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ORA FEATURESSOCIAL

로켓 속도로 퍼지는 쿠팡 불매운동

물류센터 화재로 촉발된 회원탈퇴· 불매운동

쿠팡이츠 갑질 논란·욱일기 판매도 영향

김범석 의장 사임 논란, 미국 쿠팡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

Illustration by Eujean Cha

[위즈덤 아고라 / 손유진 객원기자] ‘로켓 배송’으로 승승장구를 하던 쿠팡이 잇따른 논란으로 국민들의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연이은 배송기사 사망사고에 이어 덕평물류센터 화재로 안타까운 사망이 발생하고 갑질 논란, 욱일기 상품 판매 등 악재들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 불매 운동은 지난 17일 발생한 덕평물류센터 화재 사건으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 17일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의 화재로 6일 만에 진압은 됐지만, 소방관의 안타까운 죽음이 있었다. 17일 건물 내부에 진입했었던 광주소방서 119 구조대 김동식 구조대장(52)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해 48시간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것이다. 그는 17일 오전 11시쯤 동료 4명과 함께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동료 대원들을 먼저 탈출시킨 뒤, 쌓여 있던 가연물들이 무너지머 홀로 고립되었다. 동료 소방관들은 그는 항상 위험한 현장에도 먼저 들어가 위험 요소를 파악해주시던 분이었다고 기억한다.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가 제때 작동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쿠팡이 물류센터에서 일어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묵살했다는 의혹이 커졌고, 소비자들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쿠팡 탈퇴 인증과 쿠팡 탈퇴 방법을 소개하며 대응을 하고 있다.

20일, 트위터에서는 ‘쿠팡 탈퇴’ 문구가 2만 회 이상 언급되며 실시간 트렌드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일부 네티즌은 “개선되길 바라면서 기다렸지만. 이젠 포기해야겠다”, “잘 가라. 로켓 와우고 쿠팡 이츠고 다신 안 씀” 등의 글과 함께 쿠팡 탈퇴 인증 사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새우튀김 환불 요구에 시달린 업주가 뇌출혈로 쓰러진 지 3주 만에 숨지는 일이 발생했는데 거래를 중개한 쿠팡 이츠가 환불 처리 과정에서 업주를 과도하게 몰아붙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쿠팡 이츠는 “일부 이용자의 갑질과 무리한 환불 요구, 악의적 리뷰 등으로 피해를 입은 점주 여러분께 적절한 지원을 해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라고 입장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다.

쿠팡에 대한 논란은 이것만이 아니다. 쿠팡에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 관련 상품이 판매돼 논란이 발생되기도 했다. 해당 상품들은 모두 해외 배송 상품으로 쿠팡이 자체 판매하는 것이 아니었지만 22일 오전까지 욱일기가 그려진 스티커, 우산 등이 판매되었던 것이다. 욱일기는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한 군에서 사용된 깃발로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통한다. 종종 스포츠 경기 응원에서 사용돼 국제적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쿠팡은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즉각 판매 중단 조치를 했다.

불매운동 확산의 원인으로는 김범석 창업자의 처신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김 의장은 지난달 31일부로 쿠팡 사내 이사 자리에서 사임했는데, 물류센터 화재가 발생한 날 공개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간의 노동자들의 사망과 관련해서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려고 ‘한국 쿠팡’에만 한정해 사임을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쿠팡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쿠팡 측은 “사임 등기가 완료돼 일반에 공개된 시점에 공교롭게 화재가 발생한 것”이라며 사임과 화재와의 연관성을 전면 부인했다.

또한, 이번 화재로 물류센터 안전에 대한 대책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가물류통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한 물류센터는 전년보다 3배 이상 증가한 732건이다. 빠른 배송을 추구하는 온라인 시장이 코로나19로 인해 커지면서 따른 결과이다.

많은 사망자가 나왔던 작년 이천 물류창고 화재로 인해 건축법 개정안이 발의된 것 외에는 물류센터 안전에 관한 규정이 미흡하다. 다른 종류의 재료를 샌드위치 모양으로 쌓아 올려 접착하여 만든 특수 합판인 샌드위치 패널은 물류센터의 건립에 사용되는데, 만약 건축법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이 샌드위치 패널에 들어가는 소재를 불에 잘 타지 않는 소재로 만들어야 한다. 전문가들은 물류센터를 안전하게 건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다양한 물류센터의 용도에 맞게 맞춤형 대책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사건과 관련하여 소비자의 불매운동의 목소리가 물류창고 안전성을 확보하는 대책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에 대해 어떤 변화를 이끌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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