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유전자 가위로 면역 세포 결함 교정 실험, 쥐·사람 세포서 성공

< FREEPIK 제공 >

[ 위즈덤 아고라 / 이동호 기자] 지난 2월 클라우스 라제스키 박사팀은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 (CRISPR-Cas9)를 이용해 면역 질환을 일으키는 유전자 결함을 교정하는 전 임상 실험이 성공했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과학 저널 사이언스 면역학을 통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유전 질환 모델 생쥐의 면역계 기억 T세포 결함을 교정했다고 밝혔다. 

기억 T세포는 신체가 접촉했던 바이러스와 다시 접촉할 시 재빠른 대처가 가능하게 해주는 세포로 면역계가 더 빠르게 바이러스로부터 신체를 보호한다. T세포의 결함은 신체가 바이러스에 대응하지 못하게 하여 여러 질환으로 이어지게 한다. 가장 대중적인 질환으론 자가면역이다. 자가면역이란 신체가 필요 이상으로 반응함에 따라 자신의 신체를 공격하는 질환으로, 대표적인 예시는 크론병, 1형 당뇨병, 만성 갑상선염 등이 있다 

연구팀은 영유아에게 발생하는 면역계 희귀 질환인 가족성 적혈구 포식성 림프조직구증식증(FHL)을 치료하기 위해 크리스퍼 가위의 가능성을 연구했다. FHL이란 T세포가 정상적으로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 질환이 발현될 시, EBV에 감염되어도 T세포가 바이러스에 대해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게 되고 면역 반응이 급증하여 필요 이상의 염증 반응이 발생한다.

우선 연구팀은 FHL 질환에 대한 크리스퍼 가위 능력을 연구하기 위해 생쥐의 유전자를 조작해 T세포에서 감염된 세포를 죽이는 퍼포린 단백질의 생성을 막았다. 퍼포린의 결핍은 FHL을 발생시키고, 위에 언급한 영유가에게 발생되는 질환이다. 그다음, 연구팀은 생쥐의 면역 세포 중 하나인 T 기억 줄기세포를 확보 후,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로 퍼포린을 생성 가능하게 유전자를 교정했다. 이 교정된 T 세포가 다시 생쥐에 주입됐을 때, 생쥐가 EBV에서 회복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시험관 실험을 통해 퍼포린 결함이 있는 어린이의 혈액을 채취하고 T 세포를 교정한 결과, 인간 세포 단계에서도 효과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임상 시험을 통해 효과와 안정성 검증은 필요하다고 언급했고, 후에 치료에 도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앞서 연구에 사용된 유전자 가위는 원하는 유전체 부위를 특정(specific)하게 인지해 자르는 것이 핵심인데, 이러한 기능을 위해 1세대와 2세대 유전자 가위는 복잡한 단백질 공학(protein engineering) 과정을 거쳐야 했다. CRISPER-Cas9란 3세대 유전자가위로, 유전자 가위의 핵심은 DNA상에 특정한 부위를 자르는 것인데, 1세대와 2세대 유전자 가위는 복잡한 단백질 공학 과정이 필요로 했지만, 3세대 가위는 Cas9이란 단백질이 특정 DNA 염기서열에 국한되지 않고 공통으로 사용될 수 있게 되어 시간과 비용, 정확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유전자 가위를 사용한 다른 대표적인 연구 사례는 트라우마 치료법이다. 습하쉬 판데이 미국 일리노이대 연구원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논문 따르면, 청소년기 알코올에 노출된 생쥐의 유전자를 정상적 개체의 유전자처럼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이는 알코올 섭취 시 영향을 받는 뇌의 일부분인 편도체를 편집해 얻은 결과다. 하지만 아직 인간의 뇌에 실험을 하기엔 연구가 더 필요해, 트라우마에 효과적일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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