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불가능한 것은 없다

Illustration by Taeho Yu

BY Youjin Sohn 2007

메타버스란 가상과 초월이라는 뜻의 ‘meta’와 현실세계의 ‘universe’가 합쳐진 말로, 디지털 가상세계라는 뜻이다. 이는 기존의 가상현실과 다르게 단지 게임이나 가상현실을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아바타를 활용해 실제 현실과 같은 사회·문화적 활동은 물론 경제적 활동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을 말한다. 메타버스는 게임과 엔터테인먼트 분야를 시작으로 교육 및 기업 홍보는 물론 국가 경쟁력을 결정지을 미래산업으로 성장하고 있어 정부까지 나서고 있다. 최근 코엑스에서 ‘메타버스, 거대한 변화가 오고 있다(Metaverse, The big change is coming)’는 주제 아래 메타버스 산업을 정착시키기 위한 국회, 정부, 대기업, 스타트업의 혜안을 모으는 자리가 마련됐다. 국내의 모든 스타트업들이 힘을 모아 다양화되고 차별화하여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 움직임이 태동하고 있는 것이다.

메타버스는 비대면 시대 근무 환경을 주도하고 있다. 한 IT 회사에서는 메타버스를 활용해 직원 각자의 아바타로 가상의 사무실에 출근을 하고 있다. 출근하기 위해 자신의 외모를 꾸미듯 아바타를 만들고, 실제 회사와 똑같이 구현된 사무공간을 이동하며 다른 동료의 아바타에게 가까이 가면 자동으로 화상 카메라가 켜져 대화도 가능하다. 아바타가 멀어지면 현실의 물리적 현상처럼 목소리가 작아지기도 한다. 이로 인해 한 직원은 제주도 한 달 살기 체험을 하면서도 근무를 할 수 있다며 워라밸을 실현하고 있다고 하였다. 이뿐만 아니라, 직접 회사에 가면 승진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것이 중요한데 메타버스 회사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어 직장 내 스트레스도 없다.

코로나로 인해 한번뿐인 대학교 입학식이 취소될 수 있었는데, 순천향대학교는 메타버스를 사용해 온라인으로 입학식을 진행했다. 우리나라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를 사용하여 학생들은 실제 입학식처럼 운동장에서 다른 학생들을 만나 서로를 알아가고, 사진도 찍고, 자신의 아바타에 학교 점퍼도 입혀줬다. 입학식뿐만 아니라 건국대는 대학교 축제를 메타버스로 진행했다. 메타버스를 통해 캠퍼스 곳곳을 방문하고, 방탈출 게임도 즐겼고, 선후배나 타과 학생들과 친분을 쌓으며 사회문화활동을 경험했다.  

메타버스는 의료 분야에서도 적극 활용하고 있는데, 새내기 의사나 간호사를 위해 증강현실(VR)을 접목시켜 교육을 실시하는 병원이 늘고 있다. 응급상황이 일어났을 시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으며, 실습 후 점수가 제공되어 어떤 면이 부족한지 파악할 수 있다. 이미 메타버스를 사용하고 있는 병원들도 있다. 일산 차병원은 지난 6월 병원 최초로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 가상 병원을 개원했다. 연세의료원도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하여 메타버스의 활용을 논의하고 있다. 재난훈련 솔루션 개발 소셜번처 뉴베이스는 ‘뷰라보 플러스’라는 의료 시뮬레이션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였다. 이는 예비 간호사들이 가상 중환자실에서 디지털 환자를 처치하고 소통할 수 있는 앱으로 병원 실습 과정을 대체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기업들도 메타버스를 다양한 방면에서 사용한다. 최근 메타버스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국내 기업은 SK텔레콤이다. 최근 SK텔레콤은 ‘이프랜드’라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출시했다. 현재까지 누적 이용자 수 350만 명을 넘었으며, 지난 8월 성균관대학교는 ‘제1회 성균관 글 백일장’을 이프랜드에서 개최해 세계 각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또한, 삼성은 갤럭시 Z폴드, 플립 3 출시를 기념하는 ‘삼성 갤럭시 팬파티 폴더블데이’를 이프랜드에서 개최하였고, 행사에서 래퍼 릴보이의 공연,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 작가의 컷 툰 등은 큰 인기를 얻었다.

현실과 가상세계가 연결되는 진정한 메타버스는 경제활동이 가능한 솔루션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는 아바타의 옷과 액세서리를 팔며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페토에서 의상을 만드는 크리에이터 ‘렌지’는 월평균 1500만 원 정도의 수익을 낸다. 제페토 스튜디오에서 아바타 의상 등의 아이템을 만드는 크리에이터의 수는 2020년 5월 6만 명에서 올해 9월 70만 명까지 증가했다. 명품 의류 브랜드 구찌도 제페토에 이탈리아 피렌체를 배경으로 한 ‘구찌 빌라’를 만들었다. 거기서 직접 상품을 둘러보고 아바타에게 입혀볼 수 있으며, 의상도 구매할 수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자리 잡으면 우리는 현실이 아닌 가상세계로 출근할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유망한 직업으로 공간 디자이너를 꼽았는데, 이들은 메타버스 속의 다양한 공간을 만드는 직업이다. 메타버스 내에 매장, 사옥 등을 지어 홍보 활동을 하며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또한, 메타버스를 통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드는 메타버스 크리에이터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메타버스 플랫폼인 디센트럴랜드에서는 메타버스 카지노에서 일할 직원을 채용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메타버스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사람들을 교육하는 메타버스 강사도 유망 직업 리스트에 올랐다.

메타버스는 우리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여행을 가려고 큰돈을 들여 비행기를 탈 필요도 없다. 메타버스 안에서는 전 세계 어디든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타버스와 일반 게임은 분명하게 차별화된다. 가장 큰 차이점은 메타버스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참여자가 새로운 환경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메타버스는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공간이다. 따라서, 로블록스에서는 누구나 게임 맵을 만들 수 있고, 그러기에 실시간으로 많은 것들이 변화한다. 현실처럼 예측 불가능하며 참여한 사람들은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즐긴다는 동시성을 갖는다. 무엇보다 메타버스 플랫폼은 현실보다 더 자유롭고 공평하다. 현실에서 존재하는 외모, 인종, 장애 등의 편견은 메타버스 공간에서는 무색해지며, 자신의 정체성을 온전히 표현할 수 있다.

하지만 메타버스에도 단점은 존재한다. 메타버스 플랫폼이 커지며 각종 데이터가 넘쳐날 텐데, 그에 따라 데이터 편향성으로 발생하는 각종의 빅 브라더 이슈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메타버스 등의 온라인 서비스들은 빈부격차나 세대차로 인해 가난하거나 고령층은 정보격차로 접근이 어려울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그들만 사회에서 소외받을 수 있고,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든다. 또한, 메타버스에는 자신의 금융 정보나 얼굴 등을 포함한 개인정보가 사용되는 만큼 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크다. 특히 지금은 어린 연령층이 주로 가입하다 보니 더욱 쉽게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 중독도 우려되는 점 중 하나이다. 메타 폐인이 양산되고 현실세계에서 부적응하는 현상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단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메타버스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교육을 해야 하며, 체계적인 기술 발전을 통해 더욱 안전한 메타버스를 발전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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