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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즈덤 글로벌] 극우주의 정치 세력들은 어떻게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 Illustration by Renee Oh 2008(오르네) >

[위즈덤 아고라 / 전시현 기자] 최근 이탈리아에서 100년 만에 극우 성향의 총리가 취임하고, 지난 9월 스웨덴에서도 네오나치주의에 기반을 둔 스웨덴 민주당이 급부상하면서 유럽에서 네오나치즘과 파시즘이 부활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스웨덴 민주당의 돌풍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젊은 유권자들이었다. 18세에서 22세의 무려 22%가 스웨덴 민주당을 지지하고, 청년층의 지지율은 지난 선거보다 2배 가까이 높아지면서 결국 총선에서 20.5%의 득표를 받고 제2당이 되었다. 

스웨덴 민주당은 1988년에 창설된 네오나치주의 성향의 단체로 1995년 나치 복장이 금지되기 전까지 신나치주의 성향을 강하게 나타냈고, 그 이외에도 인종주의적 성향을 계속해서 표출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인종주의적 성향으로 인해 논란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총선 직후 한 스웨덴 민주당원이 나치식 경례를 하는 모습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네오나치주의 성향을 가진 당이 어떻게 스웨덴과 이탈리아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였을까? 

물가와 이민자들이 급격하게 늘면서 일부 이민자들의 문제로 스웨덴 국민들은 ‘외부의 위협’이 커졌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스웨덴 민주당 청년당위원장은 스웨덴 민주당 돌풍이 스웨덴의 높은 이민율과 증가하는 범죄율과 관련이 되어 있다고 설명하면서 대규모 이민을 막고 스웨덴에 이민 온 사람들이 사회의 일부가 되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평가는 이탈리아 국민이 가진 기존 정치 세력에 대한 불신과 정권교체 열망때문이다. 독일 매체 ‘머큐어’는 “갑자기 이탈리아인들이 나치로 변모했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이번 총선에서 역사상 최저 투표율을 기록하며 36%나 되는 유권자가 기권한 것은 정치 냉소에 대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역사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도 거론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대표적 파시즘 연구자인 줄리아 알바네세 파두아 대학 교수는 “이탈리아 공교육에서 과거 전쟁범죄와 독재, 부정부패, 빈곤 심화 등 무솔리니와 파시즘의 역사적 책임에 대해 자세히 교육하지 않고, 언론도 역사에 무관심하다”라고 분석했다. 

독일 좌파당 소속 유럽의회 공동대표인 마틴 쉬르드완은 “사회의 경제적 양극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공공 서비스의 민영화 및 사회복지예산 삭감 등이 야기한 사회 구성원들 간 유대감 감소가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 극우 세력이 성공적으로 세를 확장하는 데 토양을 마련해 주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탈리아는 팬데믹 전후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2020년 한 해에만 경제성장률이 8.9% 감소했고 최소한 42만 명이 실직했다. 지난 10년간 국내총생산은 감소하는 가운데, 2021년에만 20만 명 이상의 난민이 유입되었다. 

시민들은 가장 힘들 때에 극우주의 정치 세력을 선택한다고 역사가 증명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독일은 폐허가 되었다. 세계는 전쟁에 대한 모든 책임을 독일에게 물었고, 돈의 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경기 침체가 일어났으며, 미국, 영국과 프랑스는 엄청난 양의 보상을 요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독일 시민들에게 희망과 변화를 약속한 것은 바로 히틀러였다.

스웨덴은 오랫동안 사회민주주의와 복지를 표방하는 좌파 성향의 정당 아래에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에서 네오나치주의 성향인 스웨덴 민주당이 제2정당으로 약진하면서 기성 정당의 정책들이 이제는 젊은 세대와 스웨덴 국민들에게 호소력이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헝가리, 폴란드, 프랑스, 이탈리아, 그리고 스웨덴까지 유럽에서 많은 나라들이 극우 정당의 힘으로 들어오면서 민주적 가치나 사회적 합의 등이 모두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총기 사고 유가족들은 스웨덴 민주당이 강경한 이민 정책을 위해 총기 사고의 슬픔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고 비난한다. 총기 난사 사고 등을 떠올릴 때 많은 이들은 유색인종을 떠올리는데, 그 발상 자체가 우리 사회의 실패를 나타낸다. 많은 이들은 이번 총선 결과로 인종차별이 더 노골적이고 직접적으로 심화될 것이라는 걱정을 하고 있다. 

사회가 올바르게 앞으로 나아가려면 대안과 비전이 필요한데, 아직 스웨덴 민주당은 이를 제시하는 데에 미흡했다. 또한 인종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을 차별하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옳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고통 속에 살고 있는 현재.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투표의 가치와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하고 우리 사회가 공동체에게 이익이 되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위즈덤 글로벌] 국제관계에서 벌어지는 중요 이슈 및 글로벌 리더들에 대한 분석을 통해 학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칼럼을 연재합니다. 위즈덤 아고라 전시현 기자의 ‘위즈덤 글로벌’로 세상의 소식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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