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투명망토를 두른 곤충의 비밀

매미충이 사용하는 빛을 흡수하는 물질 발견

< Illustration by Hayul Kim 2008(김하율) >

[객원 에디터 7기/이승원 기자] 흔히 볼 수 있는 곤충인 매미충(leafhoppers)에서 발견된 물질이 반사 방지 코팅이나 광학 위장 장치 등에 응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탁싱 웡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학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매미충의 몸 표면에서 발견된 브로코솜이라는 특이한 구조를 가진 물질이 빛 반사를 80~94%까지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지난 18일 국제학술지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매미충은 매미와 이름은 비슷하지만, 매미와 다른 종으로 식물의 수액을 빨아먹어 농사를 망쳐 해충으로 분리된 종이다. 

연구진은 브로코솜을 직접 추출한 것이 아닌 3D 프린터를 이용하여 만들어낸 브로코솜을 활용하여 실험하였다. 브로코솜 모형은 실제로 빛을 흡수해 반사되지 않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실 브로코솜은 현재 처음으로 발견된 것이 아니다. 브로코솜은 1952년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이 해에 이 구조가 작은 축구공 형태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던 것을 확인했지만 정확한 역할이나 숨겨진 능력에 대해서는 아무런 결과가 존재하지 않다가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것이다. 

연구진은 브로코솜이라는 물질의 구조가 가시광선(사람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최대의 빛)과 자외선을 흡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자외선을 흡수하고 반사하는 특징은 브로코솜의 구조로 인해서 발생한 것인데, 여러 개의 축구공에 있는 200nm(나노미터) 내외의 구멍들로 빛들이 흡수되는 것으로 이번 연구에서 밝혀졌다. 브로코솜의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특징과 빛을 흡수하는 특징을 이용해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만드는 물건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빛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의약품에도 쓰일 것으로 예상하였다. 

논문 제1 저자 린 왕 박사는 “과학자들은 70여 년 동안 브로코솜 입자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복잡한 구조로 인해 이를 실험실에서 만드는 것은 어려웠고, 매미충의 이런 복잡한 구조를 만드는 이유도 불분명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브로코솜의 표면 빛 반사 조절 메커니즘을 사용하여 사람이나 기계의 열 신호를 숨길 수 있고, 투명 망토도 만들어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교신저자인 웡 교수는 “매미충이 브로코솜을 몸에 바르는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의 이론이 존재하지만 이 결과는 매미충이 브로코솜을 몸에 발라 포식자에게서 피하거나 몸을 숨기려는 의도로 사용되는 것과 자신의 알을 숨기기 위해 사용한다는 것이 가장 논리적이라고 보인다”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모형 브로코솜을 천연 브로코솜의 크기로 만들어볼 계획이라며 모형 브로코솜이 더 효율적인 태양 에너지 수확 시스템, 빛에 의한 손상을 막는 의약품 보호 코팅, 피부를 보호하는 자외선 차단제, 어쩌면 투명 망토 같은 은폐 장치 등 다양한 응용 분야로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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