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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기기를 사용할수록 줄어드는 기억력, ‘디지털치매증후군’

디지털 기기 의존으로 퇴화하는 기억력, 디지털치매증후군

예방 위해서는 의식적으로 일상 속 뇌 사용 필요

<PIXABAY 제공 >

[객원 에디터 4기 / 권서현 기자] ‘디지털 치매증후군(Digital Dementia)’이란 말을 들어 보신 적이 있는가? 

‘디지털 치매증후군’이란 무의식적으로 디지털 기기에 의존하게 되어 기억력과 계산 능력이 저하되고, 각종 건망증 증세를 보이는 상태를 말한다. 이 증상은 특히 디지털 기기 의존도가 높은 젊은 층에서 심각한 뇌 기능의 퇴화 증세를 동반하여 나타나고 있다. 디지털 치매 증상이 나타난 사람들은 가족의 전화번호를 외우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며, 내비게이션 없이는 익숙한 길도 운전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런던대학교에서 1,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디지털 기기 과다 사용은 수면부족과 마리화나 중독보다 더 지능 지수(IQ)를 저하시킨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특히 디지털 이용도가 높은 나라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표한 ‘2017 인터넷 이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터넷 이용자 수는 무려 4,500만여 명에 이르고, 99.4%가 무선 인터넷을 이용하고 있다. 20대는 하루 평균 약 14.3시간, 50대는 약 8.5시간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메신저와 SNS, 또는 인터넷 뱅킹, 인터넷 쇼핑에 사용한다.

디지털 치매의 발생 원인은 우리의 뇌 사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가 디지털 기기를 통해 따로 기억하지 않아도 필요할 때마다 정보를 찾을 수 있게 되면서, 이에 따라 뇌에서 기억을 저장하는 메커니즘 자체가 약해지기 때문에 발생한다. 

뇌가 기억을 저장하는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우리의 뇌는 감각 기관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인 후 이를 후두엽으로 보낸다. 자극은 전두엽으로 건너와 사고 작용을 거친 후 전두엽에서 판단을 내리면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 받아들인 정보는 단기 기억 저장소에 저장되는데, 이 과정이 꾸준하게 반복되면 장기 기억 저장소에 저장된다. 이렇게 꾸준한 학습 과정을 통해 뇌는 기억을 꺼내어 전두엽에서 활동을 관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애써 학습하고 기억하려고 하지 않아도, 간편하게 스마트폰으로 검색하여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되었다. 안 쓰는 근육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쇠퇴하듯이, 우리의 스마트폰 사용 패턴 때문에 뇌 사용량은 점점 줄어들고 이로 인해 단기 저장소의 정보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또한, 우리는 스마트폰을 통해 다량의 무분별한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는데, 생각이 필요 없는 자극에 뇌의 반응 속도가 느려지며 뇌 정보 처리 능력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내 손 안의 작은 컴퓨터 덕분에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필요한 정보를 간편하게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정작 그렇게 얻은 정보는 직접 체험해보는 과정을 거치지 않아서, 직관을 이용한 복잡한 추론 과정의 수행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기술이 급속하게 발달하는 시대를 살면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지만, 문명의 기계로 인해 뇌가 작아지고 퇴행하는 증상은 예방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독서나 악기 연주, 손글씨 쓰는 습관 등을 들이며 간단한 계산은 암산으로 하도록 노력하는 등 일상 속에서 뇌를 사용하여 기억력 저하를 막도록 해야 한다. 신체가 건강할 수 있도록 의식적으로 노력하면서 디지털 기기를 다룰 때, 진정으로 현명한 정보의 소비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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