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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l] – 첫사랑과 닭싸움, 소설 ‘동백꽃’

Illustration by Sihyun Jeun (NAS Dubai Year 10)

by Hyejin Kang (DAA Grade 6)

첫사랑은 어리숙하고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되며 세상을 알아가는 중요한 시기에 드는 마음이다. 그리고 처음이라 모든 게 어리숙하고,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도 서툴다. 소설 [동백꽃]에 나오는 ‘점순이’는 주인공, ‘나’에게 끈질기고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줬다. ‘나’의 관심을 얻기 위해 계속 질문을 하며 김이 모락모락 나는 햇감자를 주기도 하고, 감자를 거절당하자 닭싸움을 붙이기도 하였다. 이 행동들은 ‘나’가 싫어하고 짜증나는 행동들이었지만 첫사랑의 마음을 숨길 수 없었던 점순이는 계속해서 ‘나’의 관심을 끌만한 행동을 하였다. 점순이는 ‘나’를 좋아했고,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당찬 성격을 갖고 있었다. 

‘나’는 맨 처음 점순이가 미쳤다고 생각했지만 자신과 닭을 못살게 구는 점순이가 미워서 이내 닭에게 고추장을 먹이고 점순이의 닭과 싸움을 붙여보기도 했다. 그래서 감자 사건 이후, 그의 신경은 모두 점순이에게 향해 있었다. 하지만 점순이가 ‘나’를 좋아해서 하는 행동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나무를 하러 산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나’의 닭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고 점순이의 닭은 아무렇지도 않았다. 닭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가만히 앉아 호드기를 부는 점순이의 침착한 모습에 화가 났고, 나도 모르게 점순이의 닭을 죽여버렸다. 점순이는 닭을 죽였으니 어쩔 거라며 언성을 높였고, ‘나’는 겁이 나서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하지만 점순이는 그런 나를 달래주었고, ‘나’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점순이는 이제 만족하는지 이번 일은 이르지 않겠다며 ‘나’를 안심시켰고 둘은 알싸한 동백꽃 사이로 넘어졌다. 

주인공 ‘나’는 소설의 초반에 열심히 울타리를 엮고 있었다. 하지만 쥐도 새도 모르게 다가온 점순이의 끈질긴 질문들에 그는 무심하게 답을 뱉을 뿐이었다.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서로 남처럼 말도 안 섞고 지냈던 점순이가 이렇게 행동하는 게 의아하면서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던 중 점순이가 ‘나’를 향해 뜨거운 감자를 건네더니, 마치 자신을 뽐내듯 ‘네 집엔 이것도 없지? 라며 ‘나’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나’는 타들어가는 속을 애써 진정시키며 감자는 안 먹는다고, 점순이의 선물을 거절했는데,  점순이는 씩씩 거리며 눈물 맺힌 눈으로 그를 쏘아보며 집으로 재빨리 들어가 버렸다. ‘나’는 원래는 이렇게 눈물까지 흘릴 애가 아니라는 생각에 의아했지만 더 이상 궁금해하지 않았다.

‘나’는 자신의 집이 마름인 점순이네의 호의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최대한 점순이와 엮이며 좋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 어머니도 보는 눈이 많다며 점순이와 소문이 나면 이 동네에서 살 수 없게 된다며 신신당부를 하셨다. 하지만 갑자기 닭을 후려치는 점순이의 행동에 화가 났고, 결국 참다못해 점순이와 한바탕 말싸움을 하고 집으로 들어와 다친 닭에게 고추장을 먹였다. 그리고 다음날, 그 닭이 얼마나 좋아졌나 시험을 하러 점순이네로 가서 닭과 싸움을 붙여보았다. 그러자 ‘나’의 닭이 점순이네 닭을 세게 공격했고 결국 그 닭은 피를 흘리게 되었다. 하지만 이내 점순이네 닭은 더욱 세게 공격을 했고, ‘나’의 닭은 심하게 다치게 된다.‘나’는 졌다는 분함에 억지로 고추장 물을 닭의 입에 들이부었다. 닭은 괴로워 보였지만 그는 모든 고추장 물을 먹이고 그 닭을 우리 안에 집어넣었다. 다음날, 점순이는 또 ‘나’의 아픈 닭과 그녀의 닭싸움을 붙였고, ‘나’는 자신의 닭이 쓰러져 있음에도 태연하게 구는 그녀에게 화가 나, 점순이네 닭을 죽여버렸다. 그러자 점순이는 벌떡 일어나 화를 냈고, 결국 ‘나’는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하지만 점순이는 이내 그를 달래주며 사람들에게 이르지 않겠다고 나를 달랬다. 점순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자면, 그녀는 ‘나’의 관심을 끌기 위해 그런 짓을 저지른 거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나’의 부정적인 태도에도 계속해서 말을 걸고, ‘나’가 싫어하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마지막에 ‘나’를 달래주는 모습을 보면 모든 게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소설에서 점순이가 건넨 감자는 그녀의 마음이자 첫사랑의 징표였다. 햇감자는 시골에 살고 있는 ‘나’의 집안 형편을 보았을 때 꽤 귀한 음식이었다. 즉, 그 음식을 주는 점순이는 ‘나’에게 호감이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놀리는 것 같아 점순이를 쳐다도 보지 않고, 감자를 받지 않았다. 즉, 점순이는 ‘나’가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여 창피함과 서러움, 분함이 섞인 얼굴로 씩씩대며 집으로 들어가 버린 것이다. ‘나’는 이 행동 역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점순이를 향한 분노가 더 커졌다. 점순이가 ‘나’의 닭과 싸움을 붙인 것도 자신의 마음을 거절한 것에 대한 복수이자 마음을 알아달라는 것이었다.

소설 제목인 동백꽃은 점순이와 ‘나’의 관계를 아주 잘 나타내는 꽃이다. 그 이유는 동백꽃의 꽃말이 “진실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이 꽃말은 점순이의 심정과 그들의 관계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려준다. 즉 점순이의 끈질김과 열정, 그리고 ‘나’의 관심을 얻기 위해 한 행동들은 모두 ‘나’를 좋아했기 때문이었다. 그 뜻은 점순이가 빨간 동백꽃의 꽃말과 같은 마음이라는 것이다. 또, 소설 속에서는 노란 동백꽃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사실상 노란 동백꽃이라는 것은 없고 생강나무를 뜻한다. 동백꽃이 펼쳐진 산은 주인공이 처음으로 점순이와 화해를 하고 풋풋한 첫사랑이 시작된 장소이다. 시골에서 볼 수 있는 순박하고 순수함을 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제목을 동백꽃이라고 칭한 것이다. 

소설을 읽고 맨 처음 느꼈던 점은 점순이의 짓궂은 행동과 ‘나’를 깔보는 듯한 태도 때문에 점순이가 얄미웠다. 하지만 계속 생각해보니 모든 게 점순이의 호감 표현이었고, ‘나’의 관심을 끌기 위함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군가를 좋아한다고 어렵게 고백했는데, 거절을 당한다면 점순이처럼 분한 마음이 들고, 상대를 향한 마음을 쉽게 정리하기 어려울 것이다. 또한  ‘나’가 점순이의 행동의 뜻을 알아채지 못해, 아쉬운 점이 없지 않아 있었다. 하지만 ‘나’도 이성에 대한 마음이 처음이라 몰랐을 것 같다. 첫사랑에 대한 풋풋한 분위기와 어리숙했던 주인공의 모습이 매우 만족스러웠다. 결론적으로 소설은 끝이 났지만 이런 풋풋한 사랑이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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