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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 오염으로 이어지는 K-POP

< FREEPIK 제공 >

[객원 6기 에디터 / 함예은 기자] K-Pop의 관심과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전 세계 K-Pop 팬들과 MZ 세대를 중심으로 국내 음악계 시장에도 친환경적 변화에 대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아직 현실은 K-Pop과 친환경은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디지털 음원이 보편화된 시대에 실물 음반을 팔기 위해, CD만 파는 것이 아닌, 포토북, 포토카드, 포스터, 엽서 등을 음반에 담는 구성으로 판촉 하는 행태는 여전하기 때문이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서울의 한 대형 음반 판매 매장에서 구매 직후 버려지는 앨범의 비율은 무려 80%에 달한다. 기획사들이 납부하는 폐기물 부담금과 EPR 제도의 분담금을 고려할 때, 버려지는 앨범의 양은 연간 100톤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앨범이 버려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시디(CD)를 품은 실물 음반 ‘과잉생산’ 문제다. ‘앨범깡’, ‘팬싸컷’ 같은 표현이 이러한 문제를 잘 보여준다. ‘앨범깡’은 팬 한 사람이 동일한 실물 음반을 중복해서 구매하는 행위를 말한다. ‘팬싸컷’은 ‘팬 사인회 커트라인’의 줄임말로, 팬 사인회에 참석하기 위해 구매해야 하는 실물 음반의 개수를 뜻한다. 팬 사인회 응모권이 실물 음반 1장당 1개씩 들어있기 때문에, 팬들은 적게는 수십 장, 많게는 수백 장의 ‘앨범깡’을 하는 것이다

대량으로 버려지는 앨범은 재활용이 어려워 환경오염을 불러일으킨다.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CD는 소각 과정에서 유독 가스가 발생한다. 앨범 구성품을 제작하는 데에는 플라스틱도 사용된다. 환경운동연합 최예지 활동가는 “완전히 투명한 플라스틱이 아니라면 재활용하기 어렵다”며, “비닐 코팅된 종이로 제작된 포토카드의 경우 국내 재활용 업체에는 비닐과 종이를 분리하는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 일반 쓰레기로 처리된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케이팝 팬들의 앨범 등 실물 콘텐츠 과소비는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불필요한 음반과 그 속의 구성품들은 지속 불가능한 물건인 데다 폐기 과정이 까다로워 재활용 가능성 또한 현저히 낮기 때문이다. 이에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앨범의 주요 구성 요소인 △염색 용지 △코팅 용지 △합성 포장재 △CD 등은 재활용이 거의 불가능하거나 소각 과정에서 유해가스가 발생해 환경을 오염시킨다”며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과정에 소모되는 환경 비용도 상당하다”라고 지적했다.

팬들도 앨범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인식하고 있어 팬 차원에서도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22년 4월, K-POP 팬들의 글로벌 기후 행동 플랫폼인 ‘케이팝포플래닛’의 관계자들은 하이브엔터테인먼트의 사옥 앞에서 친환경 앨범 도입과 실물 음반 판매 구조의 변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최근 기획사들도 음반 판매 이후의 환경오염 문제를 인식해 CD 없는 앨범, 포토북 없는 앨범 등을 발매하고 있다. 하이브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의 경우 앨범 발매 시 ‘위버스 앨범’과 일반반 두 가지로 발매한다. 일반반은 국제산림관리협의회의 인증을 받은 용지와 콩기름 잉크로 제작된다. 위버스 앨범은 CD 없이 QR코드가 들어있고 이를 모바일 기기에 인식하면 위버스 앨범 앱에서 고품질 음원 청취와 이미지, 영상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앨범으로 쓰레기의 양을 줄인다. 

그 외 기획사에서도 *플랫폼 앨범 등의 다양한 형태의 앨범을 제작해 출시하고 있다. 최 활동가는 “친환경 앨범을 제작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라면서도 “친환경 앨범을 출시해 같은 마케팅 상술을 사용해 앨범을 다량으로 구매하게 만든다면 이는 다량의 친환경 쓰레기를 양산하는 일”이라며 “소장하는 소량의 앨범보다 많은 양의 앨범을 사도록 유도하는 기획사들의 마케팅 방식에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대책으로 건강한 음악생태계와 지구를 위해 엔터사와 차트사 제재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음반 쓰레기를 감축하는 방안에 대해 환경운동연합 최예지 활동가는 “단순히 실물앨범을 ‘친환경적’으로 제작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친환경 쓰레기도 결국 쓰레기이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선 각 엔터서와 차트사의 소비 조장 마케팅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세계시장은 어느새 한국 대중음악 시장의 기본이 돼 버렸다 “며 ”K-Pop을 대표하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인 ‘선한 영향력’은 K-Pop 태동 당시부터 아이돌과 팬덤의 의무 아닌 의무처럼 받아들여져 온 개념이다. 잠깐의 이슈가 아닌 업계와 지구가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함께 지속해 나아갈 수 있는 꾸준한 관심과 단계별 변화가 필수로 수반돼야 한다 “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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