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혐오에 의한 증오범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 Illustration by Yeony Jung >

[위즈덤 아고라 오피니언 / 강혜진 ] 3월 11일 뉴욕에서 한 아시아인 여성이 귀가를 하던 도중 한 남성이 그녀의 머리를 갑자기 가격했다. 범인은 그 여성이 아시아인이라는 이유로 욕설을 남발하다 여성이 그냥 지나가자 공격을 한 것이었다. 이에 앞서 2월 13일 뉴욕, 한국인 여성을 뒤쫓던 한 남성이 흉기로 공격을 하여 결국 숨진 사태도 발생하고 말았다. 4월 12일 뉴욕, 미국에서 흑인 차별을 옹호하는 한 남성이 지하철에서 연막탄과 총으로 테러를 했다. 이로 인해 무고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한 시민은 무릎에 총알이 관통하여 큰 부상을 입었다. 이런 범행의 공통점은 혐오 감정에 의한 묻지 마 테러라는 것이다. 원래 미국에서 인종차별은 존재했지만 최근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는 바이러스처럼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혐오란 상대를 극도로 증오하는 마음으로 감정의 한 형태이지만 증오범죄는 인종, 성별, 국적, 종교 등 공평하지 못한 기준으로 그 집단에 속한 사람에게 범죄를 일으키는 것이다. 몇몇 사람들은 특정 사람들을 비하하는 것이 자유 표현이라고 주장하지만, 자유표현은 내 의사를 표현하는 것이지 정체성에 대한 무분별 공격이나 비하를 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다. 특히, 미국에 일어난 무차별적인 폭행사건 중 많은 사건들이 아시아인을 겨냥하고 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한에서 시작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로 증가하였다.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적인 인식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배제의 정치로 인해 더 확산되었다. 그는 공개석상에서 중국이 코로나 문제의 원인이라며 아시아인 혐오를 떳떳하게 내비쳤다. 

그는 아시아인뿐만 아니라 장애인, 여성, 히스패닉 이민자들을 향해 부정적인 언행을 했다. 정치인이 배제 정치를 하는 이유는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늘리고 힘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배제의 정치는 사회의 경제적 불안이 커질 때 더욱 그 힘을 발휘한다. 비록 우리나라는 미국처럼 배제 정치 때문에 사회적 혐오가 크진 않지만 그렇다고 안심할 상태는 아니다. 최근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의 발언 이후, 사람들은 혐오적인 감정을 넘어 시위를 하고 있는 장애인들에게 무차별적인 욕설과 폭행을 하기도 했다. 그가 장애인단체의 시위가 비문명적이며 시민을 볼모로 하는 불법행위라고 말하면서 붉어진 일이었다. 장애인 단체의 시위는 꾸준히 있었고, 이를 보는 사회의 시선이 따뜻하지는 않았지만 무관심한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의 발언 이후, 과격한 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늘었고, 여성 이슈, 장애인 시위로 인한 이슈들을 다룬 뉴스의 댓글을 분석해본 결과, 두 사건 다 부정적인 반응이 긍정적인 반응보다 컸다. 또, 패미, 한남처럼 혐오적인 단어들이 많이 사용되었고, 그들의 고충을 이해하기보단 자신이 피해받는 게 더 싫은 마음에서 욕설을 사용하였다.

혐오표현이 증가한 또 다른 요인은 과도한 경쟁의식 즉, 제로섬 게임의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요즘 사회에는 자신의 몫을 챙기지 않으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아무리 남에게 피해가 간다 하여도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과도한 경쟁심이 형성되고 손해를 입히는 집단에 대해 혐오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문제는 보통 피해를 받는 사람들이 힘이 없는 약자, 사회에 배제당한 집단의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또한, 증오범죄는 선입견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대현동에 거주하고 있는 무슬림들은 최근에 들어 큰 피해를 받고 있다. 테러리스트라는 말을 들으며 욕설을 감수해야 했고, 예전보다 더 늘어난 무슬림 거주인들을 위한 사원을 지으려는 의견에 큰 반발이 일어났다. 지역 주민들은 무슬림 때문에 ‘땅값이 떨어진다, 냄새가 난다, 소음이 발생한다’ 라며 그들이 사원을 짓는 것을 반대했다. 하지만 정작 무슬림 인들의 단점을 정확히 묻자 ‘그저 보기 안 좋다, 별로다’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다. 편견은 어느 사회나 존재한다. 우리가 외부인을 봤을 때 피부색 나이, 성별, 옷차림으로 자신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식으로 그 사람에 대한 판단을 하는 것은 0.1초면 충분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것은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자란 본성이기 때문에 이 특징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이 부분은 잘못된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낯선 집단에 대해 몇 가지 지식만으로 판단하고 집단 전체를 범주화하면 결국 이는 차별과 범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해마다 수십 만 명의 난민을 수용하는 독일은 비록 시리아 난민을 수용할 때 큰 반발이 있었지만 현재는 지역사회에서 잘 적응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에서 난민 수용에 대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고 있고, 정부는 일관된 정책으로 난민들이 잘 적응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려고 노력했다. 또, 난민 학생을 배려하기 위해 언어적 차이를 고려하여 시험의 70%만 평가하는 등 학교도 노력하고 있다. 한국의 긍정적 사례를 들자면 지난 해, 난민으로 온 아프간 국적의 학생들은 생각보다 잘 적응하고 있다. 일부 학부모들의 우려가 있었지만 직접 장사자인 학생들은 거부감 없이 아이들과 같이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국, 경험을 해봐야 선입견을 없앨 수 있는 것이다.

한국에 있는 약자가 혐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한다. 그들의 차이점을 단점으로 보지 말고 힘들고 불리한 상황에 처해있는 그들의 상황을 이해하고 그들이 더 공평한 세상을 살기 위해 많은 정책과 서비스들을 만들거나 개선해야 한다. 또, 정치인의 발언을 무조건 지지하는 것보다 우리 사회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치판단을 해야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다른 사람들의 불이익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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