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일러스트 OpenAI의 DALL·E 제공 >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
낮은 우울증 치료율이 야기할 사회적 문제
[객원 에디터 11기 / 이채은 기자] 정신질환이 렌즈 착용만으로 치료가 되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박장웅 연세대학교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망막을 통해 뇌의 특정 부위를 자극함으로써 우울증을 치료할 수 있는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을 지난 5월 국제학술지 ‘Cell Reports Physical Science’ 에 게재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치료 효과는 우울증 치료에 주로 사용되는 대표적인 약물인 항우울제를 투여한 것과 유사한 수준의 반응을 보였다.
우울증은 단순한 우울감만을 느끼는 질환이 아니다. 아산병원의 질병백과에 따르면 우울증은 생각의 내용, 사고 과정, 동기, 의욕, 관심, 행동, 수면, 신체 활동 등 전반적인 정신 기능이 지속적으로 저하되어 일상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태를 의미한다. 심할 경우 자살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질환이다. 기존의 우울증 치료로는 약물 치료, 상담 치료, 전기 경련 요법, 반복적 경두개 자기자극법 등이 있었다. 위와 같이 효과적인 치료법은 존재했으나, 대학우울자살예방학회 봉승호 회장의 글에 따르면 우울증 치료율은 유럽과 미국이 50-60%인 반면 한국은 5-10%로 매우 낮다. 이러한 통계는 10년전부터 지속되어 왔으며, 아직까지도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낮은 치료율은 심각한 사회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의 경우 자살 위험이 일반인보다 3-4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높은 자살률을 보이는 우리 사회에서 더욱 심각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메디포 뉴스에 따르면 2024년도 대한민국의 우울증 환자는 110만명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면 정신건강 전문 인력은 충분하지 않아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기관은 제한적이다.
이러한 열악한 상황 속 정신질환을 겪고 있거나 앓았던 사람들은 보험 가입에까지 어려움을 겪는다. 보험 업계가 정신질환자의 보험 가입을 거부하는 근거로 삼는 규정은 보험사기를 막기 위한 취지로 마련된 상법 제732조이다.그러나 해당 조항은 보험사기 방지를 넘어 보험 가입 거부의 근거로 악용되고 있다. 이는 사람들의 정신질환 치료를 기피하게 만들 수 있다.
우울증에 대한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학업, 이혼이나 사별과 같은 상실 경험과 경제적 어려움 등 큰 감정적 변화나 지속적인 스트레스는 우울증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요인들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쯤 겪을 수 있는 일들이다. 즉, 정신질환은 특정 개인의 잘못이나 일부 사람들에게만 발생되는 예외적인 질환이 아니라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정신질환 환자들이 사회적 편견과 부정적인 인식으로 인해 정신질환 치료를 기피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나가야 한다.
최근에는 ‘우울하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 와 같은 에세이나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 ‘우리들의 블루스’와 같은 드라마들을 통해 우리는 우울증에 대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인식이 높아진 것과 별개로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은 여전히 존재한다. 국립정신건강센터의 2024년도 조사에 따르면 2022년도 대비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도는 상승한 반면 부정적 인식과 수용도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방법을 아는 비율은 오히려 감소하였다. 이에 대해 곽영숙 센터장은 “정신건강 문제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며,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육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하였다. 이것은 우리 사회가 풀어나가야할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다.
한국안경신문에 따르면 이러한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과거 당뇨와 녹내장 환자들의 치료를 도와왔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이 기술이 정신질환 치료 영역까지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을 통해 우울증 환자들은 물론 정신 질환 환자분들이 사회적 편견과 시선에서 벗어나 보다 편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