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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 의문의 폭탄테러 이스탄불 87명 사상

‘쿠르드 무장단체’에 의한 테러로 공식 발표

튀르키예 정부 미 조문 거부

<Illustration by Jimin Moon 2009 (문지민) >

[객원에디터4기/장수빈 기자]13일(현지시각) 오후 튀르키예 최대 도시 이스탄불의 번화가 탁심광장 근처 이스티클랄에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6명이 목숨을 잃고 81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AP,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스탄불의 베이욜루 지역 이스티클랄 거리는 상점과 음식점이 밀집해있는 인구 밀집 지역으로 이스탄불 주요 관광지인 탁심 광장과 연결되어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도 많이 찾는 번화가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이번 사건으로 최소 6명이 숨졌다고 밝히면서 “일요일 번화가에서 발생한 비열하고 사악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이 사건을 누군가 고의로 폭탄을 터뜨린 테러 행위로 규정하고 사고 수습 및 배후 조사를 진행했다. 이스탄불 주지사 알리 예르리카야는 이스티클랄에서 이날 오후 4시 20분(한국 시간 오전 10시 20분) 대형 폭발이 있었다는 트윗을 올렸다.

SNS에 올라온 당시 영상을 보면 관광객과 시민으로 붐비는 이스티클랄 거리에서 굉음과 함께 불길이 치솟자, 이를 본 행인들이 몸을 돌려 황급히 반대방향으로 달아난다. 경찰은 이스티크랄 거리 일대에 보행자가 다니지 않도록 통제하고 여러 대의 구급차가 부상자 구조 활동을 벌였다. 튀르키예 경찰 당국은 현장 CCTV를 분석해 한 여성이 갑자기 뛰어와 가방을 놓고 간 후 폭탄 테러가 발생한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다음날 폭탄테러 용의자인 여성을 체포했다. 

이 여성은 테러 일주일 전 이프린(시리아 북서부 도시)을 통해 튀르키예로 입국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튀르키예 정부는 이 여성 배후에 극단주의 무장세력(IS)이나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이 사건에 연계됐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사고 수습에 나서는 한편 폭탄이 터진 경위와 배우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튀르키예는 자국 동부 및 이라크 북부, 시리아 동북부 등지를 거점으로 40년 이상 독립국가 건설을 위한 투쟁을 벌이고 있는 무장조직인 쿠르드노동자당(PKK)과 긴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따라서 국내는 물론 이라크·시리아 등 인접국의 국경을 넘어서까지 PKK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미국은 시리아에서 IS(이슬람국가) 격퇴를 도운 이들을 테러조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 이를 빌미로 튀르키예가 이스탄불 폭발 사건의 배후조직을 미국 정부가 지원한다고 비난하며 조의를 공식 거절했다. 술레이만 소일루 튀르키예 내무장관은 “우리는 미 대사관의 애도의 메시지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우리는 거부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백악관의 조문 메시지에 대해 “살인자가 범죄 현장에 가장 먼저 나타나는 것과 유사하다”라고 말하며 미국을 비난했다.

2015년 튀르키예에서는 수도 앙카라의 기차역 광장에서 대규모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102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나왔었다. 2016년 3월 13일에는 앙카라 도심에서 자동차를 이용한 자살폭탄 테러로 34명이 사망하고 125명이 다치기도 했다. 이 사건이 터진 지 6일 뒤인 3월 19일에는 이스탄불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또 발생해 5명의 사망자와 39명의 부상자가 나왔다. 당시 사건 장소는 이날 폭발이 발생한 이스티크랄 거리였다. 

이스티크랄 거리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이스탄불 최대의 번화가로 알려져 있다. 주요 대사관과 호텔, 명품 상점, 음식점 등이 모여 있으며 이스탄불 핵심 관광지 중 하나인 탁심 광장으로 이어진다. 2016년 12월에는 이스탄불 중심부에 있는 축구팀 베식타시 홈구장 인근에서 2차례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해 29명이 사망하고 166명이 다친 사건도 있었다. 

이스탄불은 공공시설 및 쇼핑몰 등을 이용할 때 여전히 검색대를 통과해야 입장이 가능한 지역이다. 차량 또한 트렁크를 열고 확인 후 주차장에 들어갈 수 있다. 이러한 보안 속에서도 계속해서 폭발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어 안타까운 일이다. 테러는 어떠한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 예전에 비해 국가 간 안보가 강화되며 테러에 대한 위험이 줄었다고 하지만 잊을만하면 발생하는 폭탄 테러에 우리나라 여행객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며 테러에 고통받는 무고한 사람들이 없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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