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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을 물건이 아닌 생명체로 인정하는 민법 개정안 의결

민법 일부개정안에 ‘동물은 물건이 아님’ 조항 설치 

Illustration by Donghwan Kim

[객원 에디터 2기/김여진 기자] 9. 28일, 동물을 물건이 아닌 동물 그 자체로 인식하고 법적 지위 부여 가능한 내용의 민법 일부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통과됐다.

이번 개정안은 최근 들어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고 동물 학대 등에 관한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되면서 정부가 마련한 법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발표한 2019년 반려동물 보호와 복지관리 실태에 따르면 2019년 신규 등록된 반려견의 수는 79만 7081마리로 2015년 신규 등록된 반려견의 수의 약 8배가 넘었다. 반려묘 또한 2015 대비 약 5배로 그 수가 뛰었다.

현행법에는 동물이 ‘물건’으로 규정되어 있어, 동물 학대에 대한 합당한 처벌은 물론 피해 보상 등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래서 민법 일부 개정안 98조 2에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 ‘동물은 물건이 아님’의 조항을 선언하며 동물을 동물 그 자체로의 법적 지위를 인정하였다.

민법 일부 개정안이 의결됨에 따라 관련 공약을 내세웠던 이재명 경기지도사는 SNS를 통해 환영의 의사를 밝혔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이 문제는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발전하는 데에 필수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수많은 선진국들 중에 독일은 반려동물 제도의 선진국이라 볼 린다. 독일은 반려견 등록제를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시에 강력히 처벌하는 나라일 뿐만 아니라 독일의 일부 주에서는 동물 면허제까지 시행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는 사람이 동물을 학대해 죽음에 이르게 할 경우 최대 6100만 원의 벌금을 내고 징역형까지 선고된다.

문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김부겸 국무총리와의 주례회동에서 유기 반려동물 관리체계 개선과 관련한 보고를 받고 “이제는 개 식용 금지를 신중하게 검토할 때가 되지 않았는가”라고 말했다고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문 대통령은 토리, 마루, 곰이 등 반려견들과 함께 생활하는 애견인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개 식용 금지’를 요구했던 동물보호단체들은 일제히 환영 논평을 내놓았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지난 2018년 7월 “마루의 친구들을 지켜달라”며 개 식용 금지를 촉구하는 탄원서를 청와대에 전달한 바 있다.

반면, 육견인 단체는 반발을 하고 있다. 주영봉 대한육견협회 사무총장은 ‘정치권의 망언’이라며 “식용 개가 있고, 반려목적, 특수목적의 개가 따로 있고, 대통령의 지시로 식용견을 금지하는 것은 불행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보수 야당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왔는데, 국민의 힘 양준우 대변인은 문재인 대통령이 “포퓰리즘(populism)”을 하고 있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양준우 대변인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개고기 식용을 국가가 ‘원천 금지’하자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국가가 개인의 취향이나 식습관까지 규제할 권리는 없다. 개고기 섭취가 인간에게 특별히 유해한 것도 아니다”라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그러면서 “반려견을 기르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최근 개고기를 꺼리는 분이 많아진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바로 국내 개고기 시장의 자연스러운 축소”라며 “이러한 시장의 작동을 외면하면서, ‘다수가 원하니 국가가 개입하겠다’고 주장하는 건 대중영합주의”라며 포퓰리즘을 언급한 것이다.

법무부는 내달 1일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동물 학대에 대한 처벌이나 동물 피해에 대한 배상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법무부는 “향후 민법상 반려동물 개념을 신설하고, 반려동물에 대한 압류를 금지하는 법안 등 후속 조치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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