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ATE&SPEECHKOREANOPINION

[Debate] –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해야 하는가

Illustration by Hayoon Lee (ASD Grade 11)

[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해야 하는가] : 2019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 중독을 ‘게임 이용 장애(gaming disorder)’로 규정하며 공식적인 질병으로 분류하였습니다. 오는 2022년부터 효력이 발생하지만, 권고 사항으로 회원국들에게 각국의 사정에 맞게 적용하라고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생활이 많아지는 요즘, 게임에 과몰입한 사람들이 더욱 증가하면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지만,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지정하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며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에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해야 하는가’에 대해 학생들의 찬반 입장을 3분 분량으로 들어보았습니다.

[찬성 의견]

by Chaewon Jung (NAS Dubai Year 10)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2017년, 12조 2,403억 원으로 사상 최고 성과를 기록했습니다. 모바일 게임이 약 4조 8000억 원, 온라인 게임이 약 4조 7000억 원으로 모바일 게임이 온라인 시장 규모를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2019년 5월 말에 게임이용장애, 즉 게임중독을 질병이라고 규정했습니다. 게임이용장애는 다른 일상보다 게임을 우선시하고, 일상생활에 문제가 생기는데도 게임을 그만두지 못하고 과도하게 하는 행위가 1년 동안 지속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양대 정신건강의학과 노성원 교수는 개인의 기능 수준에 지장을 줄만큼, 예를 들어서 대인관계 또는 가족관계, 직장 생활, 학업활동 등에 있어서 줄이고 싶은 마음이 있으나 그것을 제대로 못한다면 질병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저는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판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은 다른 연령대보다 게임 중독의 당사자가 되기 쉽습니다. 한국 청소년 정책 연구원에 따르면, 하루 평균 온라인 게임을 약 131분 동안 한다고 합니다. 온라인게임 유형 중 한국청소년들은 RPG와 스포츠·레이싱 게임, 슈팅게임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RPG 게임은 아바타가 있는데, 아바타는 게임 속에서 자신을 대신하는 캐릭터로 주어진 퀘스트를 완수하는 과정에서 다른 아바타 또는 몬스터와 싸우기도 하며 경험치를 쌓게 됩니다. 그런 과정 중에서 다른 아바타를 조작하는 유저와 게임하기 때문에 가상공간인데도 불구하고 관계, 싸움, 경쟁 등과 같은 현실감이 그대로 존재하게 됩니다. 현실에는 지켜야 하는 법도 있고 규범도 있기 때문에, 할 수 없었던 것도 게임 속에서는 가능한 부분들이 많아지게 되고 대리만족을 느낄수록 청소년은 중독에 빠지기 쉽습니다. 또한, 2019년 자료에 따르면 현재 인기 있는 온라인 게임의 16%가 강등 제도가 있어, 지속적인 게임을 하게 만들어 중독적인 요소가 다분하고, 압박감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올라갈 수 있습니다. 게다가 2020년에는 지난해보다 유료화 게임이 15%가 증가해서 청소년들은 게임 비용을 구하기 위해 2차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도 높아졌습니다. 

2015년 경기도 광주시에서 17살 고등학생이 누나를 흉기로 수차례 찌른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경찰에 잡힌 그는 찌른 것은 맞는데 왜 찔렀는지 모른다며 답했지만 조사 결과, 범행 직전, 컴퓨터 분석을 통해 내용이 잔인한 인터넷 게임과 관련 동영상을 3시간 동안 시청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부모의 진술에 따르면, 밥도 제대로 먹지 않으며, 한 번은 화장실에 가는 시간이 아까워서 강아지 배변 패드에서 볼일을 봤다고 했습니다. 서울에 사는 17살 김 군은 가볍게 시작한 게임을 매일 5-6시간 이용했고 지각은 물론 학교에서 벌점을 수차례 받았다고 합니다. 이처럼 2018년 기준 스마트폰에 중독된 청소년이 20만 명 가까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게임을 지나치게 몰두하다 보면, 일상생활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늘다 보면 자연스럽게 가족이나 지인과 함께 하는 시간, 공부 시간, 수면 시간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게임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게임 속으로 너무 빠질 경우에는 이러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저는 국민들의 안전한 게임 문화를 위해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여, 올바르게 치료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질병으로 분류가 된다면 치료 방법이 더 체계화될 것입니다. 또한,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은 후, 원인과 스트레스, 우울증을 확인하고 다른 정신 질환처럼 보험 혜택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점점 인터넷이 일상화되는 요즘,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기보다 일상생활에 문제가 된다면 질병으로 인식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대 의견]

by Seoyun Jeon (GWA Grade 9)

