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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al] – 뇌로 보는 인간

Illustration by Sihyun Jeun (NAS Dubai Year 10)

by Haram Kim (Nord Anglia International School Dubai Year 9)

인류가 고안한 자본주의는 큰 발전을 이뤘지만 197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신자유주의로 인해 일반 노동자의 임금 수준은 저하되고 거대 기업의 CEO들은 슈퍼리치가 되었다. 경제적 불평등은 어느 나라도 예외가 없는 전 지구적 문제가 되었으며 빈부격차는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로 0.9%의 부자들이 전 세계 43.9%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절반이 넘는 56.6%의 사람들이 전 세계 부의 1.8%를 가지려고 경쟁하고 있다. 케이프타운과 탄자니아, 뭄바이, 나이로비 등 대부분의 도시는 길과 공동 시설 등으로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을 분리하고 있으며, OECD 회원 중 가장 불평등 지수가 높은 도시인 홍콩의 상위 10%의 수입은 빈곤 가정의 수입의 44배로 50명 부자의 돈이 정부 재정보다 1.35배가 많았다. 경제적 불평등은 일하고 받는 노동 소득보다 이자나 주식으로 인한 자본 소득의 증가로 일어나고 있으며, 불평등이 높은 나라에서 살인율이나 교도소 수감률, 영아 사망률, 약물 중독, 알코올 중독 등이 많아지는 있다. 결국 불평등이 사회와 개인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1986년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은 최후통첩게임(Ultimatum Game)을 발전시킨 독재자 게임(Dictator Game)으로 인간의 이기심과 합리성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독재자 게임은 두 명이서 10만 원을 나눠갖는데 제안자가 금액을 제시하고, 수용자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면 그 비율대로 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수용자가 거부를 하면 둘 다 받지 못한다. 실험 결과 사람들은 상대방이 거부권이 있을 때, 대체로 돈을 절반씩 나눴지만 수용자의 거부권을 제한하자 제안자는 약 72%를 차지하였다. 결국, 돈 앞에서 인간은 이성적인 사고보다 이기적인 행동을 보였던 것이다. 왜냐하면 돈을 얻으면 뇌의 측좌 부분이 활성화되고 도파민이 나와 기분이 좋아지고 돈을 잃으면 편도체가 활발해져서 공포의 신호를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돈을 대하는 인간의 행동을 연구하고 있는 댄 애리얼리는 사람들에게 자신의 사회보장번호의 마지막 2자리를 적으라고 한 후, 몇 가지 물건을 보여주고 얼마에 살 거냐고 물었다. 대부분의 참가자들은 무의식적으로 물건의 가격을 방금 본 숫자와 연결 지어 생각했다. 사회보장번호의 마지막 2자리가 높은 참가자들은 평균 75% 더 높은 가격을 불렀는데, 자신의 사회보장번호와 상품 가격은 아무런 관련이 없어도 이미 머릿속에 각인된 숫자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우리의 뇌도 무언가에 묶여 영향을 받는데 이를 ‘앵커링 효과’라고 한다. 앵커링 효과는 할인과 이벤트 상품, 비즈니스 협상, 그리고 학생 수행평가에서도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금융권에서 말하는 슈퍼리치는 언제든지 10억 정도는 당장 은행에서 뺄 수 있는 사람, 특히 현금성 자산이 100억 원 이상 보유한 사람들을 말한다. 심리학과 교수 대커 켈트너는 부와 특권으로 법망을 피하며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사례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는 보행자 구역에서 차들이 얼마나 정지선을 잘 지키는지 조사를 했는데, 저가 차량은 100%로 멈췄지만 고급 차량의 운전자의 45%가 보행자 우선 구역을 지나쳤다. 부와 특권을 가진 사람일수록 규정과 법규를 어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한 부유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때, 타인에 대한 이해를 돕는 미주 신경의 반응이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 돈과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느낄 때, 공감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이 꺼지는 것이다. 그들은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행동을 하며 말투 또한 지시형으로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만남을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더군다나 참모들이 부자 중심으로 대화를 하다 보니 공감능력이 떨어지고 자기 합리화 논리가 일반화되기 경향이 있다. 공감 능력 저하, 이기주의, 충동적 행동 등이 겹치면 CEO 갑질 사고까지 일어나게 된다. 

과학자 찰스 넬슨 교수는 가난이 아이들의 뇌에도 영향을 미치며, 출생 직후부터 가난에 노출되면 3세가 됐을 때 이미 눈에 띄게 아이큐가 낮아진다는 것을 밝혔다. 평균 아이큐가 100일 경우, 연구 대상이었던 방글라데시 아이들의 아이큐는 85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며 생후 2달 정도만 돼도 뇌의 회백질 양이 적었다. 미국 보스턴의 빈곤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뇌발달에 이상이 있음을 확인했다. 2~24개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스트레스가 많은 가정 환경일수록 아이의 뇌 활동이 줄어든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우리의 뇌는 돈을 좋아하지만 불평등의 해결하는 열쇠도 뇌에 있다. 영장류 학자 프란스 드발은 원숭이 실험을 통해 원숭이들이 불평등을 혐오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우리 인간도 마찬가지이다. 협력하며 살아가는 동물들은 불평등을 싫어하고, 공평하게 나누지 않으면 반발하게 된다. 우리는 유구한 역사 동안 나누는 것이 당연한 사회를 만들어 왔고 불평등과 불공정을 목격하면 우리의 뇌는 뇌섬엽의 활동을 통해 분노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우리는 결국 뇌에서 불공정한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우리가 어떤 사회에서 살고 싶냐고 물으면 사람들은 훨씬 더 평등한 세상을 원한다고 말한다. 뇌는 자본주의가 만든 불평등을 본능적으로 역겨워하고 나눔의 미덕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희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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