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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시대 속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

추수감사절을 축하하는 의미 뒤 블랙 프라이데이의 명암

<flikr 제공>

[객원 에디터 4기 / 이하은 기자] 연말이 다가오면 거리의 상점, 큰 쇼핑몰과 백화점을 비롯해 온라인 쇼핑몰들에서도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의 할인 행사를 볼 수 있다.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는 미국의 명절인 추수감사절(Thanksgiving day) 다음날을 뜻한다. 추수감사절이 매년 11월 4번째 주 목요일이니 블랙 프라이데이는 매 11월 4번째 주 금요일이 된다. 

그러면 왜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이 기간에 많은 양의 손님과 포장 등으로 아주 바쁜 때가 되어 직원들에게 힘든 기간 이기 때문이라는 의견과 1년 내내 적자이던 기업들이 드디어 흑자를 기록한다는 데에서 유래했다는 여러 가지 가설이 있다. 하지만 더 정확하게는, 1960년대 미국 필라델피아(Philadelphia)에서 추수감사절 이후 사람이 많이 몰려, 각종 사건·사고와 교통마비로 경찰들에게는 ‘블랙’ 프라이데이라는 이름이 붙은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현재는 추수감사절 연휴, 가장 큰 명절인 12월의 크리스마스 전 가장 큰 할인행사라는 이름으로 연간 가장 많은 매출이 나오는 날 중 하나이다. 마트와 명품관 앞에 길게 늘어선 줄, 오픈 전 새벽이나 전날부터 기다리는 사람들, 한정된 할인상품을 차지하려고 애쓰는 풍경이 곳곳에서 보이게 된다. 연말이 되어 재고를 소진하려는 회사들이 제시하는 높은 할인율과 연말 보너스 급여와 보상심리로 그동안 구매하지 않았던 상품들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필요가 맞물려, 블랙 프라이데이 당일과 그 주간 동안 대량의 상품들이 판매된다. 평소에 소비하지 않던 옷, 신발, 장신구 등의 사치품이나, 높은 할인율을 이용해 TV 등 고가의 가전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였던 지난 11월 25일에도 기록적인 판매량이 눈에 띄었다. 어도비 애널리틱스(Adobe Analytics, 마케팅 분석 회사)는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에 미국 내 온라인 매출이 역대 최고인 91억 2천만 달러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코로나19 이후 이어지고 있는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고려해도, 작년보다 2.3% 높은 역대 최고를 달성했다.

눈여겨보아야 할 점은 이 매출 기록이 온라인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온라인 결제의 특성상 다양한 결제 수단을 사용할 수 있고, 높은 할인율이라면 일시불 결제가 원칙인 대부분의 오프라인과 다르게 높은 할인율에도 할부 결제를 할 수 있는 까닭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에게는 같은 상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실제로 많은 상점과 웹사이트들이 ‘거짓 할인’, 즉 가격의 할인을 허위 혹은 과장 광고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같은 가격을 할인된 가격으로 소개하거나, 행사 몇 주 전 혹은 심지어 한 주 전에 가격을 올리고 행사일에는 원래 가격이나 낮은 할인율의 가격을 높은 할인율로 홍보하는 것이다. 

미국의 블랙 프라이데이는 유통 마진 대신 할인을 해서 재고를 줄이기 위해 생겨났는데, 이에 해당되지 않는 많은 나라들도 마케팅을 위해 허위-과장광고를 하며 블랙 프라이데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블랙 프라이데이가 소비자와 판매자에게 상호 긍정적인 행사가 아니라, 소비자의 구매욕구만 자극하는 마케팅 수단이 되어버렸다는 지적이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구매 전 상품의 가격을 여러 웹사이트와 상점에서 확인하고, 가격 기록을 확인하는 등 사전 확인을 거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소비를 부추기는 과한 광고와 분위기가 충동구매와 불필요한 소비를 권장함으로 소비주의를 심화시킨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를 비판하며 ‘Buy Nothing Day’(아무것도 사지 않는 날)과 같은 운동이 진행되기도 한다. ‘1년에 하루라도 아무것도 사지 말아 보자’라는 캠페인으로 소비가 일으키는 각종 환경, 자원, 노동권, 공정 문제 등을 생각해 보고, 소비 생활을 되돌아보자는 취지이다.

National Retail Federation과 경제 전문가들은 “신용카드에 모자라 “Buy now, Pay later”(지금 사고, 결제는 나중에) 같은 서비스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크고 작은 빚을 쌓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우려를 보였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평균보다 3배 높은 매출을 보였지만, 동시에 후불 결제 비율 또한 전주 대비 약 70% 이상 올랐다. 

블랙 프라이데이 기간의 높은 할인율을 잘 활용하되, 충동구매를 하지 않고 평소 필요하던 것을 저렴하게 구매하는 기회로 삼는 현명한 소비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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