진다. 어떤 문명은 수백만 년을 지속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전쟁이나 환경파괴로 단 몇 세대만 지속되는 문명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인간은 얼마나 오래갈까? 이는 우리에게 달렸다.

< copilot ai 제공 >

어쩌면, 모든 문명은 이미 사라졌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지구에서 겨우 100년 전, 전파를 사용해 신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만약 다른 문명도 전파를 이용해 신호를 보낸다면, 그 신호가 우리에게 도달하기까지 얼마나 걸릴까? 우주의 넓이를 생각해 보면, 이미 그 문명은 오래전에 멸망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그들의 신호를 받는 순간, 그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코스모스의 저자 칼 세이건(Carl Sagan)은 이러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리는 별의 먼지로 만들어졌다”라고 말했다. 칼 세이건의 가정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별의 탄생과 죽음 속에서 나온 산물이며, 다른 생명체들 역시 같은 과정을 거쳤을 것이다/ 

한편, 미 항공우주국(NASA)은 우주 탐사를 통해 생명이 존재할 수 있는 다른 행성을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NASA의 타이탄 연구 프로젝트는 토성의 위성 타이탄에서 메탄 바다를 발견했고, 이는 지구와 다른 형태의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했다. 타이탄은 대기 중 메탄이 지속적으로 공급되는 현상을 보이며, 이는 미생물 또는 화학적 반응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는 이론이 제기되었다. 

마지막으로,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센터(CfA)에서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우주에서 생명의 탄생 가능성은 단순한 확률 문제를 넘어선다. 연구진은 우주에서 생명체가 탄생할 수 있는 지역, 즉 “생명 가능 지대(Habitable Zone)”가 우주의 여러 곳에 존재한다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생명이 태어나고 진화하는 데는 수백만 년이 걸릴 수 있으며, 이는 인류가 발견하기에 너무 느리거나 이미 멸망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먼저, 더욱 정교한 우주 탐사 장비를 개발하고, 더 넓은 영역을 관측해야 한다. 또한, 외계 신호를 탐지하기 위한 SETI(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 프로젝트와 같은 노력도 지속되어야 한다.

하지만 외계 생명체를 찾는 것은 단순히 과학적인 문제만은 아니다. 우리는 외계 생명체와의 만남이라는 상상력을 통해 인류의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외계 생명체와의 만남은 우리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줄 수도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외계 문명들이 우리와 같은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닐까? 페르미 역설에 대한 답은 의외로 단순할 수 있다. 그들은 존재하지만, 그들 역시 우리처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침묵한다. 그들은 숨어 있다. 생존하기 위해서 말이다.

삼체는 인간과 외계 문명 사이의 접촉이 과연 ‘진보’일 수 있는지에 대한 깊은 회의를 던진다. 우리가 접촉을 꿈꾸는 것은 인간의 본능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꿈이 현실이 된다면, 그것이 곧 재앙이 될 수도 있다는 무거운 질문을 남긴다.

결국, 외계인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답은 페르미 역설처럼 단순히 ‘왜 아직 만나지 못했을까?’라는 질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이 이미 어딘가에서 우리를 보고 있을지 모른다는 불편한 가능성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이 침묵하는 이유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깊고, 더 어둡다.

누군가 존재한다고 확신할 때, 가장 무서운 것은 바로 그들이 우리를 보고 있지만, 우리가 그들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외계인은 존재할까? 삼체의 대답은 그들이 이미 우주 저 너머에 있고, 그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라는 섬뜩한 결론에 다다른다. 

그러니, 그저 침묵하라.

[위즈덤 네이처] 자연과학의 지식을 동원하여 뇌과학과 정신건강, 심리를 비추는 새로운 시리즈, 이수아 기자의 ‘위즈덤 네이처’의 시작을 알립니다. 복잡한 세상살이와 인간의 마음을 탐구하는 데 과학이 어떻게 호기심을 풀어나갈지, 일상에서 만나보는 궁금했던 과학의 세계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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