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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경계 속에 원천 봉쇄된 천안문 추모 행사

같은 날 중국 달 탐사선 인류 최초 달 뒷면 착륙…

<1989년 6월 4일 천안문 민주화 시위 당시 시위 진압 탱크를 막아선 남성의 모습. ‘탱그맨’으로 알려져있음.>

[객원 에디터 7기 / 강세준 기자] 지난 6월 4일은 1989년 6월 4일 천안문(톈안먼)에서 발생했던 민주화 시위가 중국 당국에 의해 유혈 진압된지 35주년이었다. 중국과 홍콩에서 시위를 억압하기 위한 준비가 삼엄한 가운데 일부 산발적인 저항이 일어났다. 홍콩 번화가 코즈웨이베이 빅토리아파크에서 한 예술가가 천안문 시위를 기리는 퍼포먼스를 하다 경찰에 연행됐고, 라이칭더 대만 총통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천안문 희생자를 추모했다. 중국의 통제 밖인 영국에서는 망명한 홍콩인이 천안문 시위를 극화한 ‘5월 35일’을 공연하는 등 천안문 사태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천안문 시위는 1989년 4월 15일 중국 개방파 공산당 총서기였던 후야오방의 사망으로부터 시작되었는데, 후야오방 서기에 대한 추모와 애도로 시작되었던 시위는 민주화, 반부패를 요구하는 시위로 바뀌었다. 이후 중국 당국은 베이징 일부 지역에 계엄령을 선포한 뒤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을 진행했다.

현재 중국 당국의 천안문 시위에 대한 공식 입장은 1989년 봄에 일어난 정치풍파라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내부에서는 검열을 통해서 해당 사건에 대한 언급을 피하며 잊히게 하려고 노력한다. 이에 대해서 이 날 진행된 외교부 브리핑에서는 한 네덜란드 기자가 천안문 시위에 더해 언급하지 않는 금기를 깨고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에게 천안문 사태에 관한 입장을 질문하였는데, 이에 대해 정치풍파라는 기존의 결론을 번복하였다. 그러나 공식 웹사이트에서는 해당 질의가 빠진 상태이다.

천안문 사태로 인해 중국 인터넷에서는 6월 4일, 8964(1989년 6월 4일을 줄인 것) 같은 단어들이 검열된다. 중국의 인터넷은 공산당에 의해 감시되기에, 해당 단어들을 사용할 경우 조사를 받을 수도 있다. 그렇기에 5월 35일, 64 등으로 검열을 우회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한편 홍콩에서도 2020년 6월 중국에서 제정된 국가보안법 시행 이후 이번 3월 홍콩 자체 국가보안법이 통과되었다. 해당 법안의 통과 이후 처음으로 천안문 시위 기념일을 맞게 된 홍콩에서는 당국의 통제가 더욱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이 날 밤 9시 30분 홍콩 번화가에서는 한 행위 예술가가 손가락으로 ‘8964’를 쓰자 수십명의 경찰관들에게 체포되기도 하였다. 이 말고도 이미 7명이 홍콩 당국에 의해 국가보안법에 의거, ‘증오 선동’ 혐의로 체포되었다.

이에 더해서 지난 30년동안 천안문 시위 추모 집회가 열렸던 홍콩 빅토리아 파크에서는 경찰이 배치되었고, 추모 미사를 열었던 홍콩 천주교 교구는 시위 추모 미사를 멈추었다.

한편 이와 동시에 6월 4일 중국의 무인 달 탐사선 ‘창어 6호’가 인류 최초로 달 뒷면 착륙과 흙 채취에 성공하여 대비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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