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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즈덤 이코노미]인도의 성장과 잠재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Illustration by Shinyoung Park 2006(박신영) >

[ 위즈덤 아고라 / 윤서준 기자] 세계은행은 2023~2024 회계연도 인도 경제성장률을 6.3%로 발표했다. 국가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미국 1.4%, 중국 5.2%, 독일 0.1%, 프랑스 0.7%, 영국 -0.6%, 일본 1.8%인 것으로 보아 엄청난 발전이 예상된다.  지난해 11월 한국무역협회와 인도산업협회가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을 열었다. 국내외 모두 인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인도는 경제 성장의 통계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경제국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번영하는 중산층, 활기찬 기업가정신, 정부의 개혁, 기술의 진보 등의 요인들로 인도는 무궁무진한 발전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글로벌 경제 대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의 경제 성장은 중산층의 부상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국립응용경제연구소(NCAER)에 따르면, 인도의 중산층 규모는 2025년까지 5억 4천7백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4억 인구 중에 3~4억 인구라고 하는데 이 개념을 조심히 살펴봐야 한다. 인도의 중산층은 신흥 부유층이다. 전통 부자가 아니라 인도 경제가 시장 경제 체제로 전환되면서 등장한 부유층을 부르는 용어이다. 우리가 생각하듯이 중간 소득 분위의 사람들이 경제력이 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외국 제품을 사는 사람들은 극소수로 맨 상층, 외국 기업에서 근무하거나 외국 기업의 하청업체에서 일하는 이들이다. 대표적으로 현재 인도에서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있는 공학 인재(엔지니어)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아마존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빅테크 기업에서 일함에 따라 그들이 신흥 부유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인도의 성공적인 스타트업도 중산층의 부상과 깊게 연관 지을 수 있다.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자가 몰리는 이유는 인도가 세계 인구 순위 2위인 인구 대국으로 중산층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아직 스마트폰 보급률이 낮아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 때문이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성공 가능성이 높은 플랫폼 스타트업이 대규모 사용자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러한 중산층의 확대는 소비 활동을 촉진하여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인도의 기업가정신은 경제 성공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진흥 및 내부무역부에 따르면, 2020년 말까지 인도는 1만 2천 개가 넘는 기술 스타트업을 기록했다. 이러한 스타트업들은 상당한 투자를 유치하며, 인도는 세계에서 상위 다섯 개의 스타트업 생태계에 속하고 있다. 이러한 역동적인 스타트업 생태계는 인도의 혁신과 경제 성장의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세계 2위인 인도 스타트업 시장에 기록적인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올해 인도 스타트업에 235억 달러가 투자됐는데 이는 지난 2년간 투입액 2배가 넘는 수치이다. 자금이 몰리면서 인도 내 유니콘(기업 가치가 10억 달러가 넘는 스타트업)은 올해 역대 최고로 빠르게 증가 중이다. 2021년 한 해 동안 무려 42개의 스타트업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또 지난해 코로나 시기에도 불구하고 인도에 41조 원이 넘는 해외 투자 자본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더 타임스의 세계 공대 평가에서 2년째 3위,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나 버클리 공대에 버금가는 학교, CBS·비즈니스 위크·포브스 등 세계 유력 언론들이 앞다퉈 특집기사로 소개하는 학교. 인도공대(IIT)에 붙는 수식어들이다. 졸업 시즌이 되면 마이크로소프트ㆍ인텔 등 세계 유수의 기업 300여 곳 채용 담당자들의 방문이 줄을 잇는다. 빌 게이츠 회장이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교육기관”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다. 실리콘밸리 벤처 창업자의 15%, 미국 항공우주국(NASA) 직원의 32%가 IIT 출신이다. 입시 문제인 수학·물리·화학 시험은 수시로 바뀐다. 워낙 문제가 어렵다 보니 입시학원들이 수업시간에 실험기구를 동원한다. IIT의 시험문제는 인도 다른 공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다. IIT 입시에서 낙방한 학생은 다른 공대를 가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IIT의 독주’가 큰 무리 없이 인도 사회에서 통용되는 것이다.

