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신의 영역에 도전하는 의료기술의 가능성과 한계점

 < OpenAI의 DALL·E 제공 >

[위즈덤 아고라 오피니언 투고 / 박송아 ]현대 의학의 발전은 인간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키고 있으며, 많은 질병의 치료법을 개발해 왔다. 그러나 여전히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수많은 환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줄기세포 연구와 유전자 편집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들은 혈액 질환과 신경계 질환뿐만 아니라 척수 손상과 다양한 신경퇴행성 질환의 치료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혁신적인 치료법에는 윤리적 문제와 잠재적 위험성도 존재한다. 

줄기세포란 모든 세포의 근원이 되는 세포로, 같은 조직의 세포뿐만 아니라 다른 조직의 세포로 전환될 수 있는 만능세포이다. 줄기세포는 자기 복제 능력과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파괴된 신경 세포나 근육 세포 등을 재생할 수 있다. 줄기세포는 배아 줄기세포, 성체 줄기세포, 유도 만능 줄기세포로 나눌 수 있다. 배아 줄기세포는 모든 유형의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만능줄기세포로, 난자와 정자가 만나 형성된 배반포에서 추출한다. 성체 줄기세포는 이미 분화된 조직에서 발견되며 특정 조직이나 장기의 세포를 재생하는 역할을 하고, 유도 만능 줄기세포는 체세포에 유전자를 삽입해 배아 줄기세포의 성질을 갖도록 유도한 세포로, 면역 거부 반응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

줄기세포 치료는 다능성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조직이나 세포를 대체하거나 재생시키는 치료법이다. 이 치료법은 혈액 질환, 심혈관 질환, 근골격계 질환과 신경계 질환 등 다양한 분야들에서 큰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파킨슨병의 경우 도파민 생성 신경원세포를 이식하여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으며, 골관절염을 치료하려면 줄기세포를 관절에 주입하여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키고, 통증을 감소시키며, 관절 기능을 개선한다. 또한 급성 심근경색의 경우, 줄기세포를 이용해 손상된 심장 근육을 재생시켜 심장 기능을 회복시키고, 환자의 회복을 도울 수 있다. 소아 조로증 환자 홍원기의 줄기세포 치료 사례는 줄기세포 치료의 잠재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예이다. 홍원기는 극도로 빠른 노화를 유발하는 희귀 유전 질환인 소아 조로증을 앓고 있으며, 그의 치료에는 주로 자신의 지방조직에서 채취한 메센키말 줄기세포(MSC)가 사용되었다. 이 치료는 병을 근본적으로는 치료할 수 없지만, 손상된 조직을 재생하고 노화를 지연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현재 주목받고 있는 또 다른 혁신인 유전자 편집 기술은 특정 유전자를 정확하게 수정하거나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다. 현재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유전자 가위 기술은 크리스퍼(CRISPR-Cas9) 기술로, 이 기술은 특정 유전자를 정밀하게 편집할 수 있어 다양한 유전 질환 치료에 혁신적인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크리스퍼 기술은 특정 DNA 서열을 인식하는 가이드 RNA와 DNA를 절단하는 Cas9 단백질로 구성되어 있다. 크리스퍼는 원래 박테리아가 바이러스의 침입에 대항하기 위해 발전시킨 면역 체계에서 유래했으며, 과학자들은 이를 응용하여 인간 세포에서도 문제가 있는 특정 DNA 서열을 찾아서 절단하고 수정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유전자 교정을 이용한 새로운 치료법을 개발하고, 농업이나 축산업에서도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되었다. 이는 기존의 유전자 치료법에 비해 훨씬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발전한 것으로, 유전자 편집의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진 것을 알 수 있다. 이 기술을 암, 감염증, 대사이상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의 분야들에서 이용될 수 있으며, 특정 유전자 돌연변이를 교정함으로써 선천적 유전병을 치료할 수 있다.

