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혈액으로 치매 조기 진단 가능성 열려

베타아밀로이드 측정을 통해 치매 진단

< Illustration by HuiJung Cho 2006(조희정) >

[객원 에디터 6기 / 이지윤 기자] 대한민국은 해가 지날수록 점차 완벽한 고령화 사회에 가까워지는 추세이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치매 발병률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한국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치매 인구는 약 96만명으로 올해 중 1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실정에서 국내 연구진이 치매 조기 진단 기술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국내 연구진은 치매 유발 독성 물질의 고감도 촬영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여 의학계와 학술지에서 주목을 받았다. 치매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려면 뇌를 촬영하여 특정 물질이 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지금까지의 뇌 촬영 기술은 높은 비용과 대형 병원에서만 가능한 제약이 있어 대규모 검사가 어려웠다. 그러나 이 연구를 통해 독성 단백질을 신속하게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화학 합성물이 개발되었다. 

이 합성물은 형광 물질을 사용하여 독성 단백질과 혼합될 때 빛을 발산하며 ‘베타아밀로이드’ 농도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베타아밀로이드는 치매와 관련된 주요 생물학적 마커 중 하나로, 뇌 내에서 축적되는 이 물질은 치매 초기 징후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베타아밀로이드가 뇌에 과도하게 축적되면 인지 기능 장애와 기억력 악화 등 다양한 뇌 손상을 일으킨다. 또한, 기억력 장애 환자들 중에서 베타아밀로이드가 발견되면 환자의 50% 가 3년 내에 치매증상을 겪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처럼 베타아밀로이드는 우리 뇌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이 기술은 뇌 건강을 평가하고 치매 예방에 기여하는 데 소중한 도구로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향상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치매 유발 물질을 무증상 상태에서 미리 측정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를 위해서는 혈액에서 독성 단백질을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의 확보가 필수적이다. 

지난 10년 동안 광주 치매 코호트 연구단은 지역 사회를 대상으로 치매 위험군의 혈액을 활용한 측정 연구를 진행해 왔다. 연구팀은 5년 내에 국민 건강검진을 통해 초고속 검사가 가능한 치매 유발 물질을 발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 기술은 국제 학계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국내 연구진이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치매 조기 진단 기술은 미래 건강 산업에 새로운 지평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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