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즈덤 TECH]비가 오면 물을 흡수하는 스펀지 도시

비를 스펀지처럼 모두 흡수해 내는 도시,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위즈덤 아고라 / 이승원 기자] 전 세계의 다양한 지역은 기후 변화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다. 몇몇 섬은 가라앉고 있고, 도시들은 물에 잠기고, 산불과 서식지 파괴 등 수없이 많은 피해가 일어나고 있다. 이 피해는 인간의 활동으로 유발되었지만, 단순한 노력만으로는 이전의 모습으로 되돌리기 어렵다. 그저 작은 노력이 아닌 거대한 프로젝트나 공동의 노력을 통해 천천히 제자리를 되찾을 수 있다.

특히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는 물에 가장 취약하다. 산 사이 또는 강 근처에 형성된 도시들은 사람들이 한 명씩 모여 형성된 자연 발생 도시들이다. 이러한 도시들은 사람들의 편의와 빠른 건설 및 확장을 위해 아스팔트와 콘크리트를 사용한다.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위로 떨어지는 빗물은 흐르고 흘러 가장 낮은 한 곳에 모인다. 그곳에 점차 물이 모여 도시에서 홍수가 발생한다. 비록 도로마다 배수로와 배수구가 존재하지만, 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양에도 한계가 있다.

스펀지 도시

이렇게 도시에 발생하는 홍수를 막을 수 있는 도시 설계 방식이 존재한다. 이것이 바로 스펀지 도시이다. 스펀지 도시는 2014년 위공지안(Kongjian Yu) 교수에 의해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스펀지처럼 도시의 물 흡수 능력을 표현하는 이름이다. 스펀지 도시에서는 우리가 일상에서 접하는 공원이 도시의 거대한 ‘물 저장고’ 역할을 하게 된다. 이 자연 기반의 도시 설계 방법은 폭우 시 내리는 빗물의 약 70%를 저장하여 다양한 용도로 다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위공지안 교수는 이 아이디어를 중국에서 사용되는 전통적인 관개 방식에 기반하여 고안해 냈다. 자연 기반일 뿐만 아니라 기존의 회색 인프라 시설들도 함께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이점이 있다.

최고의 스펀지 도시들 중 하나, 오클랜드

도시들 중 스펀지 도시 수준이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는 오클랜드이다. 오클랜드는 세계에서 이전보다 폭우가 심해진 7개 도시 중 하나이다. 이 도시들 가운데 폭우를 가장 잘 견디는 도시를 조사한 결과, 오클랜드가 첫 번째 자리를 차지했다.

영국의 글로벌 다국적 엔지니어링 기업 에이럽(Arup)에 따르면,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물 흡수 능력은 35%로 가장 뛰어난 수준이다. 이러한 높은 흡수율의 비결은 오클랜드의 표본 지역 중 절반이 녹지라는 점에 있다. 녹지는 투과율이 뛰어난 토양을 가지고 있어 많은 물을 흡수하여 지하로 흘려보내거나 토양에 머물게 할 수 있다. 에이럽의 보고서에서는 극심한 기후 변화 속에서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기존의 회색 인프라 중심 도시에서 벗어나 탄소 감소에도 기여하는 자연 기반의 해결 방안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스팔트의 회색으로 가득한 상하이와 런던은 가장 낮은 투과율을 가지고 있다. 낮은 투과율은 더 많은 양의 물이 도시 표면에 남아 있게 하며, 더 나아가 물이 흘러갈 곳 없이 그 자리에 계속 쌓이게 한다.

한국의 스펀지 도시 도입

대한민국의 가장 큰 도시인 서울도 지속적인 폭우로 인한 홍수를 경험하고 있다. 서울에도 많은 녹지가 존재하지만, 그 녹지 역시 많은 양의 비를 전부 흡수해 낼 수는 없다. 도시를 덮은 아스팔트 위를 흐르고 흘러 물은 차오르고 건물의 지하 공간까지 집어삼킨다.

그렇기에 본 기자는 미국 시카고 필센 거리의 녹색 골목과 같이 아스팔트 아래의 땅을 노출하는 구역을 더 추가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 시카고 필센 거리의 녹색 골목은 콘크리트를 벗겨 내고 그 아래의 흙을 노출한다. 그 결과, 빗물의 약 80%가 하수도를 거치는 대신 흙을 통해 땅속으로 스며들며, 토양에 흡수되거나 미시간호로 흘러가게 된다.

점점 더 커지는 강수량을 전부 흡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이러한 방법은 많은 강수량으로 인한 훨씬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서울의 도시 아래에 있는 마른 땅은 빗물을 땅 깊숙이까지 흘려보낼 것이며, 빗물이 모일 더 큰 공간을 만들어 낼 것이다. 점차 이러한 녹색 지대와 땅의 노출을 늘려 간다면 언젠가는 서울도 기후 변화로 인한 홍수로부터 자유로워질 것이다.

현재 미국, 멕시코,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등 수없이 많은 국가와 도시가 침수 피해를 입고 있다. 스펀지 도시는 결코 계획만으로 이루어지는 도시가 아니다. 점차 물을 흘려보낼 수 있는 지역을 추가해 가며 도시를 스펀지 도시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다양한 국가들이 스펀지 도시의 유용성을 알고 점차 도시를 바꿔 나가길 소망한다.

[위즈덤 TECH]기후변화로 세상이 빠르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도시들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며 미래를 준비하는 한편, 급격한 환경 변화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해 다양한 피해를 겪기도 합니다. 이처럼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도시가 대응하기 위해서는 토목공학 기술자들의 오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거대한 도시의 모습 뒤에는 변화에 맞서 새로운 해법을 고민하고, 더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만들어가는 기술자들의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습니다. 이승원 기자의 ‘위즈덤 TECH’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며 발전하고 있는 토목공학의 세계를 살펴봅니다. 도시를 변화시키는 다양한 기술과 아이디어, 그리고 그 변화를 이끌어가는 기술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의 미래를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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