WHO(세계보건기구: World Health Organization)는 2019년 5월, 게임이용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하는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을 통과시켰으며, 이는 2022년부터 적용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저는 게임 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였을 때 발생하는 문제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첫째로, WHO에서 제시한 게임중독에는 여러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게임을 하고 싶은 욕구를 참지 못하는 경우, 게임이 일상생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경우 등 이런 증상들이 12개월 이상 지속되면 게임중독으로 진단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조건들은 포괄적이고 기준이 애매하여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국민중 70%는 게임을 합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상황에 게임을 하는 시간과 빈도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런 불분명한 조건으로 질병이라고 한다면 자칫 전 국민의 상당수가 게임 중독, 정신질환자라고 여길 수 있습니다. 또한, 알코올 중독을 진단할 때에는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을 하는 등 정확하게 진단을 하지만, 현재 게임 중독을 수치화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이 없습니다. 더불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쳐 우울증을 동반하게 하는 여러 가지 것들, 예를 들어 학업 스트레스, 과도한 텔레비전 시청이나 스포츠 활동에 의한 업무 지장 등도 문제일 수 있는데, 게임만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은 형평성에도 어긋납니다. 

둘째로, 사람들이 게임에 몰입하고 게임을 하는 빈도가 늘어나는 것은 게임 자체를 좋아하기보다 다른 원인들 때문일 경우가 많습니다. 연구조사에 따르면 게임 중독의 주된 원인으로 수도권에 사는 2,000명의 청소년들은 자기 통제력 상실, 부모의 영향력, 학업 스트레스를 뽑았다고 합니다. 게임이 아이들의 여러 가지 스트레스 등을 해소하는 수단으로 쓰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는 문화적, 예술적 생활 등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의 권리를 빼앗는 것입니다. 또한 게임이 사람에게 나쁜 영향만 끼친다는 표현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013년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 발달 연구소에서는 평균 나이 23세 실험자들에게 두 달간 매일 30분씩 닌텐도 게임 ‘슈퍼마리오 64’를 하도록 했는데 그 결과 신체의 운동 기능과 관련된 전두엽 피질, 오른쪽 해마, 소뇌가 발달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2015년 서울아산병원 신경과에서 일반 남성 가운데 실시간 전략 게임을 1000회 이상 해본 사람을 모아 3개월 동안 주 4시간 이상 게임을 하도록 했습니다. 그 후 1년간 게임을 10시간 이상 한 적이 없는 그룹의 뇌를 비교했을 때 게임을 한 사람들의 시지각 능력이 향상되고, 판단, 추론을 담당하는 뇌영역이 활성화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셋째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는 것은 4차 산업 혁명을 이끌어갈 게임 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콘텐츠 수출의 절반 이상은 게임 산업이 차지합니다. 이는 세계 4위 수준이며, 연 6조 5,000억 원 이상의 수입을 가지고 온다는 것을 뜻하기도 합니다. 이런 수입들은 광고, 아이템 등에서 오는 것인데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게 되면 이런 규제로 인한 편견과 고정관념이 생겨서 게임 산업에서 가장 큰 수익을 불러왔던 광고 수익이 감소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대 산학협력단의 보고에 따르면, WHO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게임 산업에 위험이 생길 것이고 2023년부터 3년간, 한국 게임 산업이 입게 될 경제적 피해가 최대 11조 원에 달할 것이라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는 정신질환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많습니다. 대한신경의학회에서 조사한 결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조사했을 때, 42%가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을 받을 정도로 정신적 문제를 겪은 적이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하였지만 그중 87%가 실제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보건복지부에서 조사를 하였을 때, 우리나라 정신질환 환자 중 정신 의료 서비스를 받은 사람은 15%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이는 미국, 호주 등과 비교했을 때 20%가 적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그만큼 게임중독이 정신질환으로 분류되면 부정적인 시선으로 삶이 위축되고 오히려 우울증 등의 부수적인 정신질환을 겪게 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아직까지 정확한 게임 중독을 위한 치료법을 찾아내지 못한 점, WHO의 이런 결정이 전 세계적인 합의도 없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해야 한다는 의견에 반대합니다. 

Leave a Reply

error: Content is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