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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도둑국이라 부르는 중국 네티즌들

中 SNS에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쳐 간다며 ‘도둑국’ 확산

김치, 한복에 이어 매듭장까지 중국의 것이라며 댓글 테러

Illustration by Eujean Cha

[ 위즈덤 아고라 / 김규인 기자 ]최근 중국 네티즌들은 한국이 중국의 문화를 훔쳐 가고 있다며 ‘도둑국’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퍼트리고 있다. 중국의 대표 SNS 웨이보에서 자주 보이는 ‘小偷国’은 도둑국이라는 뜻으로 한국을 이렇게 부르는 게 유행이다. 얼마 전부터 중국은 김치, 한복, 아리랑 등을 중국의 문화라고 우기더니 적반하장으로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쳐 간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웨이보에는 한국을 비난하는 글들을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국은 도둑의 나라라는 인상만 남았다. 이제 한국을 도둑국이라 부르자” “이 도둑국은 진짜 뻔뻔하다. 옛날엔 우리 속국이었던 주제에” 와 같은 글들이다. 

지난 1월에는 한국 전통문화대학교의 동아리인 ‘숨 프로젝트’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소개한 매듭장 게시글에 댓글 테러를 하는 일도 있었다.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이 매듭장은 중국의 것이다. 언제부터 한국의 것이었나!” “한국은 문화 도둑입니까” 등을 중국어와 영어, 또 한국어로 번역해 공격했다. 이 게시글은 지난 7월 SNS에 올라간 국가무형문화재 제22호 매듭장 콘텐츠다. 

< 국가무형문화재 제 22호 매듭장 SNS 게시글>

매듭장이 중국의 것이라며 비방의 댓글들이 멈추지 않자 숨 프로젝트는 1월 12일 공식 입장을 밝혔다. 숨 프로젝트는 2003년 10월 17일 프랑스 파리 제32차 유네스코 총회에서 채택한 ‘무형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협약’에 근거해 무형문화유산의 의미를 언급했다. 

숨 프로젝트 관계자는 “무형문화유산은 공동체와 집단의 환경, 자연과의 상호작용, 역사에 따라 재창조되고 정체성과 지속성의 인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무형문화유산은 시공간을 막론하고 공유되는 것으로 배타적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것임을 동 협약의 서문, 특히 문화적 다양성에 관한 부분에서도 명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지난달 31일, 중국의 일부 네티즌들은 블랙핑크의 멤버 제니가 중국 문화를 모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진행된 첫 라이브스트림 블랙핑크 콘서트에서 제니가 착용한 의상과 헤어스타일을 두고 중국의 ‘훙하이얼(红孩儿)’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왼쪽부터) 블랙핑크 제니, 중국 서유기 등장인물 훙하이얼 ⓒ웨이보 캡처

“중국 스타일이 몇 년 후 한국 스타일이라고 불릴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도둑질을 할 수 있느냐” “매번 중국 문화를 훔치는 이유가 뭐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훙하이얼은 중국 고전 소설 서유기에 나오는 인물로 어린아이처럼 보이는 외모를 지녔고 붉은 의상을 입으며 양 갈래머리를 하고 있다. 이 점에서 제니와 닮았다는 것이다.

성신여자대학교 서경덕 교수는 “최근 동양 문화의 중심이 k-pop, k-drama 등의 인기에 힘입어 한국으로 흘러간다는 위기의식이 중국을 자극하고 있다”라고 분석하였다. 또한 중국의 이런 대응에 한국 정부도 적극 우리의 문화를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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