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대장동 개발 수익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Illustration by Yeony Jung

By Youjin Sohn 2007

최근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며 ‘내 집 마련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졌다. 부동산 가격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난 3월, LH 직원들이 신도시 개발 계획을 보고 땅을 사는 투기 사건이 벌어졌다. 집 한 채도 없는 시민들이 수두룩한데, 국영기업의 직원들이 정보를 빼돌려 투기를 했다니, 사람들은 크게 분노했다. 하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고, 신도시 개발 사업으로 민간 기업이 단군 이래 가장 큰 수익을 얻었다는 대장동 사건이 터졌다. 무엇보다 이 사건은 대통령 후보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자가 연관돼있어 민심은 더욱 들끓며 특검 요구의 목소리까지 높아지고 있다.

대장동 사건의 시작은 2010년으로 돌아간다. 2010년 말, 대장동은 한적한 시골마을이었지만, 옆에 있던 지역인 판교가 신도시로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땅값이 뛰기 시작했다. 대장동의 가치를 회사 씨세븐을 운영하던 사업자, 이강길 씨가 일찍이 알아차렸다. 이강길 씨는 대장동의 땅 880,000m 2에 아파트와 주택 3100세대를 짓겠다고 계획했는데, 부산저축은행에서 대출한 돈으로 사업부지 중 77%를 매입했다. 문제는 대장동 지역은 개발이 불가능한 지역이었기에 인허가를 성남시에서 받아내야 했다. 이강길 씨는 인허가 절차를 수월하게 하기 위해서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를 영입했다. 때마침 당시의 대통령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이 LH에게 민간사업과 경쟁하지 말라고 하여 대장동 개발의 경쟁자가 사라졌다. 그러나, 모든 게 잘 흘러가던 때, 이재명이 성남시장으로 당선되었다. 이재명은 대장동의 가치를 보고, 이곳을 성남시와 민간기업이 함께 개발하는 ‘민관합동개발’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강길 씨가 대출을 받았던 부산저축은행이 영업정지를 당하며 대장동 개발 사업은 물거품이 됐다. 이로 인해 이강길 씨는 뇌물 공여 혐의를 받아 구속되었는데, 이때 함께 개발 사업에 기여한 남욱 변호사나 정영학 회계사는 구속되지 않았다. 

성남시가 주권을 가져간 대장동 개발사업은 2014년부터 다시 시작되었다. 민관합동개발을 시작한 성남시는 개발 토지를 넓혀 아파트 5900세대를 짓겠다고 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은 굉장히 순탄하게 이루어졌다. 성남시가 개발을 주도했기 때문에 공공개발산업이 되면서 토지를 싼 값에 강제로 수용할 수 있는 권한이 생겼고, 당시 시세로 6백만 원이던 토지를 절반 가격인 3백만 원에 사들였다. 또한, 성남시에서 직접 개발하니 인허가를 받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고, 사업비도 전국의 시중은행들이 대출을 해주겠다고 나섰다. 따라서 땅을 1평 당 1300만 원에 팔 수 있었고, 총 6천억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금액의 수익을 거뒀다. 

하지만 대장동 사건의 핵심 논란은 수익배분에서 일어났다. 원래 지분구조는 성남 도시개발공사가 50%+1주, 5개의 금융회사가 43%, 그리고 민간기업인 화천 대유와 천화 동인이 7%을 가지고 있었다. 지분구조에 따르면 7%를 가져가는 화천 대유와 천화 동인은 6천 억 원의 수익 중 약 420억을 가져가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화천 대유와 천화 동인은 총수익의 68%인 4040억 원이라는 말도 안 되는 수익을 챙겼다.

화천대유는 성남시의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했던 민간기업으로, 실질 소유자는 김만배로 알려져 있다. 김만배는 과거 한 경제지에서 기자로 일했는데, 당시에 많은 법조인들과 친분이 있었다. 천화동인은 화천대유의 자회산데, 1호에서 7호까지 있으며, 소유주는 천화동인 1~3호는 김만배, 4호는 남욱 변호사, 5호는 정영학 회계사다. 천화동인의 소유자들은 4040억 원 중 김만배가 가져간 1987억 원을 뺀 나머지 금액을 나눠가졌다. 남욱 변호사와 정영학 회계사는 초기 대장동 개발 사업에도 연루되었는데 이번에도 참여하여 엄청난 수익을 거둔 셈이다.

그렇다면, 화천대유가 이렇게 어마 무시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보통 수익은 지분으로 나누지만 대장동 사업은 특별한 설계로 수익을 배분했다. 대장동 사업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이익을 보존하기 위해 1822억 원으로 확정하였고, 그 이상의 이익은 모두 화천대유와 천화동인이 가져가도록 설계되었다. 원래 택지개발 촉진법은 민간업자가 큰 수익을 가져가지 못하도록 민간업자의 수익을 6%로 제한할 수 있다. 그러나 대장동 사업은 도시개발법을 따랐기에 수익률의 제한이 없었다. 그러나 초과이익 상한제 규정을 넣었다면 화천 대유와 천화동인의 무시무시한 수익을 막을 수는 있었다. 실제로 2015년 2월 개발 2팀에서는 초과이익 상한제 조항을 넣자는 의견이 있었지만 유동규 전 성남 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 의해 업무에서 배제되었다는 진술이 있었다. 결국 대장동 사업은 초과이익 상한제 조항 없이 진행되었고, 현재 이재명 후보는 당시 성남시장으로 지분 설계에 참여하여 화천대유에게 특혜를 주는 데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것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화천대유의 관계는 의심스럽다. 유동규 전 본부장은 김만배 등과 공모해 화천대유 측에 최소 651억 원가량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최소 1천176억 원에 달하는 이익을 몰아주고 그만큼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리고 유동규를 기획본부장에 임명한 이재명 후보와의 연결고리도 수사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대장동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이미 두 사람이 죽었다. 12월 10일, 유한기 전 본부장은 화천대유 측에서 로비 명목으로 2억 원을 받았다는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 자살했다. 유한기 씨는 뇌물을 받고 황무성 사장을 종용하여 사퇴하게 하여 유동규 씨가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장악하고 화천대유에 특혜를 줄 수 있게 하였다는 의혹을 받았다. 유한기 씨에 이어 12월 21일,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 1 처장까지 숨진 채 발견되었다. 그는 유동규 전 본부장과 함께 초과이익 상한제 조항을 삭제한 인물이라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대장동 사건과 관련하여 여야 모두 특검을 수용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재명 후보 또한, 30일 대장동 특검과 관련해 “조건 없이, 성역 없이, 즉시 하자”라고 강조했지만 뇌물과 비리로 얼룩진 사회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차갑기만 하다. 누구보다 청렴해야 할 공직자들이 줄줄이 검찰 소환을 받고 있는 현실에서 우리 사회에 공정은 살아있는 것인지 의심스럽기만 하다. 대통령 민정수석을 마치고 법률고문단을 맡았던 곽상도 의원의 아들은 화천 대유에서 5년 6개월을 일하고 퇴직금이 50억 원이나 받았다. 박영수 전 특검도 고문으로 약 2억 원을 받았고, 딸은 화천 대유에서 근무하며, 계약 취소된 아파트를 7억 원에 샀는데 현재 호가가 15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수사 선에서 뇌물을 받았다고 의심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은 검사장, 경찰청장, 의원들이다. 앞으로 이런 사건을 막기 위해서는 철저한 수사와 처벌은 물론, 공직자의 청렴성에 대한 견제가 필요하다. 미래에 나와 같은 학생들이 어른이 되어 살아갈 때는 이러한 사건이 없는 깨끗한 대한민국에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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