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를 이을 제4 이동통신사 등장할까

정부, ‘이동 통신 사업자 신규사업자 진입 지원방안’ 발표

13년간 실패한 제 4 이통사 추진될까

유력 후보로는 네이버, 카카오, 쿠팡 꼽혀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4기/김민주 기자] 지난 3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동통신 서비스 신규사업자 지원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이는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의 뒤를 이을 네 번째 이동통신업 신규 사업자를 시장에 진입시키기 위한 추진 방안을 골자로 하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시장진입 문턱을 낮추는 주파수 할당 △시장진입 초기 망 구축 지원 △단말 조달·유통 등 서비스 운영 지원 등 전 단계에 걸친 맞춤형 지원정책을 준비하고 있다며 먼저 기존 이동통신사로부터 회수한 5세대 이동통신(5G) 28㎓ 대역을 신규 사업자에 최소 3년간 독점 제공해 경쟁자 없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시간을 벌어주겠다고 밝혔다. 

또한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망 구축 대가 후정산, 기존 통신사 설비 활용, 통신사에 지불할 상호접속료 저감 등 지원책을 총동원했다. 구체적으로는 산업은행 등을 통한 4000억 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2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에 따르면 국내 2~3개 기업이 이번 28㎓ 신규 사업자 신청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문의를 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의 제4 이통사 추진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들의 생활비 부담 주범으로 ‘통신비’를 지목하면서 대통령실의 의지를 크게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윤 대통령은 15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통신 시장 과점 해소와 경쟁 촉진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라고 주문했다. 제4 이통사를 진입시켜 경쟁을 촉진시킴으로써 지난 13년 동안 신규 경쟁자 없이 시장을 지배한 이통 3사에 의한 통신 시장 과점과 통신비 인상에 대책을 마련하자는 취지이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가구당 통신비 지출은 13만5000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수준이며, 지난해 3분기 통신비,13만1000원과 비교해 봐도 3.05% 올랐다. 

제4 이통사로 시장에 진입할 후보로는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의 기업들이 떠오르는 와중에 일본의 라쿠텐 모바일이 성공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의 인터넷 유통회사 중 한 곳인 라쿠텐이 2018년에 세운 라쿠텐 모바일은 일본에서 오랫동안 통신 3사가 독과점적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던 와중 라쿠텐이 뛰어들면서 4자 구도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와 상황이 매우 비슷하다. 

도쿄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한 라쿠텐 모바일은 현재 일본 전역에서 서비스할 수 있는 수준까지 커졌다. 이렇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비결은 기존에 라쿠텐이 운영하던 유통 사업에 통신서비스를 결합하기가 쉬웠고, 투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자본력 또한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한 통신업계 전문가 또한 “제4 이통사는 기존 사업과 얼마나 잘 융합할 수 있을지와 자금력이 관건이다”라고 설명하며 “정부도 라쿠텐 모바일 모델을 제4 이통사의 좋은 사례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초기 투자비가 높은 만큼, 네이버와 카카오 혹은 네이버 연합군, 카카오 연합군 등의 컨소시엄을 구축해 사업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컨소시엄을 통해 투자금의 부담은 낮추면서 IT에 특화된 통신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2011년 현대그룹이 컨소시엄을 구축한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이 제4이통사에 도전한 사례도 있다.

다만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이 제4 이통사에 도전했던 것은 2011년 12월로 무려 10년 이상 거슬러 올라간다. IST에 앞서서는 한국모바일인터넷(KMI)이 두 차례나 신청서를 냈지만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결국 2014년 2월 KMI와 IST가 주파수 할당을 포기 이후 제4 이통사 논의는 차갑게 식었고, 이후 퀀텀모바일과 세종모바일, K모바일 등이 경쟁에 뛰어들며 잠시 불붙었지만 이 역시 2016년 1월 미래창조과학부가 부적격 판정을 내리면서 없던 일이 됐다. 정부는 13년 동안 이어져 온 제4 이통사 논의를 이번만큼은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통신시장은 기존 기업들에 고착화되어 경쟁이 활성화되지 않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통신료는 올라가지만 상응하는 품질의 서비스를 보여주지 못해 국민들의 불편이 크다. 글로벌 이동통신 강국으로 손꼽히는 대한민국인 만큼 13년 만의 제4 통신사 발탁으로 새롭게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