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REA

중국과 일본에도 추석이 있다?

한국은 ‘추석’, 일본은 ‘오봉’, 중국은 ‘중추절’

이웃나라의 비슷한 전통 명절 문화

세 나라 추석의 풍습

< Illustration by Haewon Choi 2005 (최혜원) >

[객원 에디터 4기 / 박다빈 기자] 대한민국의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에도 추석과 비슷한 명절이 있다. 중국의 중추절, 일본의 오봉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의 추석은 음력 8월 15일로, 올해 추석은 2022년 9월 10일에 찾아왔다. 추석은 설날과 함께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명절로, 가을 추(秋), 저녁 석(夕)이라는 한자를 사용해 가을의 저녁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다른 말로는 한가위, 팔월대보름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 중 한가위는 크다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가 합쳐진 명칭으로 8월의 한가운데 있는 큰 날이라는 의미이다. 

추석의 기원은 신라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20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고려시대 김부식이 집필한 역사서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 유리왕 때 아녀자들이 다양한 시합을 벌여서 진 쪽이 이긴 쪽에서 술과 음식을 대접하는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것을 ‘가배’라고 불렀으며, 가배는 ‘가위’라는 말의 또 다른 표기법으로 가운데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추석 때 한복을 곱게 입고 햅쌀로 빚은 송편과 여러 가지 음식과 과일들로 상을 차린 뒤 추수에 감사하는 차례를 지낸다. 차례가 끝난 후에는 주변 사람들과 음식을 나눠먹으며 추석을 즐긴다. 제사는 조상을 숭배하는 것이고 차례는 불교의 몸과 마음을 정갈히 하는 것으로 서로 구분되는 것이다. 차례를 다 지내고 나면 여러 가지 행사가 펼쳐지며 전통놀이가 벌어지는데 유명한 것으로는 강강술래, 줄다리기, 씨름 등이 있다. 

중국의 추석, 중추절은 가을의 중간이 되는 날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고 말 그대로 가을의 중간에 있다고 해서 그 이름이 붙었다. 중추절은 음력 8월 15일, 올해는 2022년 9월 10일로 대한민국의 추석과 날짜가 같다. 한국의 추석이 한자로 중추절이라 불리기도 한다. 중추절은 춘절, 청명절, 단오절과 함께 중국의 4대 명절에 속한다. 

중추절은 2008년 이후에 중국에서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옛 고대 왕들이 달이 가장 밝게 빛나는 음력 8월 15일, 달을 향해 제사를 지냈고 백성들이 그런 왕을 따라 달을 보며 제사를 지냈고 지금의 중추절이 되었다.

중국의 중추절에는 달에게 제사를 지낸다. 이를 ‘배월’이라고 하는데 달빛이 비치는 마당 또는 누각에서 향로, 초, 월병, 과일 등을 상에 차리고 절을 한다. 이때 특이한 점은 한국과는 달리 여자들이 제사를 주도한다는 점이다. 제사를 지낸 후 가족들과 함께 월병을 먹고 달을 감상하며 중추절을 보낸다. 또 민간 설화를 바탕으로 만든 인형인 투얼예(토끼머리에 사람의 몸을 하고 있는 인형)를 팔기도 하고, 남방 지역에서는 등 놀이를 하는 풍습도 있다. 한국의 추석 대표 음식이 송편인 것처럼 중국 중추절의 대표 음식은 월병이다. 월병은 중국 남송시대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과자로 중추절에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선물한다. 하지만 최근에는 배월이나 등 놀이 등 중추절을 기원하는 옛 풍습이 많이 사라지는 추세이다. 

마지막으로 일본의 추석, 오봉 또는 오봉은 양력 8월 15일로 조상의 영을 기리는 날이다. 보통 8월 13일에서 8월 16일까지 4일간 이어서 진행된다. 원래 오봉은 음력 7월 15일을 기념하던 것이지만 일본 사회가 음력을 폐지하고 양력을 사용하면서 현재는 양력 8월 15일로 지정되었다. 오봉은 추석이나 중추절과는 달리 법정공휴일로 정해진 날은 아니다. 따라서 원래 오봉에 업무를 봐야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직원들에게 ‘오봉야스미’라고 부르는 명절 휴가를 준다.

오봉은 ‘우라봉에’라는 불교행사에서 시작되었다. 우라봉에는 인도에서 시작돼 중국을 거쳐 아스카 시대에 일본으로 전해진 것으로, 아귀도에 떨어져 고통받고 있는 부처의 제자 목련존자가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승려들에게 음식을 공양했다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다. 657년 7월 14일 아스카지 서쪽에서 처음으로 시작되었다. 

한국, 중국과 같이 일본도 오봉 때 연기를 피우면서 조상의 영혼을 모시고 상에 음식을 차리는 일을 한다. 4일 중 이틀은 이렇게 음식을 차리고, 다음 이틀간은 조상의 영혼을 떠나보내며 쇼로우마라는 나무토막을 만들고 제단에 올렸던 과일 등은 강에 떠내려 보낸다. 오봉 기간 동안은 일반인도 채식만 해야 하고 제사상에도 고기를 올릴 수 없다. 그래서 오봉이 되기 직전에 고기를 많이 먹어두는 쇼진카타메, 오봉 기간이 끝나 다시 고기를 먹기 시작하는 쇼진오토시라는 풍습도 존재한다. 

이렇게 한국, 중국, 일본에는 서로 약간씩 다르고 또 비슷한 추석, 중추절, 오봉의 명절 문화가 있다. 올해 추석에는 대부분 구름에 일부 가린 보름달을 볼 수 있을 전망이라고 하니 달을 보며 가족들과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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