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프랑스 대선에서 보여준 유럽 극우 세력 확장

마크롱 재선 성공

하지만 5년 후 극우 정당 후보 당선 가능성 높아

유럽 전역에서 극우의 세력 확장

<Illustration by Haewon Choi>

[위즈덤 아고라 / 손유진 기자] 24일, 프랑스 대선 결선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2차 투표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가 58.55%, 국민연합(RN) 정당의 마린 르펜 후보가 41.45%의 득표율을 얻으며 재선에 성공하였다. 프랑스에서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사례는 2002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한편, 이번 대선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 정당의 마린 르펜 후보의 득표율이다. 르펜 후보는 2012년 처음 대선에 출마했는데 1차 투표에서 17.9%의 득표율로 3위였고, 2017년에는 결선투표까지 가서 33.9%의 득표율을 얻었다. 이번 대선에서는 2017년보다 약 8% 만큼 상승한 지지율을 얻은 셈이다. 

르펜 후보가 이 정도의 지지율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부드러운 이미지를 위해 반려동물의 사진을 올리는 등, 기존의 극우 정당에 있던 부정적인 이미지를 탈바꿈하려고 했다. 또한, 자신에 대한 극우 이미지를 가리려고 하였다. 이민 반대 등 기존의 극우 정치인들이 주장하던 바와 달리, 물가 상승 등의 문제를 언급하며 일반 시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접근했다. 또한, 마지막 양자 토론에서 ‘극우’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 모습도 보였다.

르펜 후보가 지지율을 얻을 수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시민들의 마크롱에 대한 실망 때문이었다. 2018년 정부가 유류세 인상을 발표하자 이에 대해 반대하는 사람들이 모여 진행된 ‘노란 조끼’ 반정부 시위와 코로나19 확산 등의 상황에서 국정운영을 하는 데에 시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한, 미크롱 대통령은 “유권자들이 더는 극단주의에 투표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확실하게 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첫 임기 동안 하겠다”며 정치적으로 균형을 잡겠다고 말했지만, 임기 동안에 펼친 정책에서는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특히 노란 조끼 반정부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이슬람 문화를 억압하는 법안을 추진하는 모습을 보고 시민들은 실망했다. 

그럼에도 시민들은 ‘최선 대신 차악’을 선택한다며 마크롱 대통령을 선택했다. 대선과 관련된 시위에서도 한 후보를 지지하는 슬로건이 아닌, ‘상대 후보를 뽑지 말자’는 내용의 슬로건이 대부분이었다. 이번 대선이 비호감 결선이었다는 것은 투표율로도 드러났다. 이번 투표율은 2017년 투표율 74.6%에서 하락한 72%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300만 표 이상의 무효표와 백지를 합하면 3명 중 1명은 투표를 하지 않은 셈이다.

한편 이번 결선에서 높은 지지율을 얻은 극우 성향의 정당 국민연합(RN)의 지지율은 5년 후에는 더 높아져, 국민연합(RN)의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렇게 극우 성향의 정당과 정치인들이 세력을 얻는 것은 프랑스뿐만이 아니라, 유럽 전체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영국에서는 의회에 1석도 없던 정치인이 브렉시트를 화제로 만들고, 헝가리에서는 극우 성향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4 연임에 성공했다. 스페인에서는 극우 정당 복스가 지방의회에서의 영향력을 키우고 있고, 독일에서도 독일 대안당이 비록 의석수는 하락했지만 영향력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특히, 난민 수용, 경제 위기, 그리고 높아진 실업률로 인해 불안감을 느낀 청년들과 열심히 해도 잘 살 수 없다는 패배감을 느낀 청년들이 극우를 선택하고 있어 유럽의 극우 바람이 불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