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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계 미국인 교육 기회 확대의 필요성: 다양성과 평등을 위한 길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인재 육성을 위한 아시아계 미국인 교육에 대하여

<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8기 / 최현우 기자] 현대 사회에는 다양한 인종과 종교, 문화가 어우러져 있다. 이런 사회문화적 다양성은 세계 여러 나라의 문화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을 높여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집단이 부딪혀 갈등이 끊임없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자신과 다른 특성이 있는 집단을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인식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혐오 범죄(Hate Crime)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다.

전 세계가 고통을 겪었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는 반아시아 증오 범죄와 인종차별이 더욱 심해졌다. 다양한 사회문화적 배경을 가진 타인들을 인정하고 존중하기보다는 노골적으로 혐오하는 정서가 만연해졌기 때문이다. 어떤 차별은 공기처럼 존재하기도 한다. 미국 전역에서 아시아계 사람들에 대한 반아시아 감정과 증오 범죄가 증가하는 사건들이 라디오나 뉴스로 보도되고 있다. 

아시아아메리칸연맹(AAF)이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전국 성인 6,272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난 1년간 아시아계 미국인의 32%가 인종 비하 발언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이어 29%는 언어적 괴롭힘이나 학대를 받았으며 14%는 신체적 공격, 19%는 사이버 괴롭힘을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 역시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학교 내 혐오 범죄에 대한 문제 제기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특정 집단에 대한 모욕적, 부정적 발언을 의미하는 ‘혐오 표현’은 학교 폭력의 대표적인 유형 중 하나로 꼽힌다. 이는 피해 학생의 공포심을 높일 뿐만 아니라 학교 활동이나 수업 참여를 방해한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다.

다른 인종에 대한 지식 부족과 편견은 차별의 주요 원인이다. 교육과 경험의 부족은 사람들 간의 이해를 가로막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식민주의, 노예제도, 우월주의 등은 인종차별을 정당화하고 유지하는데 기여했다. 개인의 편견이나 선입견 역시 이런 문제들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다. 러셀 정 샌프란시스코 주립대 교수는 ‘아시아계에 대한 몰이해는 아시안을 질병 전파자, 공산주의자, 저임금 노동자, 첩자로 쉽게 인식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광범위한 편견 자체가 증오범죄를 용인하는 면죄부로 악용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시안 역사의 상당 부분이 교육과정에서 간과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정규 교과 과정에서 흑인과 유대인 차별의 역사는 가르치지만, 한국과 중국, 일본계 등 아시아계에 대한 차별 내용은 거의 없다. 2017년 미국 사회과학회(NCSS)의 보고에 따르면, 사회과 교과 기준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이 언급된 비율은 단 9%에 불과했다. 아시아계 미국인 역사에 대한 무지가 증오 범죄에 큰 영향을 미쳤음을 시사한 것이다. 

인종차별의 역사에 초점을 맞춘 전시회를 기획한 스미소니언 전시회 책임자인 데보라 L맥 박사는 ‘불평등의 역사를 지금 이야기하지 못하면 미래로 나아갈 수 없다’고 취지를 밝혔다. 서로 다른 인종의 역사가 공교육에서 균형 있게 다뤄지면, 학교 안팎의 소수자 비하와 차별 사례가 줄어든다는 사실이 여러 실증 연구를 통해 뒷받침되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다양성을 존중하고 이해를 증진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인종의 고난, 승리, 그리고 역사 속에서의 영향력을 포함하는 교육이 절실하다.

‘과연 미국 시민들도 필자의 주장에 동의할까?’라는 의문이 들어 직접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과반수가 아시아계 미국인 교육을 늘리길 희망했다. 특히 설문 중에는 초등학교 저학년과 같이 ‘편견’이 형성되기 전에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이 많았다.

역사와 문화는 그 나라를 이해하는 밑거름이 된다. 이에 다음 세대에게 이전 세대의 이야기를 공정하게 알리는 일은 대단히 중요하다.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걸어온 역사를 교육 과정에 포함해 차별과 공헌의 역사를 온전히 전달하는 것이야말로 인종차별 등 혐오 범죄의 궁극적 해결 방안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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