줄기세포 치료와 유전자 편집 기술은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윤리적 문제도 함께 존재한다. 첫째, 줄기세포 치료의 경우,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는 과정에서 생명 윤리에 대한 논란이 있다. 배아줄기세포는 인간 배아를 파괴하는 과정을 포함하기에 생명 존중의 원칙을 어기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우리나라에서 논란이 되었던 황우석 박사 사건은 이러한 윤리적 문제를 극명하게 드러낸 사례이다. 황우석 박사는 2004년과 2005년에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성공적으로 복제했다고 주장했으나, 이후 연구 결과가 조작되었음이 밝혀졌다. 이 사건은 연구윤리 위반뿐만 아니라, 연구 과정에서 여성들에게서 동의 없이 난자를 채취한 것이 밝혀지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줄기세포 연구에서 많은 배아가 연구에 사용된 후 폐기되었는데, 이는 배아를 잠재적인 생명체로 볼 때 생명 윤리에 어긋난다. 배아를 생명체로 간주하면 이러한 폐기는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을 침해하는 것이기에, 인간의 생명은 시작 단계에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관점의 사람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연구 목적을 위해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윤리를 심각하게 훼손한 사례로, 과학 연구에서의 윤리적 기준 확립의 중요성을 환기시켰다

요즘 또 다른 이슈들인 동물복제와 인간복제는 각각 여러 위험성과 문제들을 동반한다. 동물복제의 경우, 복제된 동물들이 돌연변이나 부작용들에 노출된다. 이러한 문제는 동물 복지의 관점에서 큰 우려를 낳으며, 복제 과정에서 동물들이 경험하는 고통과 스트레스가 정당화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란도 일으킨다. 인간복제는 더욱 심각한 문제들을 제기한다. 우선, 복제된 인간의 정체성과 인권 문제는 법적, 윤리적 논의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이다. 복제 인간이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고 하나의 인격체로서의 권리를 주장할 경우, 이들의 법적 지위는 어떻게 정해야 하는지가 주요 이슈로 언급된다. 또한, 복제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이나 건강 문제는 피해 갈 수 없다. 무엇보다도 윤리적 관점에서는, 인간의 생명을 조작하고 실험 대상으로 삼는 행위들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로 여겨질 수 있다. 

유전자 가위 기술의 사용은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유전자 편집을 통해 태어날 아기의 유전자를 수정하는 것은 ‘디자이너 베이비’와 같은 윤리적 딜레마를 발생시킬 수 있고, 인간 배아에 대한 유전자 편집은 그 결과가 다음 세대로 전해질 수도 있다는 점들이 문제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2018년 홍콩에서 허젠쿠이 박사가 유전자 편집 아기를 탄생시킨 사건이 있다. 허 박사는 사람의 정자와 난자를 수정시킨 뒤, 배아 단계에서 에이즈바이러스와 결합하는 특정 유전자를 제거해 에이즈 면역력을 가진 쌍둥이를 탄생시켰다. 하지만 그는 엄청난 비난과 함께 중국 정부로부터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왜냐하면 비윤리적이며 안전성 검증이 되지 않은 기술을 임상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줄기세포 치료와 유전자 편집 기술은 난치성 질환의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고,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 기술들이 가져올 윤리적 문제들을 무시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개인적으로 이 기술들 모두 의학 기술의 중요한 발전이자 환자들의 희망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를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체계와 규범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규제 및 법률 제정, 윤리적 기준 마련, 공공의 참여 등이 필요하다. 국가 차원의 법률 제정으로 연구를 규제하고, 생명 존중 원칙과 동의 절차를 준수하며, 공공의 참여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또한, 임상 연구와 부작용 모니터링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방법들을 이용해, 우리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 윤리를 지키면서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질병이나 유전병에 한해서만 유전자 편집이나 줄기세포 치료 등이 허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명을 지키기 위해 사용되는 것은 뜻깊은 일이지만, 그저 자신의 취향이나 사회적 기준에 맞기 위해 유전자를 편집하거나 조작하는 것은 윤리적인 면에서 어긋난다. 인간을 조작할 수 있는 실험체로 보는 것도 비판받을 가능성이 있다. 아이의 입장은 고려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자신이 마음대로 생성하는 “디자이너 베이비들”, 그들은 과연 태어났을 때 자신에게 부모가 준 선택지에 행복할지 의문이다. 그리고 부유한 사람들이 더 우수한 유전자를 가진 아이를 낳기 위해 유전자 편집을 이용할 수 있는 반면, 가난한 사람들은 그 혜택을 받지 못할 수 있는 불평등이 생길 수도 있다. 감당할 여력이 안 되는 사람들에게는 기회조차 주어지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렇기에 나는 질병에 한해서만 유전자 편집이나 줄기세포 치료를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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