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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TECH]반도체 나노공정의 승자는?

<Illustration by Yujeong Lee (이유정) >

[위즈덤 아고라 / 한동민 기자] 계속해서 뒤바뀌는 반도체 시장의 반도는 최근 들어 나노공정에 의해 판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반도체를 얼마나 소형으로 만들 수 있느냐에 따라 기업의 운명이 결정된다는 의미이다. 그중 대표적인 기업들이 바로 삼성, 인텔과 TSMC이다. 

반도체 나노 공정은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기술로, 반도체 소자의 크기와 구성 요소를 나노미터 단위로 제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러한 공정은 반도체 소자의 성능 향상과 작은 크기로 인한 공간 절약을 가능하게 하여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반도체의 여러 가지 성능 중, 반도체 나노 공정의 가장 큰 특징은 그 규모이다. 여기서 규모란 각 반도체들의 크기라고 말할 수 있다. 나노미터 스케일에서 작동하는 이 기술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컴퓨터, 스마트폰, 인터넷 등과 같은 현대 기술의 핵심이 되는 반도체 칩을 제조하는 데 사용되고 이러한 나노 공정은 고도의 정밀성과 반도체의 작은 크기로 인해 기기의 속도와 성능을 향상하는 데에 있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러한 반도체 나노 공정 기술은 미래에는 더욱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자율주행차 등 우리가 생각하는 미래기술은 반도체 나노 공정에 크게 의존할 것이고, 이러한 기술들은 더 나은 성능, 낮은 전력 소모, 작은 크기 등을 요구하기 때문에, 나노 공정의 발전은 더욱더 핵심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전문가들은 나노 공정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최근 1.4 나노 반도체 공정을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지만 전문가들은 더 작은 공정으로 진화하는 것이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얼마나 더 작아질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의문점은 합리적인 의심으로 여겨진다고 생각한다. 반도체 소자의 크기가 점점 작아질수록 양자 역학적인 효과나 열 분산 문제 등이 더욱 중요해지기 때문에, 더 작은 공정으로의 진화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고, 공정의 복잡성과 비용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술의 진보와 연구의 지속적인 발전을 통해 나노 공정은 더 작고 정교한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도 한다.

최근 들어 삼성은 기존에 사용하던 핀펫 구조를 버리고 차세대 트랜지스터 구조로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채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이트올어라운드(GAA)는 기존의 핀펫 구조보다 더욱 발전된 구조로, 더 작고 빠른 반도체를 제조하는 데 특화된 구조이다. 핀펫 구조는 반도체 제조 기술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게이트 구조이다 (여기서 게이트 구조란 반도체에서 전류를 통재하고 스위치역할을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삼성은 기존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발전된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게이트올어라운드(GAA)를 선택했고 이 GAA는 게이트를 통해 전류를 제어하는 데 사용되는 소자로, 이전의 핀펫 구조보다 더욱 효율적인 전자 제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그에 반에 TSMC는 2 나노 공정에서도 삼성전자와 나란히 인프라를 갖추기 시작했고 삼성과 비슷하게 3 공정에서는 핀펫 구조를 고집해 왔지만 2 공정으로 나아가면서 GAA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근 들어 TSMC는 세계곳곳에 공장을 신축하면서 과감한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고 이러한 움직임 삼성전자의 최근 모습과는 많이 상반되는 분위기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투자에 더 많은 집중을 가하고 있고 이는 지난달 향후 20년 동안 경기도 용인에 300조 원을 쏟아붓겠다며 국내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의 대세로 떠오른 파운드리 분야 (외부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위탁받아 생산·공급하는, 공장을 가진 ‘반도체 위탁 생산’ 업체)에서 삼성전자와 TSMC의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TSMC의 파운드리 분야 점유율은 2018년 51.4%에서 2022년 58.5%로 증가한 반면 삼성은 같은 기간 15.8%로 미미한 변화만을 기록했다. 실적도 삼성이 메모리 반도체산업의 경기에 따라 기복이 심한 반면, TSMC는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4일 코엑스에서 열린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3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국내 팹리스 고객사 지원을 더 확대해 이를 기반으로 국내 파운드리 생태계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또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에서 파운드리 사업부와 메모리사업부의 기술개발 총책임자들이 전격 교체했다. 이는 삼성이 더 이상 메모리 반도체의 강자로 남지 않을 거라는 다짐처럼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첨단 MPW 서비스 현황과 계획, 국내외 시스템 반도체 연구개발 생태계 강화 방안을 공개했다. 다품종 소량 생산을 위한 파운드리 형태인 MPW(Multi Project Wafer)는 한 장의 웨이퍼에 다른 종류의 반도체 제품을 함께 생산하는 방식으로 차세대 기술이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삼성전자는 고성능 AI 반도체에 특화된 최첨단 공정과 차별화된 스페셜티 공정, 그리고 글로벌 IP 파트너사와의 긴밀하고 선제적인 협력을 통해 AI 시대 패러다임을 주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앞으로 삼성이 다른 경쟁업체를 누르고 메모리 반도체에 이어 파운드리 분야의 선두주자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위즈덤  TECH] 4차 산업혁명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되면서 빠르게 발전하는 공학분야의 핵심은 바로 반도체입니다. 반도체의 과거, 현재부터 미래 그리고 다양한 응용 분야를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칼럼을 연재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한동민 기자의 ‘위즈덤 TECH’로 반도체의 세계를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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