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g Blur’ 현상, 산업 간의 경계를 허물다

‘발전하는 4차 산업 혁명의 기술, 산업사회를 융합’

‘테슬라, 자동차 산업을 넘어 보험산업 까지’

[객원 에디터 4기 / 서유현 기자] ‘빅 블러 (big blur)’ 현상은 빅(big) 그리고 블러(blur)가 합쳐진 합성어로 1999년 미래학자 스텐 데이비스의 ‘블러: 연결 경제에서의 변화 속도’에서 처음으로 언급되었다. 빅 블러는 말 그대로 크게 흐릿해진다는 뜻으로, 변화와 발전의 속도가 시대가 지남에 따라 더욱 가속되면서 기존에 있던 모든 경계가 흐려지고 융화된다는 의미를 지닌다. 기존의 산업 및 업종 간에는 경계가 존재해 각자의 분야만 전문화됐지만 이제는 그 경계들이 사라지고 모든 영역이 융합된다는 것이다. 

빅 블러는 하나의 기업이 하나의 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다양한 영역에 참여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2021년 ‘테슬라’ 기업이 있다. 

마틴 에버하드와 마크 타페닝이 창립한 테슬라는 미국 주 내에서의 배출가스 축소와 내연 기관 자동차 감소를 위해 만들어진 전기차 회사이다. 테슬라 로드스터, 그리고 자율 주행 기능이 탑재되어 있는 테슬라 모델 X 자동차를 출시하기도 하였다. 그 결과, 현재 글로벌 자율 주행 그리고 전기차 점유율 1위를 달성하였고 세계 자동차 제조회사 중 최초로 시가 총액 1조를 달성하기도 하였다.

자동차가 주력 상품이었던 테슬라는 2021년 새롭게 보험 사업을 시작했다. 새로운 사업이 가능했던 건 테슬라가 지닌 신기술 덕분이었다. 테슬라가 판매하는 자율 주행 자동차와 전기차에는 라이다 (Lidar, 주변의 사물을 인식하기 위해 레이저 신호를 이용하는 기술), 카메라, 그리고 빅데이터 수집 장치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장치와 기술들이 실시간으로 주행 데이터와 사고에 의한 피해 규모를 기록하고 사고 여부, 심지어 과실까지 판단할 수 있어 보험 사업에 뛰어들 수 있었다. 또 보험료 측정을 위한 다른 기술들이 필요 없기 때문에 기존의 전기차 보험 상품보다 약 30% 정도 더 저렴하여 실제로 많은 테슬라 사용자들에게 널리 사용되고 효율적인 보험 상품이라고 호평을 받고 있다. 

테슬라는 보험 상품뿐만 아니라 자동차 사업 과정에서 발전시킨 기술들을 가지고 자동차 이외에 에너지 저장 장치 파워얼 (가정용), 파워팩 (상업용), 태양광 수집 지붕 (솔라루프) 등 다양한 영역의 산업에 뛰어들었다. 이처럼 빅 블러는 기업들에게 보다 다양한 길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우리 산업 사회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빅 블러는 4차 산업 혁명이 시작되면서 비즈니스, 산업과의 충돌로 인해 발생한 현상이다. 4차 산업 혁명을 거치면서 다양한 인공 지능 관련 기술들이 만들어졌고 그 기술들이 산업과 비즈니스와 결합하면서 영역을 확장했다. 

현재, 코로나로 인해 비약적으로 발전하는 4차 산업 혁명은 비즈니스 그리고 산업과 지속적으로 충돌하면서 빅 블러 현상을 키워나가고 있다. 몇몇 기업들은 IOT (Internet Of Things), 블록체인 (Block chain),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과 같은 기술들을 사용하여 특정 산업 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닌 다양한 영역까지 확장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고 성공한 사례들도 존재한다.

빅 블러 현상은 현재 여러 기술들이 발전하고 디지털 경제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비즈니스 산업과 맞물려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더 많은 경쟁자들을 낳을 것이고 초경쟁 시대를 불러올 것이다. 더 나아가 빅 블러 현상으로 인해 IOT (사물 인터넷), AI (인공지능), 빅 데이터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현상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첫째, 이전부터 사용해 온 핵심기술을 잃지 않고 그 핵심기술에서 다른 산업과의 융합점을 찾아야 한다. 이 방법은 기존의 전문화된 기술을 다른 새로운 기술과 융합시키는 산업에 있어서 기업의 실패를 막아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둘째, 빅 블러로 인해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가 제공되기 시작했으므로 그 산업과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전부터 쌓아온 브랜드를 유지하고 잘 살려야 한다. 

셋째, 빅 블러 자체가 신기술을 많이 사용하는 새로운 산업 현상이기 때문에 신기술에 대한 윤리적 규제 및 인간의 권리와 안전을 보장하는 법적, 사회적 체계가 마련되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기술들은 나날이 발전해갈 것이고 빅 블러 현상처럼 새로운 사회 현상이 계속해서 나올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러한 미래에 대비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