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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기 싫어요! 원격근무를 더 선호하는 이유

원격근무로 생산성 증가, 삶의 질 향상

< Illustration by Jessica Li >

[위즈덤 아고라 / 손유진 기자] 코로나19 발생 이후부터 세계적으로 기업들은 하나둘씩 원격근무를 시행하기 시작했다. 원격근무의 실행에 대해서 생산성과 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은 항상 있었다. 그러나, 지난 2년 간 원격근무를 실행해본 결과, 우려와는 달리 긍정적인 변화들이 많았고, 직원들도 원격근무를 더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우리나라 대표 IT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7월부터 원격근무를 정례화하기로 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는  주3일 출근과 전면 원격근무 중에서 직원들이 자율로 선택하도록 했고, 카카오도 지난 30일 전면 원격근무 체제를 정례화하는 ‘메타버스 근무제’를 발표했다. 주 4일은 원격근무를 하고 나머지 하루는 부서원들과 대면 업무를 하는 방식이다.

한국 노동연구원에서 시행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로 인해 생산성이 향상되었냐고 묻는 문항에 노동자의 31.3%는 ‘그렇다’라고 답했고, 39.2%는 ‘보통이다’라고 답했다. 반면 생산성이 향상되지 않았다는 답변은 29.3%였다. 오히려 노동자보다 사업체가 생산성 향상에 더 긍정적인 답변을 보였는데,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44.5%나 됐다. ‘보통이다’는 49.4%이고, ‘그렇지 않다’는 5.1%에 그쳤다.

생산성이 향상된 이유는 원격근무로 인해 소통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업무 관련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의향’이 사무실에서는 18.7%였지만, 재택근무를 했을 때는 56.6%로 약 3배나 증가했다. 그리고 ‘업무 중 상사·동료·부하직원과의 의견 공유 정도’도 사무실에서는 49.9%였지만 재택근무에서는 54.6%였다. 

원격근무를 더 선호하게 된 이유는 생산성의 증가도 있지만, 일과 일상의 균형도 영향을 미쳤다. 재택근무로 인해 일과 가정의 양립이 이루어졌다는 답변은 노동자에서 32.5%, 사업체에서 59.7%가 나왔다. 또한, 재택근무가 자기 계발에 도움을 줬다는 답변은 노동자와 사업체 각각 34.8%와 65.5%였다. 

원격근무와 출근을 함께하는 하이브리드 근무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드러났다. 시스코 시스템즈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응답자의 59%가 하이브리드 근무로 인해 업무 집중도가 향상되었다고 답했고, 생산성이 개선됐다고 답한 건 49%였다.

응답자의 81%는 원격 근무로 지출을 절약할 수 있었다고 답했다. 88%는 교통비와 유류비를 가장 많이 절약했다고 답했고, 식사 및 여가 지출액이 줄어들었다고 답한 사람들은 63%였다. 이렇게 지출을 절약한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약 20만 원을 절감했다고 답했다. 

또한, 원격근무는 스트레스 감소와 행복감 증진에도 도움을 줬다.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근무를 할 수 있을 때 더 큰 행복감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은 응답자 중 85%였고, 하이브리드 근무가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데 도움이 된다고 밝힌 이들은 응답자 중 66%였다. 

원격근무로 인해 긍정적인 영향도 많고, 이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아직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원격근무를 위해서는 직원 간의 신뢰를 쌓아야 하고, 포용적인 문화를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 그리고 원격근무는 온라인 상에서 업무를 하는 것이다 보니, 각 회사에 사이버 보안 능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아직 원격근무의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스페인의 경우, 노사 합의를 통해 원격근무에 필요한 수단과 장비 목록, 지출 항목, 회사 부담 금액, 데이터 보호와 정보 보안 지침 등을 정해 원격근무제를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원격근무법’이 있다. 

한편, 원격근무를 선호하지 않는 나라들도 있다. 프랑스의 경우, 주변 국가들에 비해 원격근무를 한다고 답한 사람의 수가 적었다. 그에 따른 이유로는 프랑스 회사들의 문화적인 요인이 있다. 보통 프랑스에서는 사무실 안에서 이뤄지는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즉흥적이고 비공식적인 소통과 대화들이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원격근무에서는 그러한 소통이 불가능해진다. 

일본도 원격근무를 선호하지 않는 나라 중 하나인데, 일본도 사무실에서의 문화적인 요인이 작용한다. 일본에서는 소통을 할 때 비언어적 요소를 중시하는데, 원격근무를 할 때는 비언어적인 요소를 확인하기 어렵다. 그리고 일본의 회사들에서는 각자에게 업무를 분담하기보다는 팀별로 업무를 실행하는데, 원격근무에서는 팀원과의 협력이 전보다 어려워져 원격근무를 선호하지 않는다. 그리고, OECD 국가 중 개인용 컴퓨터 접근성이 가장 낮은 국가인 만큼 집에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공간을 만들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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