모디 총리의 메이드인 인디아 정책도 인도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중요한 요건이다. 인도는 현재 “Make in India”라는 슬로건을 바탕으로 제조업을 촉진하고 외국 직접 투자를 유도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인도 스타트업이 빠르게 성장하며 기업 가치를 높게 인정받고 IPO 등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 관심을 키운 요인이다. 이와 더불어 인도 정부가 해외 자금 유치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고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유리한 환경이 마련되고 있고 최근 중국이 기업 규제를 강화함에 따라 투자사가 중국 대신 인도 시장에 눈을 돌린 것도 인도 생태계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인도 정부는 경제 성장을 촉진하고 외국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여러 가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인도가 달라진 것은 물건을 사는 시장으로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인도 시장에 대해 불신이 조금은 사라진 배경에는 2017년 상품서비스세(GST) 도입을 들 수 있다. 상품 및 서비스세(GST)(Goods and Services Tax)는 세금 체계를 간소화하고 전국적인 시장을 조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되었다. 이전에는 주마다 간접세가 달랐는데 이때 통일이 됐다. 연방 정부와 주 정부에서 별도로 부과하고 있던 소비세, 사치세, VAT 등을 중앙에서 통일하다 보니 배분의 문제가 생겼지만, 단일 시장(상품에 대한 공통 규제, 자본과 노동 등에 의한 이동의 자유가 있는 경제공간)으로 접근 가능하다고 외국 기업들이 판단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정부는 업무 수행의 용이성을 개선하기 위해 관리 체제를 개선하고 프로세스를 디지털화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다. 이러한 개혁은 인도의 경영환경을 개선하고(조세행정 단순화) 투자자들의 신뢰를 증대시켰다. 디지털 인도는 모디정부의 취임 이후 인도 정부의 핵심정책 중의 하나로 전자 및 통신산업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를 구현하기 위한 포괄적인 국가정책이다. 2015년 7월 정부는 사회 전반의 디지털화를 위한 3대 비전 및 계획을 발표했는데, 주요 비전은 온라인 금융 및 인터넷 이용 향상을 위한 디지털 인프라(Digital Infrastructure) 구축, 정부 거버넌스 및 행정 서비스 디지털화(Governance & Service on Demand), 국민의 디지털 접근성 강화(Digital Empowerment of Citizens) 등이다.

하지만 중산층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인도 내부에서 본다면 결코 부국이라 보기 어렵다. 빈부격차가 극심하기 때문이다. 제조업 발달이 되지 않아 실제 중간층 사람들도 경제적으로 어렵다. 아직은 사회 전체적으로 투명성이 떨어지고 이직률도 높은 사회다. 소비 수준이 높아졌지만 상대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인도의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8547억 달러로 식민 지배를 받았던 영국을 처음으로 추월해 세계 5위로 올라섰으나 지난해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은 2342달러로 138위에 그쳤다. 인도의 전체 가계소비 지출도 2조 달러로 세계 5위 소비시장이지만 1인당 지출액은 1500달러에 불과하다. 비슷한 소비시장 규모를 가진 독일의 1인당 소비지출액이 2만 4000달러인 것을 감안하면 인도는 독일 구매력의 1/14인 셈이다. 인도는 G20(주요 20개국)에 속해 있지만 이 중 가장 가난한 나라이며 주변 국가인 방글라데시(2362달러), 스리랑카(3699달러)보다도 1인당 소득이 낮다. 주별 국민소득 편차도 상당해 우타르프라데시주의 1인당 GDP는 1000달러 미만으로 네팔, 탄자니아보다 못한 반면, 타밀나두주는 3000달러나 된다. 같은 의미에서 타밀나두의 빈곤층 비율은 4%지만 우타르프라데시는 29%의 소외 빈민계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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