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SINESS

미국, 분유대란의 원인은 무엇인가

글로벌 공급난·대량 리콜 후폭풍 확산

미 전역의 분유 품절률은 40%, 1인 3통 제한

애보트,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공장 재개 협상 중

<PIXABAY 제공>

[위즈덤 아고라 / 우연주 기자] 글로벌 공급난과 분유 업체 애보트의 리콜 사태로 미국에서 벌어진 ‘분유 대란’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조사에서 분유 제조사 애보트의 분유를 먹은 뒤 세균 감염으로 영유아 2명이 사망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후 애보트의 3개 브랜드(시밀락, 앨리멘텀, 엘러케어)가 리콜 대상으로 지정됐다. 

분유업계는 수입량을 늘리고 1인당 구매량을 제한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다. 지난달 마지막 주 미 전역의 분유 품절은 40%인데, 지난달 첫 주 품절률이 31%인 것을 감안하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타깃, 월마트, 코스트코 등 소매업체들은 한 사람당 분유 3~4통만 살 수 있게 제한을 했지만 많은 업체들은 재고를 소진한 상태다. 

이는 코로나19에 따른 방역 규제 때문에 시작됐다. 공급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핵심 원료가 제때 들어오지 않는 데다 집단 감염으로 인한 유통인력 부족도 분유 부족을 부추겼다.

미시간 공장은 애보트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분유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그러나 2월 제품의 오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가동이 중단됐다. 애보트는 당시 박테리아 감염을 일으킨 3개 브랜드 분유를 대거 리콜하면서 글로벌 공급망 위축으로 촉발된 분유 공급 부족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 

또한, 분유 제품 중 하나인 엔파밀을 생산하는 레킷벤키저 그룹은 수요를 맞추기 위해 일요일과 야간에도 교대 근무팀을 투입해 공장을 하루 24시간, 주 7일 가동 중이라고 전했다. 레킷벤키저 그룹도 공급망 위축의 여파로 물류 및 운송 지연을 겪으면서 공급에 차질을 빚고 있다. 

애보트와 레킷벤키저는 현재 미국 유아용 분유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분유 대란으로 인해 신규 업체들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공급을 단기에 늘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분유 생산은 진입 장벽이 높기 때문인데 FDA의 까다로운 심사를 거쳐 특별 승인을 받아야 한다. 분유 개발 방법, 성분 연구, 공장 내 품질 관리 조치에 관한 세부 사항 등에 대한 자세한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애보트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공장 생산 재개를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분유 업체 측이 공급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 전까진 한동안 이런 상태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는 분유 수입을 늘릴 수 있도록 FDA 심사 절차 속도를 높이고, 미국 전역의 수급 불균형을 막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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